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과 여유. 필드를 떠난 박세리에게서 나오는 아우라는 방송에서 비쳐진 모습과 똑 닮아 있었다. 은퇴한 남자 운동선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할 때, 왜 언니의 모습은 없을까? 아쉬웠는데, 대한민국의 여자 골프를 개척한 박세리가 ‘리치 언니’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2016년 박세리는 프로 선수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현재는 바즈인터내셔널 대표로 골프 관련 사업을 병행하며 예능 프로그램 <세리머니 클럽>과 <노는 언니 2>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최연소 나이로 2007년 LPGA 명예의전당에 입회한 박세리는 이제 ‘골프의 전설’이라는 타이틀보다 ‘리치 언니’가 더 익숙하다. 박세리의 첫 책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는 인생의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한 박세리의 현재를 다룬 에세이다. 은퇴 후 반려견 삼남매와 사는 일상부터 골프 예능에 출연하기까지의 과정이 박세리답게 솔직하게 담겨 있다.
마음이 넉넉한 의미로의 ‘리치’
<노는 언니> 멤버들의 추천사를 먼저 읽었어요. ‘와, 이건 찐이다!’ 싶었습니다.
(웃음) 생각도 못했어요. 출판사에서 요청해 주셨더라고요. 받고 나서 <노는 언니>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더라고요. <노는 언니>가 방송된 지 벌써 일년이 넘었는데 운동선수들의 방송이라서 공감대가 정말 많아요. 서로 알게 된지는 얼마 안 됐지만 통하는 게 확실히 많아요.
첫 책이에요. 그동안 출간 제안을 많이 받으셨을 텐데요.
종종 받았어요. 운동선수의 책이라고 하면 대부분 자서전 같은 느낌이잖아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는데 너무 무겁지 않은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골프를 시작했던 초등학생 때부터 사춘기를 지나 미국 진출까지, 평소 자주 들었던 질문이나 저에게 궁금해 하셨던 이야기를 담았어요.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면 괜찮겠더라고요.
요즘 ‘박세리’ 이름 앞에 가장 자주 달리는 타이틀이 ‘리치 언니’잖아요. 이번 책 제목이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입니다.
‘리치 언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리치’하면 물질적인 걸 가장 많이 상상하니까요. 그런데 책 제목의 ‘리치’는 내 삶에 갖고 있는 가치가 얼마나 많고 넉넉하냐의 ‘리치’예요. 제가 자타공인 맥시멀리스트지만 저의 맥시멈에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오래 지켜가고 싶은 인연이 들어 있어요. 누군가에게 베풀기 위해서는 저부터 넉넉해야 하잖아요. 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뭔가를 나눌 수 있고요. 이런 개념으로써의 ‘리치’라면 ‘리치 언니’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확실히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가 됐어요. 요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의 중심에 ‘골프’가 있고 ‘박세리’가 있습니다. JTBC <세리머니 클럽>에서도 탁월한 입담과 스포츠맨십을 보여주고 계세요.
골프 예능이 한창 기획될 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뭘까 생각하다가 <세리머니 클럽>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동안 생각해왔던 골프와 기부를 결합하는 포맷에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거든요. 매회 다양한 게스트들과 골프 시합을 하면서 미션을 성공시키면 기부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은퇴한 후 골프를 제대로 친 적이 없어서 걱정되기도 했어요. 예전 실력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계실 테니까요. 그런데 설정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계시고 현재 제 골프 실력에 관한 반응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골프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조금은 심어드린 것 같아 다행스러워요.
여자 운동선수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노는 언니>의 시작에도 ‘박세리’가 있었더라고요.
회사 사람들과 “여자 선수들은 왜 TV에서 보기 힘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재능 있는 여자 선수들이 많은데 TV를 보면 남자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니까요. 좀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노는 언니>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여자 선수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해보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처음에는 수학여행 콘셉트가 아니었어요. 여러 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못 놀아본 언니들의 세컨드 라이프’라는 타이틀이 결정됐죠. 생각해보면 제작진의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해 전문 방송인이 한 명도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니까요.
‘언니’라는 이름이 주는 든든함이 있어요. 연대도 느껴지고요.
프로그램 제목에 ‘언니’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사람, 넉넉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언니잖아요. 멋진 언니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출연진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요?
이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각자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보여 드리는 거지 누가 앞장서고 누가 뒤따른다는 개념은 없어요. 그래야 프로그램이 잘될 수 있고요.
방송에서 되게 편안해 보여요.
촬영을 들어갈 때 제가 도저히 못할 것 같은 건 미리 말씀 드려요. 제작진들이 잘 반영해주시고요. 그리고 확실히 선수 때랑은 달라요. 저는 원래 아주 솔직한 사람인데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이 솔직함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었어요. 왜냐면 언론을 거치면 이 솔직함이 때때로 독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했죠. 그런데 은퇴하면서 이 강박에서 벗어나게 됐어요. 매사 조심하면서 살았던 시절을 지나 이제 순간순간에 솔직해질 수 있으니까요. 마음이 편안해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게 중요해요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어요. 선수들을 굉장히 잘 챙겨주는 감독이었다고요.
골프는 단체전이 아니니까 합숙 같은 게 없어요. 개인이 연습했던 루틴대로 훈련하는 게 맞아요. 감독이 해야 하는 역할은 선수의 좋은 컨디션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죠. 2020 도쿄올림픽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성적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쟁쟁한 실력이 있는 다양한 국가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확실히 아시아권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어요. 그동안 아시아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주류를 이뤘는데 도쿄올림픽에서 인도,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선수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골프의 매력은 ‘대화가 가능한 스포츠’가 아닐까 싶어요.
맞아요. 같이 걸어갈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또 3대가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예요. 곰곰이 따져보면 손녀, 손자와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많지 않잖아요. 유일하게 골프만 가능한 거죠.
여전히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골프를 잘 치는 방법’이라고요.
정말 자주 들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대답은 “연습장에서 연습을 많이 하시나요?”예요. 제가 생각하는 골프를 잘 치는 비결은 오직 연습이에요. 골프를 많이 치시는 분일수록 연습을 소홀히 해요. 널찍한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해요. 그리고 초보자라면 반드시 프로 골퍼에게 레슨을 받으라고 말해요. 골프를 처음 칠 때는 나보다 골프를 먼저 친 친구들에게 배우곤 하는데, 기본이 망가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게 중요해요. 무작정 친구 따라서 필드부터 나가지 말고 적어도 6개월 이상 프로 골퍼에게 제대로 레슨을 받는 게 좋아요.
선수는 아니지만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진심으로 노력을 많이 하는 분들이죠. 골프가 워낙 예민하고 힘든 운동이에요. 모든 자연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운동이기도 하고요. <세리머니 클럽>에 출연하는 분들만 봐도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은 실력이 빨리 늘어요. 평범한 대답 같지만 뭐든지 좋아해야 실력도 늘어요.
“운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을 만나면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바로 아이가 그걸 즐기고 있는지, 재미를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189쪽)”라고 쓰셨어요.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져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한계가 있어요. 많은 부모들이 노파심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려고 하는데,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아이를 지켜봐 주는 게 가장 좋아요. 운동선수로서 나의 장점이 뭔지, 단점이 뭔지 아이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해요. 아이가 다칠까 봐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간섭해 버리면 아이는 성장할 수 없어요.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아버지로부터 배웠다고 하셨죠.
맞아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아버지가 저를 골프 선수로 키우기 위해 혹독하게 다그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모든 지원은 아끼지 않으셨지만 언제나 제 선택을 존중하셨어요. 그래서 미국 진출도 가능했고요. 올바른 선택이 아니더라도 제가 직접 결정하고 경험하게 하셨어요. 지금도 아버지께 가장 감사하는 건 스스로 제 길을 찾을 수 있게 지켜봐 주신 점이에요.
상황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
24년간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하고 2016년 10월 마지막 경기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셨어요. 올해로 벌써 5년이 됐지만 ‘1998년 US 여자오픈’ 우승 경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회자됩니다. 아마도 대한민국 골프 역사상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능가할 명장면은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당시 발을 내딛는 순간, 실패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요.
어차피 제가 1점을 잃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공이 물속이 아니라 땅 위에 있는 게 보였어요. 솔직히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안전한 길보다 도전해보는 방향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때 제가 시도할 수 있었던 건 어릴 때부터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연습을 해왔기 때문이에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변수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실전처럼 연습했으니까요. 결실을 맺을 수 있었죠. 제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예요.
슬럼프와 손가락 부상, 그리고 은퇴를 마음먹었던 2014년. 책에 담긴 그간의 이야기를 읽으니 모두 치열한 고민의 결과였더라고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슬럼프를 겪어요. 모든 슬럼프가 부상의 문제가 아니고 훈련을 게을리 해서 생기는 문제도 아니에요. 각자 다 달라요. 운동선수에게 슬럼프는 사형선고와 같이 느껴져요. 저도 처음 슬럼프가 왔을 때 미친 듯이 안간힘을 썼어요. 엄청 조급하게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 조급함이 상황을 나쁘게 만들었죠. 그때까지 저는 쉬는 법은 몰랐어요.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몰랐던 거예요. 그러다 손가락 부상이 찾아왔고 어쩔 수없이 쉬게 되면서 오히려 슬럼프를 극복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어요. ‘골프가 인생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되는구나, 직업이 인생이 되어서는 안 되는구나.’ 그리고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앞으로 얼마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웠어요. 은퇴 시점은 3년 전부터 생각했고요.
박세리가 살아온 여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경험주의자’인 것 같아요. 일단 해보는 것, 실패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읽힙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두려워서 못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없죠. 일단 해보면 내 자산이 될 수 있어요. 골프도 그래요. 많이 쳐보고 많이 실수해봐야 해요. 처음에 못 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운동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사업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실제 사업을 하고 계세요.
회사를 창업하게 된 건 24년 전 미국에서 만난 오랜 팬과의 인연 덕분이에요. 은퇴 후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마침 연락이 다시 닿았고 스포츠 교육과 훈련을 동시에 진행하는 아카데미 사업과 교육 콘텐츠 제작을 중심으로 두는 회사를 만들고 있어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언젠가 스포츠 스쿨을 만들고 싶어요. 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저희의 비전이에요.
좋은 삶을 선물하고 싶다
모찌, 찹쌀, 시루. 세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계세요. 책에서 반려견과의 일상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더라고요.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모찌를 보자마자 ‘쟤가 내 딸이구나’싶었거든요. 그리고 한 번 강아지와의 인연이 시작되니까 계속 묘한 인연들이 이어졌어요. 둘째 찹쌀이는 선천적으로 고관절 양쪽이 안 좋은 상태로 저희 집에 왔어요. 한 살도 안 된 강아지가 무려 두 번의 큰 수술을 견뎌야 했죠. 원래 강아지를 좋아했지만 SNS를 시작하면서 세상에 참 많은 강아지들이 버려지고 학대당하고 실종되는 걸 알게 됐어요. 매일 가족을 찾는 유기견 소식을 보던 중에 동생을 통해 ‘먼지’를 알게 됐고 먼지는 저희 집에 오면서 ‘시루’가 됐어요. 이제는 모찌, 찹쌀이, 시루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사지 말고 입양하되 입양은 신중하게.(44쪽)”라고 쓰셨습니다.
보호소의 강아지를 입양해줘서 고맙다는 댓글을 종종 읽어요. 그 마음이 어떤 건지도 잘 알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요. 동물을 입양하는 게 유행처럼 번져서 버려진 아이들이 또 다시 버려지는 일을 겪게 될까 봐요.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셨으면 좋겠어요.
운동선수들이 쓴 책을 보면 대개 전성기 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는 현재 박세리의 이야기가 많이 실렸어요. 의도하신 걸까요?
매 경기 때 이야기를 모두 실었으면 책이 정말 두꺼워졌을 거 같아요. 요즘 종종 강연을 하는데 사람들이 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도전할 수 있었냐?’의 물음이더라고요. 많은 운동선수들이 그런 것처럼 10대부터 운동을 시작한 사람은 사춘기가 뭔지도 모르고 10대를 지나와요. 너무 외롭고 힘든 시기를 통과하는데 이건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직업만 다를 뿐 감정은 똑같죠. 책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성공만 보여주는 책을 쓰지 말자는 마음이었어요. 반전이 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고 좌절하는 이야기도 넣었어요. 누구든 한 번에 성공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상상해본 독자층이 있나요?
20,30대 독자들이 읽으면 ‘아, 이런 인생도 있구나’ 생각하지 않을까요? 누구나 고민하고 망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본 이야기로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취업도 어렵고 예전같이 생활할 수 없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쉽지 않겠지만 마음을 조금 넉넉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박세리가 펼칠 후반전은 어떤 그림일까요?
이제는 즐겁게 살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적으로도 보탬이 되고 싶고요. 기록과 성적에만 집중했던 삶을 살았으니 지금부터는 내가 가진 노하우와 경험을 후배 선수들에게 나누고 싶어요. 존경받는 선배가 된다고 가장 좋겠고요.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대한민국 골프를 이끌어갈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 될 것 같아요.
*박세리 초등학교 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해 24년간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하며 세계적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개척자다. 중학교 때부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불리며 ‘무서운 10대’로 활약하다가 1996년 프로로 데뷔해, 1998년부터 미국 LPGA 투어에 참가했다. 투어 첫해에 맥도널드LPGA 챔피언십에서 신인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 우승을 했고,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당시 IMF 시절을 겪던 전 국민에게 잊지 못할 명장면과 함께 커다란 감동과 용기를 주었다. 그해에만 4승을 거두면서 LPGA ‘올해의 신인왕’을 탔고 이를 시작으로 최연소 메이저 4승, 미국 진출 10년 만인 2007년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최연소 나이로LPGA 명예의 전당 입회 등 전설적인 ‘SE RI PAK’의 기록을 써나갔다. 현재는 ‘바즈인터내셔널’ 회사를 설립하여 골프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며 방송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해 ‘SE RI PAK’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더 나아가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인생 2막’을 즐겁게 시작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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