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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김성덕 PD, 연애는 돌직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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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연애하고 싶은 솔로는 많다. 연애, 생각보다 잘 안 된다. 서점에 수많은 연애개론서가 있는 이유일 테다. 여러 연애개론서 중에서 뭘 읽어야 할까 고민한다면,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는 어떨까. tvN에서 방영한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 남녀탐구생활>을 만든 김성덕 PD가 쓴 책이다. <남녀탐구생활>은 같은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여성과 남자의 심리를 재밌게 묘사하며 케이블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남녀 그리고 재미. 이 두 단어는 김성덕 PD를 설명하기에 없어서는 안 될 말이다. 그는 남녀관계 전문가이며, 재미를 추구하는 방송인이다. 대표작인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롤로코스터 남녀탐구생활> 모두 남녀를 소재로 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 프로그램이다. 김성덕 PD의 이런 면모를 안다면,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가 어떤 연애개론서일지 짐작이 갈 테다. 이 책은 남녀관계를 재미있게 분석한 책이다. 덧붙이자면, 아주 솔직하기도 하다. 인터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책 내용의 일부를 공개해 본다.

 

헐크가 다른 남자한테 화내는 건 괜찮은데 자기 여자한테까지 성질을 부리면 그 영화 안 된다. (8쪽)
남자의 경제력은 중요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경제력을 재산 수준으로만 이해한다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18쪽)
남자는 늙으나 젊으나 다 똑같다. 나를 포함한 남자들에게 섹스는 가장 큰 화두요 사투이고, 고민이자 관심사에 장엄한 숙명이기까지 하다. 이 화두 앞에서는 사회적 지위도, 경제적 차이도 그저 무색해질 뿐이다. (46쪽)
연애 기간 동안 남자들은 죽을 힘을 다해 숨긴다. 잘난 부분만 부각시키고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던 행동이 줄을 잇는다. 없던 매너가 갑자기 발휘되고 철없고 본능적인 모습을 숨긴다. 통장 잔고를 숨긴 채 온갖 선물을 안긴다.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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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를 쓴 계기가 궁금하다.


석사 졸업 논문에 미래와 과학이 들어가야 한다. 보통은 지구, 환경 이런 쪽을 쓰나 나는 예능 PD니까 과학을 대중화할 게 없나 고민했다. 연애, 결혼을 과학적으로 풀어보자고 결심하고 2년 동안 공부하면서 연애, 결혼 원리를 연구했다.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는 제목은 연애상담하며 떠올린 문구다. 사귀기 전에는 멋져 보였던 남자친구가 사귀고 보니 형편없더라는 게 대체로 상담 내용이었다. 네 남자가 제일 문제라고 인정하고 출발해라, 이런 의도를 담았다.
 
책에 지인 사연을 많이 실었다. 자랑스럽기보다는 감추고 싶은 사연이 많은데, 지인으로부터 항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나.


책을 재미있게 쓰기 위해서 썼다. 대표적으로 나를 지도했던 교수님은 나에게 ‘배신자’라고 말하더라.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대들지 못할 것이다. 사실이니까. (웃음) 나는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


책에는 술버릇, 폭력, 도박을 남자의 3대 재앙으로 꼽으며, 이것을 발견할 때 즉시 떠나라고 조언했다. 혹시 여성에게도 3대 재앙이 있을까?


혹시 남자가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을 보고 왜 남자를 형편없이 취급하느냐고 할 수 있을 텐데, 오해다. 여자가 형편없다, 남자가 형편없다는 게 주제가 아니다. 우리가 물건을 하나 살 때 잘 사기 위해 흠이 있나 없나를 살피지 않나. 여성을 위한 글이다 보니, 남자를 고를 때도 신중하자는 취지에서 썼다. 남자는 술, 도박, 폭력이 3대 재앙이다. 여자에게는 3대 재앙까지는 아니고, 남자가 싫어하는 3가지를 꼽으라면 1번, 고집. 2번, 남자를 바보로 만드는 여자. 3번, 남자 자존심을 건드는 여자.


남자를 바보로 만드는 여자,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한다.


사자에 비유해보자. 사자는 이빨과 발톱이 있다. 이 사자가 자신의 여자를 안 물게 다스려야 한다. 그런데 방법을 고민하다 사자의 이빨과 발톱을 다 빼버린다. 그럼 이 사자는 발톱과 이빨이 없으니, 내 여자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사자 역할을 하지 못한다. 발톱과 이빨을 빼는 것, 이게 남자를 바보로 만드는 행위다. 바보가 된 남자는 무능력하고 무기력하다. 이렇게 하지 말고 발톱과 이빨을 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여자를 안 물게 해야 한다.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후속편으로 『네 여자친구가 제일 문제다』가 나올 수 있겠다.


쓸 수는 있겠으나 인터넷으로 무료 연재하지, 책으로는 안 낸다. 남자는 책을 안 읽는다. 그 돈으로 술 마시지. 나는 여자 편이다. (웃음)


지금 연애 중인데, 본인의 연애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내 연애는 치열하다. 돌직구다. 속도를 빨리한다는 게 아니라 온 힘을 다 한다. 알아볼 것도 최선을 다해 알아본다. 안 좋은 건 빨리 이야기한다. 낯부끄러운 이야기도 다 한다. 연애는 숨기는 게 없어야 한다. 예의 차린다고 머뭇거리면, 한 달이면 될 걸 1년 걸린다. 자세하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오해도 빨리 풀린다.


연애 상담을 하거나, 둘 사이를 이어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뭔가.


상담에서는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된다, 안 된다. 25살 이상 넘어가면 사람이 안 바뀐다. 바뀌도록 노력하라고? 안 한다. 옆에서 보면 맞는지 안 맞는지 보인다. 상담보다는 정보를 많이 준다. 당사자끼리 직접 묻기 뭣한 정보. 제3자가 정확한 정보를 주면 시행착오가 덜하다. 내가 정보를 준 사람은 보름 만에 6개월 만큼 진도가 나간다. 요즘 빅 데이터가 중요하지 않나. 정확한 빅 데이터를 가지고 연애를 하도록 도와준다.


지인들을 연결해 주는 데,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나? 성공률은 얼마인가.


맞나, 안 맞나를 본다. 260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데, 명품이라도 해도 250 사이즈의 신발이 뭐가 필요한가. 직관에 가까운데, (관계의) 아귀가 맞고 안 맞고는 대충 안다. 성공률이라... 사람들이 성공률을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 맺어준 게 성공이 아니다. 빨리 깨져도 성공이다. 안 될 사람을 질질 끌고 가는 게 문제다. 내 예언은 대충 맞다. 깨져, 하면 거의 다 찢어지더라. 성공률보다는 적중도라고 한다면 100%다. (웃음)


지금 연애와 20년 전의 연애, 어떤 게 달라졌나.


옛날에는 남자가 리드했으나 요즘은 철저하게 여성이 리드한다.


연애는 OO다, 결혼은 OO다고 정의한다면?


연애는 날씨다. 결혼은 신발이다. 내일 날씨, 모른다. 오늘 비올까 말까 고민하면 안 된다. 우산 들고 가든지, 안 들고 가서 비 맞든지 둘 중 하나다. 오늘을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 결혼은 신발이다. 내 신발 찾기. 신발 안 맞으면 미친다. 연애는 미친 듯 앞으로 돌진하기, 결혼은 나와 맞는 것 찾기. 별개다, 연장이 아니다. 연애는 연애, 결혼은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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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고 방송인 김성덕 PD에 관해 들어보기로 했다. 그는 MBC 코미디 작가로 데뷔해 공중파에서 <일요일일요일밤에>와 같은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은장도>를 비롯한 영화를 만들기도 했으며 지금은 케이블에서 공중파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실험적인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코미디 작가로 시작했다. 방송계에 입문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웃긴 걸 좋아했다. 드라마는 거의 안 봤다. 어릴 때 가난했는데 드라마는 연속이라 챙겨볼 여력도 없었다. 그래도 코미디는 일회성으로 볼 수 있다. 글재주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신춘문예에서 계속 떨어졌다. 그러다 MBC에서 코미디 작가를 모집하더라. 3천 명 중 7명을 뽑는데 수석으로 뽑혔다. 코미디 작가를 하다, PD가 찍어온 게 마음에 안 들더라. 그때부터 연출도 하기 시작했다.


공중파, 영화, 케이블 3개를 모두 경험했다.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를 듯하다.


장르가 다 다르지만 ‘나’는 똑같다. ‘나’는 웃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웃음을 매개체마다 다르게 전달한다. 공중파는 웃음이 공짜다. 공짜니까 조금 덜 웃겨도 괜찮다. 대신 잘못 웃기면 공익을 저해한다는 말이 나온다. 영화는 돈 내고 보는 웃음이니 치열하다. 제대로 웃기지 않으면 관객은 영화 보러 가지 말라고 말하며 복수한다. 케이블은 실험적이다. 케이블은 공중파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공중파 하면서 징계받은 적은 없나.


많이 받았다. 몰래 카메라 찍을 때, 술 취한 행인 역할의 엑스트라에 새마을 모자를 씌웠다. 새마을 단체에서 난리가 났다. 또 한 번은 몰래 카메라에서 이휘재와 김애경 결혼 발표 때다. 몰래 카메라입니다, 라고 했는데도 국민을 황당하게 속였다고 난리가 났다. 그만큼 공중파가 엄하다. 이건 징계는 아닌데, 제일 욕 먹었을 때가 서태지를 올렸을 때였다. 내부에서 이게 노래냐고 욕을 엄청나게 먹었는데, 방송 나가고 1주일 뒤 서태지가 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며 고민하는 게 캐스팅일 텐데, 배우 쓰는 기준이 궁금하다.


남들이 키워 놓은 사람은 빼 먹는 느낌이라 싫다. 완전 신인은 부담된다. 중고 신인을 쓴다. 중고 신인이 뭐냐 하면, 일반인이 보면 모르는데 방송인이 보면 아는 사람, 능력 있는데 때를 못 만난 배우를 말한다. <세친구> 윤다훈이 그 예다. 이미 공중파 18년 경력이었는데, 저렇게 웃긴지는 몰랐다. 5년 전부터 써 먹어야지 생각하다, <세친구> 때 썼다. 안연홍, 안문숙도 그랬고.


다소 초점이 나간 질문일 수도 있는데, 오랫동안 방송을 하며 속칭 ‘찌라시’를 많이 봤을 듯하다.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가?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다. 증권가 찌라시는 말 그대로 증권가에서 뿌리는 것이고, 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 발행하는 것일 텐데. 소문의 당사자 입장에서는 최악이다. 틀리면, 찌라시다 이렇게 하고 끝나니 무책임하다. 설사 맞다 해도 개인 사생활을 침해한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증권가 찌라시, 너희들만 봐라. 너희들 친구들에게도 뿌리지 말고.


책과 마찬가지로 인터뷰 내내 돌직구를 날리던 김성덕 PD는 졸업 논문 마무리에 한창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중년 여성의 외도를 다룬 시트콤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남자셋 여자셋>에서는 대학생을, <세친구>는 30대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중년의 심리를 재미있게 묘사할 예정.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에 나왔던 내용이 시트콤에도 등장할지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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