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튜브 한 번 해볼까?’ 유명 크리에이터가 수억 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리는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 1위가 유튜버라는 뉴스가 들린 지도 오래. ‘모든 콘텐츠는 유튜브로 통한다’라는 비유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에서 쉽다. 누구나,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값비싼 장비부터 사는 것. 『1인 방송 시작하는 법』 의 저자 김기한은 “부담 갖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고 말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1인 방송 시작하는 법』 은 대세에 편승해 무작정 뛰어드는 청소년들을 주목한다. 플랫폼별 특징부터 촬영, 편집, 스마트폰 세팅까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삼촌’의 언어로 소개한다.
삼촌은 최대한 비용부담 없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사양이 떨어지는 컴퓨터를 가지고 있더라도, 좋은 캠코더나 카메라가 없어도 할 수 있어(27p)
지금 가진 것으로 시작하기
배우, 기자, 마케터, 소셜미디어 기획자까지 이력이 화려하고 의외여서 놀랐습니다.
실은 책에 기재한 내용보다 더 많은 일을 했어요. 대부분 배우로 일하면서 생계를 위해 했던 일인데 인터넷 방송도 그중 하나에요. 홍대 인디밴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강한 딴따라>를 100회가량 제작했죠. 이 방송을 계기로 인터넷 방송에 재미를 느꼈고 주변에서 방송 기획, 촬영, 편집,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라이브 방송을 해달라는 의뢰도 들어왔고요. 공부하면서 시작했어요. 인터넷 방송을 제대로 공부해 보니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하셨나요?
토크쇼를 만들었어요. 정치 프로그램을 촬영하기도 했고, 지금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형극을 제작하고 있어요. 1인 방송은 아니고 기획과 제작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구상 단계이지만 나중에 직장인들의 퇴근 이후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부제가 ‘청소년을 위한 1인 방송 만들기’에요.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터넷 방송에 관심이 많은데 독자를 청소년으로 특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려는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아세요? 엄마한테 손 벌리는 거예요. (웃음) ‘누가 별풍선 1,700개를 받았다’ 또는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해볼까?’하고 무작정 덤비는데 잘 모르니까 일단 좋은 기계부터 사려고 해요. 계획도 없고 메시지도 없는데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따라 하는 경우도 많고요. 결국 시작도 못 하거나 오래 하지 못하고 그만두면서 비싸게 산 기기를 중고시장에 내놓게 되죠. 아니면 그걸로 게임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실제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너 게임 방송하고 싶어?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죠.
유튜브 외에 아프리카, 트위치 등 여러 가지 플랫폼을 소개해 주셨어요. 이 플랫폼들은 어떻게 다른가요?
일단 인터넷 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유튜브가 부동의 1위예요. 세계적으로는 유튜브와 트위치가 강세고 한국에서는 그 두 개에 아프리카가 더해졌죠. 플랫폼마다 방송자를 부르는 이름도 다른데요. 유튜브에서는 유튜버 또는 크리에이터, 트위치에서는 스트리머, 아프리카에서는 BJ, 카카오에서는 PD로 불러요. 이 모든 걸 통칭하는 게 있다면 ‘브로드캐스터’고요.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플랫폼이 좋을까요?
실시간 방송을 하기에는 유튜브보다 트위치나 아프리카가 좋아요. 반대로 녹화 방송을 하려면 유튜브가 낫고요. 그런데 처음부터 실시간 방송을 하기는 어려우니까 유튜브에서 녹화방송으로 시작하고 나중에 방송이 익숙해지면 실시간 방송으로 넘어가는 게 좋아요.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다른 채널도 같이 하면 좋고요. 실제로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그렇게 하는데요. 대도서관도 실시간 방송은 트위치에서, 녹화 방송은 유튜브에서 하죠.
‘전문성 있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라고 하셨어요. 일반인 특히 청소년들에게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은 대단한 지식이나 정보라기보다 내가 잘하는 것 또는 다른 사람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뜻해요. 또는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거요. 예를 들어서 이런 방송이 있어요. 고등학교 3학년인 유튜버가 본인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인데 사람들이 이 방송을 켜 놓고 같이 공부해요. 특별한 내용이 없어요. 그냥 공부하는 거거든요. 다만 쓱싹쓱싹하는 연필 소리를 조금 극대화한다든지 그런 효과만 주죠. 이 유튜버는 본인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거, 잘하는 걸 한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고 먹방하다가 게임 방송하다가 분위기 타서 갑자기 정치 방송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인터넷 방송의 이런 의외성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게 인터넷 방송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인터넷 방송을 무시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달라졌죠. TV 광고보다 더 큰 수익을 내니까 기업에서도 주목하잖아요.
꾸준함이 재능
책 전반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꾸준함이에요.
일주일에 한 번은 해야 해요. 그리고 기간에 대해서는 ‘1년을 해봐야겠다’ 이런 거보다 올릴 수 있을 때까지 올리는 게 좋아요. ‘대중교통공작소’라는 채널이 있는데요. 이 채널의 운영자는 매일 6시에 정확하게 올려요. 내용은 별거 없어요. 지하철 들어오는 거 찍고, 나가는 거 찍고 그게 다예요. 그런데 이걸 3만 명이 봐요. (웃음)
횟수나 기간 자체가 중요하기보다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네요.
그렇죠. 부담 갖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 잘하고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면 돼요. 만약 좋아하는 거나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면 자주 하는 일이 뭔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한 번에 여러 개씩 드문드문 올리는 것보다 요일을 정해서 최소 일주일에 하나씩 꾸준히 올리는 게 중요해요. 콘텐츠가 쌓여야 구독자가 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1년 이상 했는데도 반응이 없으면 어떡하죠?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대체로 그렇지는 않아요. (웃음) 특히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이 보는 거잖아요. 취향이 다양해서 구독자가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사람이 모이는지 보이기 시작해요. 그렇게 3개월, 6개월 하면서 구독자들의 반응을 보고, 반응에 따라 방송 포맷이나 내용도 조금씩 바꿔 가는 거죠. <강한 딴따라들>을 만들면서 저도 그랬어요. 처음에는 아주 진지하게 만들었어요. 게스트도 여러 명이었고요. 그런데 한 명을 깊게 이야기하는 걸 구독자들이 더 좋아해서 바꿨죠. 이렇게 반응에 따라 내용이나 구성, 편집을 다르게 하면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요.
시작하기 전에 한 달 치 방송을 미리 찍는 걸 추천한다고요.
닥쳐서 하면 힘들거든요. 일주일에 하나면 총 네 개를 만들어 놓고 날짜를 지정해서 미리 올리는 거죠.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매일 하는 건데요. 미리 찍어 놓으면 일정에 쫓기는 일 없이 정해진 시기에 맞춰 방송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초기에 방송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촬영이나 편집이 익숙해지면서 탄력이 붙으면 나중에는 처음보다 수월하게 방송할 수 있어요.
한 번에 촬영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제작해야겠어요.
한 주제를 나눠서 찍으면 돼요. 예를 들어서 빵을 만드는 방송이라면 1회차는 반죽, 2회차는 굽기 이런 식으로 구분하면 좋죠.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최대 10분이요. 인터넷 방송, 특히 유튜브에서는 구독자들이 10분 넘는 영상을 잘 안 봐요. 5분도 길어서 안 보는 사람이 많고요. ‘왜 최대 10분이냐?’ 하면 10분 이상 돼야 광고가 붙거든요.(웃음) 그 10분 동안 구독자들을 잡아둬야 해요. 단,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3분이나 5분 정도로 만드는 걸 추천해요. 어차피 유튜브에서는 처음부터 광고가 붙지 않거든요. 짧은 분량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늘려가는 게 좋아요. 최대 10분까지요.
말과 행동을 따라가세요
스마트폰 기종은 상관없나요?
HD급 1920X1080 해상도만 지원하면 괜찮아요. 1920X1080 해상도의 동영상이 가장 안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어요.
편집 점을 잡는 기준이나 노하우가 궁금해요.
자연스러움이요. 방송자의 말이 끝나는 지점에서 자르는 편이에요. 약간 재미 요소를 넣고 싶을 때는 ‘이건 헛소리다’는 느낌이 나게 출연자가 “~했습니다” 하면 “~다” 전에 자르는 식으로 편집하기도 하고요. 동작이 바뀌는 부분도 신경 써요. 예를 들어 방송자가 조금 전까지 앉아 있었는데 다음 장면에서 갑자기 서 있으면 이상하잖아요. 이럴 때는 중간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모습만 살짝 넣어도 보는 사람이 ‘아 일어났구나’하고 알 수 있죠. 흔히 ‘편집이 널을 뛴다’고 하죠? 이런 걸 방지할 수 있어요. 무료 편집프로그램인 무비 메이커로 충분히 할 수 있죠.
‘영상의 임팩트는 배경 음악’이라고 하셨는데 음악은 어디서 찾나요?
저작권 없는 음악 파일을 3천 개 정도 모아놨어요. 여기서 주로 고르는 편이에요. 이런 게 없더라도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에서 저작권 없는 음악을 구할 수 있어요.
제목 짓는 팁이 있다면요?
단순해요. 하고 싶은 말, 핵심을 앞에 두면 돼요. 예를 들어 ‘일본의 경제 제재에 맞서는 한국, 불매 운동 시작’이라고 했을 때 영상의 주제가 불매운동에 가깝다고 하면 앞에 불매운동이 와야죠. 그리고 제목이 너무 길면 잘리니까 최대 20자면 충분해요. 섬네일도 마찬가지고요.
처음에는 구독자를 모으기가 막막하고 어려울 것 같아요.
주변인을 활용하세요.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일단 주변인에게 알리고 공유해 달라고 부탁하는 거죠. 부끄러워서 알리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방송 왜 하냐?”고요.(웃음) 그리고 SNS를 활용하면 좋아요. 가입자가 1만 명 이상인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해서 동영상을 공유하세요.
‘섬네일이 동영상의 간판’이라고 하셨는데 이미지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영상 내용 중에서 섬네일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이미지 한 컷을 골라야 해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방송의 섬네일을 보면 웃긴 모습을 포착한 이미지가 많아요. 리뷰 방송이면 ‘비교해 본다’는 텍스트가 한눈에 보이거나 비교할 상품 두 개가 보이는 식으로 궁금증을 유발하죠. 이때 쓰이는 폰트는 저작권 무료여야 하고요.
막막하고 부담된다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방송할 때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일단 카카오톡 같은 SNS 알림을 꺼놔야 하고요. 방송 중에 전화가 오면 방송이 중단되니까 비행기 모드로 해 놓고 와이파이만 켜놓는 게 좋아요. 깜빡하고 이걸 안 했다가 방송 중에 SNS 메시지나 전화가 오면 사생활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흐름이 끊기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신상이 드러나는 게 부담되는 사람들은 방송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얼굴이 보이기 싫은 사람은 목소리만 내면 돼요. 제가 추천한 ‘스푼라디오’가 그런 사람들에게 적합한 플랫폼이죠. 스푼라디오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다가 잘 되고 재밌다 싶으면 오디오 파일만 따로 제작해서 유튜브로 방송할 수도 있어요.
방송하기에 좋은 인터넷 브라우저를 추천한다면요?
크롬이죠. 익스플로러는 너무 무겁고요. 어떤 플랫폼이든 크롬에서 하는 걸 추천해요. 특히 유튜브는 크롬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선배 유튜버들과의 인터뷰가 실렸어요. ‘1인 미디어 교육을 받았다’는 말이 두 번 이상 언급되는데 이런 교육을 추천하시나요?
아예 모르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강의라도 듣는 게 훨씬 낫죠. 그냥 유튜브 보고 배우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유튜버마다 방법이 다르거든요. 무엇보다 직접 강의를 들으면 궁금한 걸 실시간으로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아요. 단,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열리는 강좌는 추천하지 않아요. 차라리 내용 잘 정리된 책을 한 권 사서 보는 게 좋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돼요.
하세요. 스마트폰 가지고 계시잖아요. 기자들이 하는 방송이나 글쓰기 방송도 많아요.(웃음)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시작하세요.
1인 방송 시작하는 법김기한 저 | 지노
방송 진행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윤리의식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관련 분야의 지도교사나 학부모들에게도 더없이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