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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오 겐 “좋아하는 것을 속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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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데도, 형편은 자꾸 뒤처지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때는 불량한 폭주족이었고, 장래희망을 묻는 설문지에 반발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대학 등록금으로 쓰였어야 마땅한 어머니의 사망 보험금을 경비 삼아 무작정 에스파냐로 여행을 떠났다. 1년 뒤, 일본으로 돌아와 록밴드를 결성했으나 몇 번의 부침을 겪고 뮤지션의 길을 접었다. 그 후 파칭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던 청년 테라오 겐은, 서른 살에 가전제품 회사 ‘발뮤다’를 창업했다. 디자인이나 경영, 전자기술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다. 단지 ‘내가 창조한 것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테라오 겐의 첫 에세이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는 일반적인 성공의 공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법으로 꿈을 이룬 그의 인생이 집약된 책이다. 테라오 겐은 말한다. “나의 오늘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고민 없이 해왔던 결과”라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잘 사는 것이 정말 가능한 걸까. 발뮤다라는 증거가 자리한 그의 삶에 여전히 의심을 품은 채 여러 질문을 던졌다. 모든 일을 ‘0에서 시작’하는 그에게도, 분명 새로운 선택 앞에 따라오는 걱정과 머뭇거림이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테라오 겐의 대답은 계속 예상을 빗나갔다.

 

꿈이 끝났다는 건 가능성을 잃었을 때가 아니다. 애초에 우리는 가능성을 잃을 수 없으니까. 꿈은 그것의 주인이 열정을 잃었을 때에야 비로소 끝을 맞이한다.
-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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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삶의 태도


한국에서 책을 출간한 소감이 어떤가.

 

기쁘다. 발뮤다의 제품들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이 책을 통해 발뮤다라는 회사가 어떻게 설립됐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더 많은 한국 분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표지의 반짝이는 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앞서 일본에서 출간된 도서에도 큰 별이 디자인돼 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인가?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그저 내가 별을 좋아할 뿐이다.(웃음)

 

직접 에세이를 쓴 것은 처음이다. 책을 쓰는 경험이 어땠나.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책 한 권을 완성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반 정도 쓸 때까지는 나의 문장 스타일과 리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써내려갔던 것 같다. 생전 처음 해보는 낯선 경험이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일본은 지금 청년들이 힘과 의욕을 잃은 시대다.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 다수가 알고 있는 상식적인 성공의 비법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글 솜씨에 놀랐다는 독자들이 많다. 어린 시절에는 시인이나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서 헤밍웨이의 책을 소개해주셨다. 부모님 덕분에 줄곧 소설이나 문장과 친하게 지내며 성장한 편이다. 스스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초등학교 무렵일 거다. 나는 문장을 쓰고, 공작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늘 무언가를 만들며 살아온 사람인데, 그중 가장 고도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건 역시 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부모님께 큰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것 같다. 부모님의 어떤 교육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드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자유롭게 살아라”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항상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보통의 부모에게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내가 대신 젊은 친구들에게 자유롭게 살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말을 대신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가르침보다도,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일이다. 그 사건을 통해 인생에는 끝이 있다는 걸 배웠고, 이것은 지금까지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어머니를 만날 수가 없다. 죽음은 하고 싶은 말과 해주고 싶은 일, 그 모든 것을 무용하게 만든다.
-p. 62

 

지금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언젠가 끝이 난다. 인생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수년 뒤의 멋진 날을 그리거나 장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이야말로 인생의 축제날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내 인생의 절정인 것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 p.80

 

 

멋진 인생을 개발할 수만 있다면


발뮤다에는 늘 ‘혁신,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품질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특정한 체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선풍기 ‘그린팬’은 어린 시절에 느꼈던 산들바람을, 토스트기 ‘더 토스터’는 여행지에서 먹었던 촉촉한 빵 맛을 재현했다. 이렇게 제품 개발에 있어 체험을 중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물건이 넘쳐난다. 이미 어떤 물건을 가진 사람에게 또 다시 그 물건을 팔고 있는 셈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사람들은 단순히 비슷한 물건이 자꾸 많아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팔 것인가. 더욱 즐거운 체험을 제공하지 않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구현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잘 팔릴만한 체험을 발견했다. 바로 ‘멋진 인생’이다.

 

듣기만 해도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웃음) 


나도 정말 사고 싶다! 멋진 인생을 개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사업가들이 옷을 만들고, 시계를 만들고, 화장품을 만드는 거겠지. 사람마다 인생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어쨌든 인생은 체험의 축적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체험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 체험들 하나하나의 질이 좋아져야, 그것들이 모인 총체적 인생의 모습이 더욱 훌륭해진다. 사업가가 해야 할 일은 그 체험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나 또한 이를 위해 일하고 있다. 발뮤다는 가전이라는 상품을 통해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다. 따라서 제품 개발에 있어 체험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연스레 디자인도 아름다워야 한다. 디자인 또한 체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체험이라도, ‘팔리는 아이템’이 되는 건 다른 문제다.


나는 제품을 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무언가를 개발할 때 생각한 것은 딱 두 가지였다. ‘그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상황은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인가.’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을 할 수 있다면 기술 개발에 돌입한다. 토스트기를 예로 들면, 발뮤다는 좋은 토스트기를 소비자에게 제안하지 않는다. 다만 맛있게 빵 굽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게 토스트기라는 제품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좋은 체험을 제공하면 고객의 만족도는 커진다.

 

발뮤다는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회사다. 창업 당시에는 혼자였지만, 현재는 직원이 100여 명에 달하는데 자신의 철학을 직원들과 어떻게 공유하고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최대한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사고방식을 발뮤다스럽게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강 건너편에 좋아하는 사람이 살고 있어서 내가 강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배를 만들어서 갈지, 다리를 건설할지, 수영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배는 침몰할 수 있고, 다리는 무너질 수 있고, 수영을 하다가 물에 빠질 수 있다. 모든 방법에는 위험이 따른다. 어쨌든 발뮤다스러운 생각은 어떤 방법을 쓰던, 강을 건너가 그 사람과 만나서 결혼을 한 뒤 다시는 강을 건너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발뮤다가 추구하는 목표는 과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과제 자체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만 머물지 않도록 항상 사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목적은 과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는 것이다”라고.

 

행복하기 위해서, 혹은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지키는 습관이 있나.


습관은 없다. 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씩 반드시 복싱을 한다. 물건을 개발하는 건, 머리를 사용하는 일인데 몸과 머리는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몸이 건강해야 생각도 건강할 수 있다. 그래서 배가 고프면 최대한 좋은 음식을 먹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서 피로를 풀고, 정말 피곤한 날은 꼭 깊이 잠들기 위해 노력한다.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건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일상을 잘 챙겨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진 않다. 오히려 나는 대충 사는 편이다.(웃음) 하지만 최대한 즐겁게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복싱을 시작한 것도 단지 이 운동이 내가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조깅은 재미가 없고, 런닝머신을 뛰는 건 지루하다. 난 팀플레이도 싫어한다. 그러니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복싱뿐이었다.

 

「매거진 B」와 나눈 인터뷰에서 “안정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안정한 상황일수록 일이 잘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편인가.


안정이라는 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오는 환각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갖는 게 안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러한 안정은 하루아침에도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나뿐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생명은 불안정하다. 물리적으로 안정은 에너지가 이동하지 않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을 이에 비유한다면 안정은 곧 죽음이다. 사실 우리는 그 안정으로 가기 싫어서 발버둥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불안정은 내 삶과 결코 헤어질 수 없다.

 

안심이 되는 말이다. 


다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안정을 원하는 것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을 계속 갖겠다고 하는 아이의 투정이나 마찬가지다. 오늘과 내일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설사 오늘 갑자기 그렇게 원하던 안정적인 삶을 갖게 되었다 치자. 그 사람은 아마 내일이 또 불안할 거다. 그럼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계속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삶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삶에 안정은 없다는 걸 인정하고 지금을 최대한 즐기며 나답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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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그리고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


고등학교 2학년 때, ‘희망직업’을 묻는 질문지에 반발해 학교를 자퇴했다. 어린 나이에 그토록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희망 직업란에 답을 쓰는 것은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배신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미래를 설계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이것도 어떻게 보면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아버지께서는 내게 “너 언제까지 학교 다닐 거냐”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웃음)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늘 듣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자퇴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남다른 부모님 아래서 자랐는데, 아버지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녀 교육 철학이 궁금하다.


내가 부모님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건 어떤 말이나 가르침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삶의 모습을 통해 깨달은 것이 가장 많다. 나와 내 아이들은 성장하는 시대도 다르고, 가정의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내가 부모님께 받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기보다, 지금처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일을 추진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려 한다. 그 뒷모습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퇴부터 1년간의 여행, 록밴드 활동, 창업까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고민 없이 행동으로 옮긴다. 그 용기의 원천은 어디에 있나.


용기는 필요하지 않다. 하루아침에 음악을 관두고 갑자기 가전제품을 만드는 세계에 뛰어들었던 결단을 돌아보면, 분명 용기와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다. 오히려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실현되지 않는 상황을 걱정해본 적은 있지만, 이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해본 적은 없다. 단지 꿈이 실현되지 않는 게 너무 싫어서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마음대로 살고 싶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관련된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 그걸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잘 살 수 있다.

 

그럼 지금의 성공은, 그저 하고 싶은 일들을 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타인에게 추천을 받아서 시작했거나, 하기 싫은데 억지로 했던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직업의 종류를 떠나, 일하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나는 모든 직업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사원들에게도 자주 “당신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냐”고 물어본다. 가족을 위해, 동료를 위해, 회사를 위해 등 답은 여러 가지가 나온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고객’을 위해 일한다. 사실 나는 ‘샐러리맨’이라는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 일본에서 샐러리맨은 법적으로 굉장히 탄탄한 보호를 받고 있고, 어떤 일을 하는 대가로 똑같은 양의 보수를 매달 받는 이들을 뜻한다. 그건 프로패셔널이라는 소리인데, 프로가 샐러리맨이 된다는 것이 개념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어느 자리에서건 최대한 프로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하는 건 가능할 것이다. 프로와 프로가 아닌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나를 위해 일하느냐’, ‘상대를 위해 일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록밴드 시절, 소속사에 의해 음악 스타일을 바꾸고 난 뒤 결국 밴드 활동을 그만두게 되면서 ‘예술가라면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절대 속여서는 안 된다.(159쪽)’고 했다. 발뮤다의 현재는 이 깨달음과 맞닿아 있다고 느껴진다.


발뮤다를 포함해 내 인생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 중 하나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있어서 자신을 속이지 말자’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있어 흔들렸던 경험은 록밴드 당시 앨범을 만들다가 접었던 것 외에는 없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공감을 얻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걸 이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상대방에 대해 철저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고민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속이지 않고 살기 위해 나는 매일 고객에 대해 생각한다.

 

한국은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의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나. 


자기 자신을 믿고 창업하라.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실패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리고 부모님께 폐를 끼치자. 부모는 그러기 위해 있는 존재다.(웃음) 최근 한국에 자주 오면서 ‘취업난’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듣는데, 무척 안타깝다. 이 책은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 안에서도 청년들이 주목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발뮤다는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제품의 퀄리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건 나, ‘테라오 겐’ 한 사람이 만든 회사다. 그는 17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무작정 에스파냐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록 밴드 활동을 하다가 망했다.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가전제품에 대한 전문 지식은 전무했다. 심지어 어딘가에 취직을 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지금 발뮤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 간다는 것, 취직을 한다는 것이 삶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나답게, 그리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저자가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어떤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나.


되도록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청소년들. 혹은 아직 열일곱 살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성공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내 꿈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거다.(291쪽)’라고 했다.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가.


사실 나도 그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 최대의 꿈을 현재 이뤘나?’라고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발뮤다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상도 못할 만큼 흥분되는 꿈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발뮤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꿈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그런 꿈이 나타나면 당장 발뮤다를 접을 수 있나.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것도 고민 없이 당장에 접을 것이다. 하지만 발뮤다는 내가 만든 무언가로 세상과 교감하고 사회에 깊이 관여하고 싶다는 큰 꿈을 이루게 해준 회사이기 때문에 이 이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아마 60대까지는 발뮤다라는 꿈으로 최대한 인생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통역 : 남미혜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테라오 겐 저 | arte(아르테)
인생은 짧다고.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절정이라고.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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