MBC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그녀의 나이 스물다섯. 누군가는 꿈을 고민할 나이에 안선영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때부터 그녀는 한시도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 때로는 MC로, 게스트로, 연기자로 분한 그녀를 TV에서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예쁘장한 신인 개그우먼에서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가 되기까지 안선영의 삶 전반을 차지한 것은 오롯이 ‘일’이었다.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녀의 나이 마흔. 반짝이는 조명 아래 섰던 화려한 날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일어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녀는 기적을 선물 받은 듯 기뻤고, 생전 처음 맛보는 행복을 만끽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자로서의 삶이 끝난 것 같아 두렵고 불안했다. 이따금 헛헛한 마음이 밤을 잠식할 때면 야식을 먹고, 술을 들이켰다. 삶의 주파수가 온전히 아이에게 고정되었던 나날의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마주하고 왈칵 눈물이 터졌다고 한다. 축 늘어진 몸, 초췌한 얼굴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방송, 결혼, 출산, 육아를 거치며 몸을 혹사한 대가로 요로결석에 걸려 수술대에 눕기도 했다. ‘나, 이대로도 괜찮을까?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는 어떡하지?’
이 물음을 시작으로 방송인 안선영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 100일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그리고 SNS에 다이어트 기록을 공유하면서 자신과 같은 성장통을 겪는 엄마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존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던 ‘엄마’와 ‘여자’라는 단어가 마음속 한 공간에 들어차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노하우를 책에 담기로 했다. 『하고 싶다 다이어트』는 방송인 안선영이 출산 이후,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100일간의 기록이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한 100일의 시간
『하고 싶다 연애』 이후 5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책이에요. 소감이 어때요?
제 스펙트럼이 좀 더 넓고 깊어진 느낌이에요. 첫 책 『하고 싶다 연애』에는 치기 어리고, ‘이럴 것이다’라는 예측으로 쓴 내용이 많았다면 『하고 싶다 다이어트』 는 경험치가 녹아있기 때문인지 많은 분이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깨끗한 분위기의 표지가 돋보였어요. 표지 사진에 입은 청바지가 결혼 전 구입한 것이라고요.
엄마들의 다이어트 목표는 비키니를 입는 게 아니라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찔러 넣어 입는 거거든요. 그래서 처녀 때 입었던 3만8천 원짜리 청바지를 입고 웨딩슈즈를 신었어요. 살찌면 발도 붓는 거 아시죠? 결혼한 이후 한 번도 못 신었던 구두인데 이제야 신었네요. 웨딩슈즈는 살면서 가장 예쁜 날 신는 신발이잖아요. 다이어트를 통해서 나의 리즈시절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표지를 하얀색으로 디자인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어요. 첫 책을 쓸 때는 30대였고,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골드미스였기 때문에 책의 시그니처 컬러로 핫핑크를 선택했는데요. 이번 표지는 하얀색으로 하고, 표지를 열면 보이는 첫 내지는 핑크색으로 구성했어요. 내면에는 아직도 예전의 ‘여자 안선영’이 남아있지만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겪으면서 이렇게 하얗고 부드러운 모습까지 갖추게 되었다는 의미예요.
독자가 직접 다이어트 일지를 기록할 수 있도록 양면 중 한 페이지를 비워둔 것이 독특해요.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어요. 기록을 하면 실천을 하게 되니까요. 또 저는 책을 읽을 때 메모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책은 제가 쓴 메모가 담긴 그대로 아끼는 사람에게 선물하곤 해요. 그럼 제 생각이 그 사람에게도 전해지잖아요. 한 번 읽고 던져두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자기의 생각이나 다이어트 일지를 끄적이면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했어요.
다이어트 기간을 딱 100일로 설정했어요. 왜 100일인가요?
제가 뭘 오랫동안 못하거든요.(웃음)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100일을 잡았던 이유는 그걸 넘어가면 못 지킬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곰도 쑥, 마늘 먹으면서 100일을 버티고 사람이 됐는데 나라고 못 할 게 뭐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을 하라면 자신이 없지만, 100일 정도 온전히 나를 위해서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고, 함께 술 마시는 친구들과의 단톡방을 끊는 것쯤은 해볼 만하겠더라고요. 과학적으로도 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우리 몸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항상성’을 새로운 표준에 적응시키려면 최소한 100일은 필요해요. 생각 없이 먹었던 당류, 탄수화물 등에서 멀어질 시간이 필요한 거죠. 군대에도 100일 휴가가 있잖아요. 사람이 새로운 것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는 적어도 100일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적나라한 인바디 결과부터 출산 후 늘어진 배 사진 등을 가감 없이 올렸어요. 지극히 사적이고,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인데 부담은 없었나요?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으면 흐지부지하고 그만둘 것 같아서 일단 SNS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공표를 했던 거예요. 그리고 제 인스타그램을 오래 지켜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항상 솔직하게 일상생활을 공유해왔어요. 신비감 있는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책에도 꾸며진 사진이 아니라 제가 직접 찍어서 SNS에 올렸던 날것 그대로의 사진들을 실었어요. 사실 인바디 결과도 그렇고, 살 빠지기 전 사진도 훨씬 더 적나라하고 못생긴 게 많았는데 담당 편집자가 책에 안 실었더라고요. 전 괜찮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말려줘서 다행이에요.(웃음)
SNS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책을 출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잖아요. 공유했던 정보들을 책으로 엮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요?
다이어트 과정을 SNS에 공유하면서 복근 사진을 올렸더니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기사가 나더라고요. 덕분에 악플을 많이 받았는데 다수를 차지한 내용이 ‘아줌마가 살 빼서 뭐하게?’, ‘팔자 좋다. 운동하는 동안 애는 누가 봐주냐’는 거였어요. ‘아줌마는 살 빼면 안 되나?’, ‘아이 엄마가 하루에 한 시간 운동하는 게 사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실 엄마의 다이어트는 가족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제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운동할 때 아이를 봐주고, 냉장고에 닭가슴살과 고구마밖에 없어도 그걸 이해해주는 남편이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엄마가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일에 가족을 동참시키려면, 제가 겪은 경험들을 글로 써서 엮을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또 SNS에 다이어트 과정을 공유하면서 수많은 엄마들의 관심과 질문을 받았거든요. 제가 겪은 노하우를 책으로 나누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부분의 가사활동이 그렇지만, 특히 육아에 있어서는 여성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 이런 댓글이 달렸어요. ‘출근 전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하루 7시간을 근무하는 워킹맘 입니다. 퇴근 후 돌아와 집안일을 하고나면 제 수면시간은 6시간밖에 안 돼요. 그럼 저는 수면시간을 하루에 5시간으로 줄이고 운동을 해야 하나요? 그것도 못하는 저는 게으른 사람이겠죠? 여유롭게 아침 9시에 필라테스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걸 보고 제가 답변을 달아드렸어요. ‘당연히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18년차 방송인인 저조차도 제게 쓰는 돈은 아깝고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왜 엄마만 아이들을 등원시켜야 하나요? 가족들은 왜 도움을 주지 않나요? 아빠가 아이를 보는 건 도와주는 것이고 엄마가 아이를 보는 건 왜 당연한가요? 왜 스스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의문을 주고 싶었어요. 엄마들이 하루에 한 시간 본인을 위해 쓰는 게 잘못인가요? 몇 시간도 아니고, 단 한 시간 운동을 하는 게 왜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어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할 수 있어요, 엄마니까
연예인이 출간한 다이어트 책은 많지만, 아이 엄마를 위한 다이어트 책은 드물어서인지 더욱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호응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단순히 제가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담은 건데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책 읽고 울었다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기억에 남는 독자의 리뷰가 있나요?
‘책보고 따라 해서 몇 킬로그램 뺐다’고 올라오는 글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제가 어떤 제품을 개발했는데 반응이 좋으면 이런 기분일 것 같아요. 요즘은 ‘워너비’, ‘멘토’, ‘롤모델’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40대에 그런 칭찬 받기 쉽지 않거든요.(웃음) 나이 먹을수록 칭찬 들을 일이 별로 없잖아요. 특히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이유 없는 비난도 감당해야 하고, 한 번의 말실수로 두고두고 욕을 먹곤 해서 때로는 감정노동자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책을 출간하고 나서 ‘팬 됐다’, ‘이런 책을 내줘서 고맙다’는 칭찬을 듬뿍 받게 돼 너무 좋아요.
30~40대 여성, 특히 엄마들이 다이어트를 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나요?
절대 굶으면 안 돼요. 다이어트 식품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과 매일 40분 이상 공복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만이 정답이에요. 저는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으로 하루에 4끼를 먹었어요. 출출할 때는 간식 대신 견과류를 꼭꼭 씹었고, 밤에 허기가 지면 오이, 당근 같은 야채를 먹었어요. 빠질 수 없는 회식 자리에서는 고기 먹기 전에 양배추 한 접시를 배불리 먹었고요. 딱 100일만큼은 3 White(설탕, 소금, 밀가루)를 제한하고, 식단을 바꾸면 공복감 없이도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요.
일회용 분유 저장팩에 프로틴 파우더를 담고, 아이 이유식을 만들면서 엄마의 다이어트 식단을 함께 해결하는 등 엄마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다이어트 방법들이 돋보였어요.
제가 잔머리를 좀 잘 쓰거든요.(웃음) 육아용품을 깨알같이 활용했어요. 분유 저장팩을 잔뜩 샀는데, 가만히 보니까 프로틴 담으면 딱 좋겠더라고요. 또 아이 이유식은 다 저염식이잖아요. 아이 식사를 준비하면서 같이 먹으면 자연스레 다이어트 식단이 되고, 유모차를 끌고 나가서 한 시간씩 걷는 것도 운동이 될 수 있죠. 생각을 바꾸면 엄마라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게 많아요.
원래 의지가 강한 사람이에요?
아니요. 저는 스스로에게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에요. 뭔가를 끈기 있게 못하고 늘 나와의 싸움에서 지는 스타일이었어요. 결혼 전에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살이 잘 찌지 않아서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럼 결국 엄마라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맞아요. 저는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본 게 평생의 처음이에요. 아이가 6시 30분이면 칼같이 일어나거든요.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이를 떼어 놓고 가는 운동인데 어떻게 꾀를 부릴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아이가 있으니까 생활이 정리되는 느낌이에요. 저는 형제도 없고, 홀어머니 밑에서 외롭게 커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에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술 약속이나 모임이 잦았고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니까 모든 결핍이 다 괜찮아지더라고요. 덕분에 인생의 최우선 순위인 ‘가족’과 그다음 순위인 ‘일’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됐죠. ‘애 엄마라서 못해요’라며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아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도 많거든요.
엄마가 행복해지면 가족이 행복해져요
‘엄마로서 아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숭고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챙기는 일을 뒷전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105쪽)’라고 했어요. 아이를 낳고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있나요?
질문이라기보다는 ‘나 방송 다시 할 수 있을까?’, ‘여자로서 내 인생은 끝난 건가?’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2000년에 MBC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이후 한 번도 쉰 적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거든요. 그런데 출산하면서 방송이 뚝 끊긴 거예요. 너무 불안했어요. 게다가 노산에, 자연주의 출산을 한다고 43시간 진통 끝에 아이를 낳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어요. 모든 게 복합적으로 저를 우울하게 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너무 예쁘고, 엄마가 되어서 행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어요. 수유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남편에게 섭섭하다고 화내고,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께도 짜증을 많이 냈어요. 가족들이 제 눈치를 보고 슬슬 피하니까 점점 더 외롭기만 했었죠.
다이어트가 출산 이후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해결해 준 셈이네요.
운동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제 모습에 자신이 생기니까 자존감도 높아졌고요. 이제 ‘방송이 언제 들어올까?’, ‘누가 나를 불러줄까?’하는 걱정을 전혀 안 해요. 제 의지로 살을 뺐고, 『하고 싶다 다이어트』 를 출간했듯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만들면 되니까요. 그래서 줌바 콘서트도 기획하고, 유튜브에도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티켓을 아무도 안 사주면 어쩌지? 아무도 안 보면 어쩌지?’하고 걱정했을 거예요. 지금은 ‘안 팔리면 내가 나서서 열심히 팔아보지 뭐’라는 마음이 들어요. 자존감이 높아진 게 살을 빼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에요.
살 빼고 제일 보람 있었을 때가 언제였나요?
표지에 입은 스키니 진이 쏙 들어갔을 때요. 결혼 전에 입었던 옷이 하나도 안 맞았었거든요. 그리고 내가 봐도 쓸 만해 보일 때. 다이어트하기 전에는 사진을 100장 찍어도 다 마음에 안 들어서 짜증내고 그랬어요. 누가 저랑 같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 자기가 예쁘게 나온 것만 올렸다면서 기분 나빠하고요. 지금은 운동하고, 아이 키우고, 일하기 바쁘니까 SNS에 올라오는 피드 하나하나 신경 쓰며 받는 스트레스가 아예 없어졌어요.
아이도 엄마의 변화를 느끼나요?
만 두 돌이다 보니 아직 “엄마 예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엄마의 기분을 아는 것 같아요. 제가 기분이 안 좋으면 주눅이 들고, 제가 기분 좋으면 와서 장난치고 뽀뽀하고 그러거든요. 살을 뺀 뒤에는 엄마가 늘 에너지 넘치고 기분이 좋으니까 그걸 느끼나 봐요. 옛날에는 힘드니까 키즈카페에 아이 놀게 놔두고 내내 아줌마들이랑 카톡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랬는데 요즘은 안고 뛰고, 같이 수영하고 몸으로 놀아주니까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 1순위가 저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할머니를 제일 좋아했거든요. 그리고 다이어트 초기에는 운동하러 갈 때마다 울면서 매달렸는데, 이제는 “엄마 운동하고 올게. 이따가 어푸어푸 하러 가자”하면 웃으면서 보내줘요. 엄마가 쫄쫄이 바지 입고 밖에 나가면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돌아온다는 걸 아는 것 같아요.
엄마의 기분을 본능적으로 안다는 게 참 신기하네요.
아이들이 제일 잘 알아요. 그래서 에너지 넘치고 건강하고 즐거운 엄마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때부터 행복육아가 시작이에요. 단순히 오래 붙어있는다고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100일 다이어트를 마치고 제일 하고 싶었던 건 뭐예요?
저 시원한 맥주에… 삼겹살이 진짜 먹고 싶었어요.
드셨어요?(웃음)
남편이랑 곱창에 소주 각 1병씩 먹었어요. 신나게 먹고 다음 날 살쪘을 것 같아서 공복에 유모차 끌고 두 시간을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생각처럼 체지방이 금세 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옛날처럼 술을 많이 못 마시겠어요. 전에는 맥주를 열 잔 먹어도 간에 기별이 안 갔다면, 지금은 500㏄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요. 가성비가 좋아졌다고 할까요? 이제 탄산수 마시고 줌바만 춰도 술 열 잔 마셨을 때의 흥이 올라오니까요.
요즘 줌바에 푹 빠져있으시죠?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있는데요, 너무 재미있어서 강사 자격증을 따려고 해요. 저는 P.T를 받았던 사람이라 홈 트레이닝 영상만 봐도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할 수 있는데, 생전 운동을 해 본 경험이 없는 분들은 어디에 힘을 줘야할지 감이 안 와서 홈 트레이닝만으로는 제대로 된 운동효과를 느끼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줌바는 몸치, 춤치, 운동치 누구나 일단 따라하면 땀이 흠뻑 나요. 일단 운동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수단으로 안성맞춤이라 제가 돈을 내고 배워서 무료로 알려드리려고요. 줌바라는 이름도 너무 좋지 않아요? 아줌마랑 어울리잖아요.(웃음)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 안선영의 A를 따서 ‘아줌바’라고 상표 등록도 했어요. 앞으로 유튜브에 줌바 영상을 차근차근 올릴 예정이에요.
줌바의 매력이 뭐예요?
너무 신나요. 스트레스 타파에는 1등이죠. 그리고 엄마들은 클럽 못 가잖아요. 왕년에 나이트 죽순이였던 난데! 엄마들에게 아가씨 때 신나게 놀았던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다가 유산소와 무산소가 결합된 운동이라 집에서 따라 하기 정말 좋아요. 아이들하고 같이 뛰면서 할 수도 있고요. 아이가 있는 집에는 매트가 깔려있으니, 이것도 엄마라서 더 잘 할 수 있는 운동이겠네요!
유튜브도 시작했어요. 어떤 채널을 만들어 갈 계획인가요?
원래 ‘안선영 TV’라고 이름을 생각했었는데 ‘하고싶다 TV’로 바꿨어요.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시작하잖아요. 다이어트, 요리, 육아, 패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실시간 채팅도 하는 엄마들의 해우소가 될 예정이에요. 또 유튜브를 보면서 쉽게 운동할 수 있도록 불금에는 무조건 줌바를 업로드하려고요.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서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다이어트를 꿈꾸는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운동할 때 가장 먼 거리는 침대에서 엉덩이 떼고 일어나 운동화 신기까지의 거리예요. 일단 운동화를 신으면, 다이어트는 저절로 시작됩니다. 『하고 싶다 다이어트』를 보면서 저를 따라서 100일만 자기 자신을 찾는 일에 집중해보시길 바라요. 하다가 실패해도 괜찮아요. 저도 부부싸움해서 술 진탕 마시고 실패한 경험이 있어요. 중간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면 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0일간만 3W(설탕, 소금, 밀가루) 끊고,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모임 끊고, 매일 운동해보세요. 수십 년간 잘못 들여온 습관을 고치고, 나의 미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100일로 충분하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엄마가 행복해지면 가족이 행복해집니다.
하고 싶다 다이어트안선영 저/김해영 감수 | 다산북스
출산 후 망가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100일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하기 싫은 운동을 해내고, 좌절했다가 다시 일어서며 자신을 이기고 스스로를 변화시킨 성장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