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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평범한 주부가 6개월에 천만원 모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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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2040 청장년층에게 목돈 마련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다. 수백만 원의 등록금부터 수천만 원의 자취방 보증금, 수억 원을 호가하는 집값까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필요한 돈은 점점 많아지는데 벌이는 고만고만하다. 노후대비는커녕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도 부담으로 다가오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현실에 EBS 특별기획 프로그램 <호모이코노미쿠스>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고액 연봉자가 아닌 회사원, 아르바이트생, 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6개월간 천만 원 모으기에 도전한 것.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선정된 8명의 참가자들은 재테크전문가 이 대표, 성선화, 김유라 멘토의 도움으로 소기의 성공을 거뒀고, 그 진행 과정과 결과가 방송과 함께 책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에 엮였다.


다소 불가능해 보였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천만 원 모으기에 성공한 참가자들의 비결은 사실 특별하지 않다. 적게 쓰고 많이 저축하는 것. 당연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이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호모이코노미쿠스>의 멘토인 재테크 전문가 김유라 저자와 그의 멘티 서동연 씨를 만나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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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는 첫 걸음, 천만 원 모으기


천만 원 모으기가 왜 중요한가요?

 

통장에 돈이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돈이 없는 걸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월급이 입금되면 다 써버리는 소비패턴이 굳어져 있죠. 하지만 돈을 한 번이라도 모아본 사람은 돈 쌓이는 재미를 알아요. 천만 원을 가졌을 때의 기분을 느껴보았으니까요. 그럼 2천, 3천, 4천… 이렇게 1억 원까지 모을 수 있죠. 요즘 집값을 생각하면 천만 원이 턱없이 적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천만 원은 생각보다 모으기 어려운 돈이에요. 50만 원 씩 모으면 20개월이 걸리고, 100만 원씩 모아도 10개월을 투자해야 하죠. 부자가 되는 기분을 느껴보고,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있어서 천만 원은 첫걸음인 셈이에요.

 

책에 등장하는 여러 솔루션 중, 특히 통장 쪼개기가 특히 유용하게 느껴졌어요.


통장을 나누지 않고도 계획된 소비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참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통장 쪼개기가 필요합니다. 식비, 교통비, 의류비 등 세부 항목별로 사용할 금액이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내키는 대로 카드를 쓰니 무분별한 곳에 돈이 다 나가서 가장 중요한 곳에 사용할 돈이 부족하거든요. 그럼 어쩔 수 없이 저축을 깨게 되죠. 저는 목적별로 돈을 구분해 쓰는 걸 중요시해요. 나라에서도 매년 각 부처마다 정해진 예산을 편성하는데, 가정에서는 왜 그렇게 하지 않나요? 무분별하게 돈을 쓰면 가정 경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반면 지출을 균일하게 만들면 저축도 균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 ‘난 체크카드를 쓰는데 왜 돈이 안 모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매월 생활비를 정하고, 그걸 나누어 주급으로 자동이체 시켜보길 권해요. 매주 쓸 수 있는 돈이 정해져있다 보니 자연스레 절약하게 되거든요. 시스템으로 사람을 통제하는 거죠. 단순히 ‘한 달 생활비 50만 원’이라고 정해두면 일주일 만에 50만 원을 다 써버릴 수도 있어요. 체크카드에 남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계획된 소비를 하기 어려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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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일반적으로 몇 개의 통장을 나누면 좋을까요?


일단 ①월급 통장 하나가 있어야 해요. 이 통장은 돈을 배분하는 역할일 뿐이지, 여기서 돈을 쓸 순 없어요. 그 통장에서 ②생활비 통장으로 주급을 자동이체 시키고 ③관리비 통장을 만들어 보험료, 아파트관리비, 공과금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관리비를 계산해 이체해 놔요. 이렇게 하면 관리비를 연체해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가산세가 올라가고 보험이 해지되는 등의 피해를 막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④예비비 통장을 만들어요. 여기는 자동차세, 자동차보험료, 재산세, 집안 경조사 금액 등 일 년에 한 번씩 들어가는 비용을 합산해 12로 나누어 저축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료가 36만 원이라면 한 달에 3만 원씩, 양가 부모님 생신 축하금이 40여만 원 정도 든다면 나누기 쉽게 48만 원을 책정해 한 달에 4만 원씩 이체하는 거죠. 집집마다 필요한 것이 다르니 각 항목을 정해보고, 한 달에 모아야 할 돈을 계산해 매달 이체하면 연간 예비비가 마련돼요. 이렇게 해서 필요할 때마다 그 통장에서만 돈을 빼서 사용하는 거예요. 그럼 저축을 깨지 않고도 소비를 할 수 있어서 내 통장에 있는 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단 각 통장에 돈을 이체할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정해진 용도 외 사용은 절대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해요.

 

저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대부분 ‘더 이상 줄일 수 있는 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비를 줄일 방법을 어디서부터 찾아보면 좋을까요?


우선 고정 지출을 줄이는 게 중요해요.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누워만 있어도 나가는 돈이니까요. 보험료, 통신비, 관리비 같은 것들이죠. 몰라서 그렇지 잘 찾아보면 통신비 같은 경우 온가족 할인 요금이나 추가약정 제도 등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거든요. 또 최신형 휴대폰을 구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휴대폰 이자가 굉장히 비싼 거 아시나요? 요금에 합산돼 나오기 때문에 따져보지 않게 되는데, 휴대폰을 살 때는 단말기를 현금으로 구입한 뒤 개통하는 게 훨씬 유리해요. 또 하나의 팁이 있다면 일주일 이상 집을 비울 때 통신사에 전화해 인터넷 사용을 중지하는 거예요. 그럼 기본료에서 그 기간만큼의 요금이 빠져요. 이런 식으로 10원이라도 돈이 새어나가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는 게 중요해요. 무엇보다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건 보험료예요. 의외로 보험료를 너무 많이 내서 고통 받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거든요. 보험이 만일의 일을 대비하는 돈이라면, 저축은 긍정적인 일을 대비하는 돈이거든요. 내가 죽고 난 후, 혹은 아프고 난 뒤의 일에는 매달 몇십만 원씩 투자하면서 나의 평범한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나도 하지 않는 건 위험한 일이죠. 보험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저축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어요. 현재 보험료를 많이 지출하고 계신 분들은 꼭 리모델링을 받아보시길 권해요.

 

여러 상담 사례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최근에 어떤 분이 상담을 요청하셨는데 저축을 하나도 못 하는 집이었어요. 지출 내역을 들여다보니 아이 교육비에 상당한 돈이 나가고 있더라고요. 아직 어린 아이였는데 피아노, 태권도 등의 학원을 많이 다니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죠. 훗날 아이가 크면 이런 것들을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집은 왜 돈이 없냐고 원망을 들을 지도 모른다고요. 엄마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이의 꿈과 전혀 관련 없는 교육에 계속 돈을 투자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교육비를 줄이자고 설득했어요. 끊을 수 없다면 학원을 격달로 다니도록 조정하자고요. 아이가 정말 피아노를 좋아한다면, 집에 있는 피아노만 치면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을 테니까요. 다행히 어머님께서 제안을 받아들였고, 피아노 학원에 가서 형편이 어려워 격달로 보내고 싶다고 용기 있게 말하셨대요. 그랬더니 피아노 선생님이 학원비를 할인해주셨어요. 그분이 제게 고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매달 빠듯한 살림이었지만 학원을 격달로 보내는 건 생각하지 못했고, 형편이 어렵다는 말을 꺼내는 것도 결코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진실을 말하면 상대방이 받아들여 준다는 걸 느끼셨대요. 우리 모두 돈에 있어서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요. 지금 쓰고 있는 돈이 정말 필요에 의해서인지, 단순히 불안이나 스트레스 때문인지도 잘 살펴보아야 하고요.

 

사회 초년생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선 신용카드를 절대 사용하면 안 되고, 앞서 이야기했듯 주급으로 생활비를 나누어 쓰는 게 중요해요. 만약 일주일에 10만 원씩 쓰기로 책정했다고 하면, 그 돈을 전부 술 마시는 데 쓰든 호텔에서 밥값으로 쓰든 전혀 상관없어요. 사회초년생이 기억해야 할 건 ‘어디에 썼나’가 아니라 ‘얼마를 썼나’예요. 사람들은 자잘한 걸 많이 쓰면서 알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아니에요. 편의점에서 만 원어치 군것질거리를 열 번 사면 10만 원이죠. 오히려 호텔에서 한 번 비싼 밥을 먹고 나머지 일주일간 집에서 간장계란밥을 먹는 게 더 멋진 삶일 수도 있어요. 알뜰한 것과 계획적인 소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문제죠. 아껴서 폼 나게 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열심히 저축해서 해외여행도 다니고요. 저축 안 하고 신용카드로 여행 다녀온 뒤 내내 할부금을 갚아야 한다면 여행이 끝난 뒤의 일상은 불행이잖아요.

 

종잣돈을 모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절약을 하다 보면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요. 각 포털사이트마다 절약카페가 많거든요. 그런 곳에 가입해 서로 정보도 나누고, 위로와 응원을 받는다면 힘이 될 거예요.

 

천만 원 모으기에 성공한 이후에는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요? 


워런 버핏이 투자 원칙을 말했어요. 첫 번째 절대 잃지 않는다, 두 번째 절대 잃지 않는다, 세 번째 절대 잃지 않는다. 천만 원을 절대 잃지 않는 게 중요해요. 금액이 크지 않잖아요. 천만 원으로 눈에 띄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는 거의 없어요. 저는 스스로 투자 상품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길 때까지 이 저축 패턴을 좀 더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목돈이 생겼다고 섣불리 무언가 하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한 거죠. 꾸준한 저축으로 돈을 계속 늘려나가면서 동시에 재테크 공부를 해야 하고요. 재테크에 대한 공부와 고민은 오래할수록 좋거든요.

 

천만 원 모으기를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남과 비교하지 않는 거요. 다른 사람은 뭘 하지? 다른 사람은 뭘 먹지? 라며 다른 사람의 생활을 자꾸 보고, 따라 하기 때문에 돈을 더 쓰게 돼요. 비교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만 생각하고 살 수 있잖아요. 만약 내가 원하는 게 종잣돈을 모아 부자가 되는 거라면 지금 해야 할 것들이 명확해지거든요. 통장 잔고는 탄력이 붙으면 계속 늘어나요. 한 번 플러스 인생을 살면 계속 플러스가 되죠. 다른 사람을 관찰할 시간에 나를 들여다보고, 소비하는 순간의 행복보다 통장잔고의 든든한 행복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 프로젝트


인터뷰를 함께한 서동연 씨는 2017년, EBS 특별기획 <호모이코노미쿠스>에 지원해 김유라 멘토와 함께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남편의 외벌이로 세 아이를 키우던 그녀에게 이 도전은 얼핏 무모한 것처럼 느껴졌다. 서동연 씨는 과연 얼마를 모을 수 있었을까?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는 6개월 만에 천만 원 이상을 모았고, 프로젝트 1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그뿐 아니라 글쓰기라는 새로운 취미를 통해 작가의 꿈까지 꾸게 됐다. 가정경제는 물론 서동연 씨 삶의 방향까지 바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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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티 서동연 씨(은행원/ 육아휴직 중)

 


30대 초반의 서동연 씨는 세 남매의 엄마이자 육아휴직 5년 차 은행원이다. 휴직 기간이 길어진 탓에 가계수입은 남편의 월급 340만 원이 전부. 대출금을 상환하고 생활비를 쓰다보면 어느새 저축할 돈은 전혀 남지 않았다. 서동연 씨의 집을 방문한 김유라 멘토는 무분별한 지출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서동연 씨 가정의 제일 큰 지출은 식비였다. 그녀는 마트를 놀이터처럼 자주 드나들며 독박육아의 스트레스를 군것질과 외식, 배달음식으로 해소해왔다고 한다. 주방 찬장에는 1 1으로 대량 구매한 과자와 초콜릿이 가득했다. 낭비는 물론이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생활습관이었기에 개선이 필요했다.

 

상담 끝에 김유라 멘토는 그녀에게 하루 만 원씩, 한 달 30만 원을 생활비로 책정했다. 신용카드 사용은 당연히 금지됐다. 30만 원 생활비에 맞춰 서동연 씨는 생활비 통장을 만들어 매달 1일, 7일, 14일, 21일, 28일에 6만 원의 돈이 입금되도록 했다. 지출을 파격적으로 줄여야 했던 그녀는 세 아이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고, 집 근처 청과물 도매시장을 이용해 그때그때 장을 봤다. 더불어 냉장고에 묵혀둔 식재료를 활용해 밥상을 차리는 등의 노력 끝에 생활비 30만 원에 맞춰 생활할 수 있었고, 6개월 뒤 1,155만 원을 모았다.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서동연 : 직업이 은행원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크게 모아본 경험이 없었어요. 돈을 써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하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김유라 멘토님 블로그에서 ‘돈을 쓰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보았는데, 과연 어떤 행복일까 궁금하고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이참에 독한 마음을 먹고 돈을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하지만 선정되고 나서는 무척 힘들었죠.(웃음) 매월 80만 원 정도 사용했던 생활비를 하루아침에 30만 원으로 줄여야 했으니까요.

 

소비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실천했나요?


서동: 고정적인 생활비 중 줄일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미용실에 가는 비용이 꽤 크더라고요. 저희는 다섯 식구이기 때문에 한 달간 미용실에서 쓰는 돈만 8만 원 이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미용 가위와 이발기를 사서 아이들 머리를 직접 잘라줬어요. 결과물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엄마가 머리를 잘라주니 아이들도 좋아하더라고요. 또 자주 갔던 대형마트에 발길을 끊고,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그날그날 먹을 식재료만 장을 보기 시작했어요. 사실 처음 프로젝트에 돌입하고는 간식을 끊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 김유라 멘토께서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해주셔서 간식 대신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됐어요.

 

김유라 : 저는 한 달 30만 원이라는 생활비만 정해주었을 뿐, 구체적 실천 방법들은 모두 서동연 멘티가 생각한 것들이에요. 30만 원의 생활비가 무척 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저도 세 아이를 키우며 살림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하루 만 원이면 집에서 가족과 생활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걸 알아요. 외식을 못하고, 여행을 못갈 뿐인 거죠. 평생 생활비를 30만 원 쓰라는 게 아니라 6개월간 그렇게 살면서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에요. 6개월의 절약이 끝난 뒤, 다음 달부터 하루에 2만 원을 쓰면 기분이 어떨까요? 무척 넉넉해진 것 같겠죠.(웃음) 푼돈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 기분을 한 번 느껴보면 만 원이 우리 가족을 살리는 소중한 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그걸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프로젝트 초반과 후반의 자신을 비교해 보면 어때요? 돈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서동연 : 초반에는 하루 만 원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저를 위축되게 만들었어요. 이제 사고 싶은 것도 못 사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또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과 김유라 멘티께서 계속 격려하고 응원해주셔서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천만 원 모으기 프로젝트는 단순히 절약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돈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 것 같아요. 지금은 천만 원이지만, 곧 이천만 원이 될 테고 그 뒤엔 삼천만 원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웃음) 세 아이를 키우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천만 원을 모은 경험 덕분에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남편의 반응은 어땠어요?


서동연 : 저 혼자 절약하는 게 아니라 동참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처음엔 너무 싫어했어요. 이렇게 적은 돈으로 어떻게 생활하느냐고 걱정했는데, 조금씩 통장에 돈이 모이는 걸 보니 바뀌더라고요.(웃음) 지금은 너무 좋아해요. 같이 절약을 하면서 서로 더 돈독해진 느낌이 들어요.

 

프로젝트가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서동연 : 6개월간 모은 천만 원을 전부 집 사는 데 보탰고, 얼마 전에 이사를 갔어요.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6개월간 너무 절약하는 바람에 쌓인 스트레스가 많아 소비가 잠깐 예전처럼 돌아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 다시 고삐를 잡고 절약생활을 시작했죠. 한 번 그렇게 절약을 해보니 지금은 별로 힘들지 않아요. 아마 절약 근육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주 정해진 생활비를 입금해 사용하는 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당시보다 금액을 조금 늘리긴 했지만요.(웃음) 이번 달 말에 육아휴직이 끝나서 다시 회사에 복귀하는데, 수입이 늘어난다고 해서 지출까지 늘어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이에요.

 

2019년의 계획으로 종잣돈 마련을 결심한 분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들려주세요.


서동연 : 절약을 하는 동안 ‘돈이 없어서 돈을 못 쓴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돈이 있어도 돈을 안 쓴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컨트롤하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제가 그랬듯이 생각을 조금만 전환해서 덜 스트레스 받고 즐기는 저축을 하시길 바랍니다.

 

김유라 : 기록의 힘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저축하는 과정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기록으로 남기면 성취감이 늘거든요. 소비를 자랑하고 과시하는 SNS 대신 절약 카페들 자주 들어가 나와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해보시길 권해요. 그곳에서는 ‘오늘 무지출 했다’는 게 가장 큰 자랑이거든요.(웃음) 돈을 안 썼다고 자랑했을 때 “왜 그렇게 궁상맞게 사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나를 가난하게 만들려는 사람이에요. 그런 말 듣지 말고, 꾸준히 저축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축을 먼저 한 뒤, 지출을 하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성선화, 김유라, 이대표, 서영아 공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6개월 간의 경험을 통해 그들이 배운 것은 바로 희망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실제 참가자들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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