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까지 김종관 감독은 폐간된 영화잡지 <무비위크>에 칼럼 ‘케빈의 섹시한 페이지’를 연재했다. 김종관 감독은 섹스 칼럼을 써달라는 제안을 받고, ‘가상의 이야기를 꽁트화 한다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1년 반 동안 발칙한 연애담을 썼고, 그 글을 토대로 에세이집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을 펴냈다. 책은 제목 있는 콩트와 제목 없는 산문, 그리고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른두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다르지만,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매듭 ‘사랑과 욕망’으로 이어졌다.
여름의 끝자락, 압구정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종관 감독을 마주했다. 과감한 글과는 달리 매우 수줍은 얼굴로 나타난 김 감독. 저자로서는 첫 인터뷰라며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의 연애, 사랑을 적나라하게 표현했지만 자신의 연애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궁금했지만 캐물을 수도 없는 노릇. 하지만 정작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김종관 감독은 연애담을 통해 남녀 관계 안에서 드러나는 내부의 모순, 그 껍질을 벗겨보고 싶었다. 그는 “스스로의 정의만을 가지고 외부의 적을 찾는 사회적인 태도들만 넘치는 요즘, 가장 사적인 이야기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당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였다.
계절과 거리와 단지 두 사람만으로, 관계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보았다. 이야기는 돌고 돌며 끝없이 이어진다. 책장을 넘기는 누군가, 불을 밝히는 여행에 이 책의 용도가 있기를 바란다. (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279쪽)
어떤 사람들이 내 책을 볼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을 먼저 물을게요. 책 속 이야기를 두고 “이것은 픽션이기도 하고 논픽션이기도 하다”고 밝혔는데요. 직접 경험한 이야기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나요?
(웃음). 글쎄요. 꽁트 옆에 실린 산문은 제가 쓴 산문이니 저의 이야기일 거고요. 꽁트는 가상의 틀 안에서 쓴 글들이에요. 책에 들어간 글에는 모두 저의 솔직함이 들어가 있지만, 사건의 솔직함으로 오해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나간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어떠한 당사자에게는 실례가 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영화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겪은 일과 겪지 않은 일들이 섞이면, 그게 사실로써의 용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구성으로써 존재하잖아요. 결국 사람들에게 어떤 재미를 주느냐, 어떤 정서적인 작용을 일으키냐? 인 것 같아요.
사진도 모두 직접 찍으셨다고요.
예전에는 필름 카메라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아이폰도 워낙 잘 찍혀서요. 반 이상은 아이폰으로 찍은 거예요. 우연히 찍게 된 사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요. 사진에는 어떤 기분들이 붙어 있어요. 사진을 찍던 그곳의 날씨와 그 주변의 사람들. 사진을 찍어준 이와 상황들. 때때로 사진에 남은 흔적 속에 해결되지 않는 감정들이 붙어 있기도 해요.
영화를 찍을 때와 책을 쓸 때, 어떻게 달랐나요?
원래 글을 쓰던 사람이 아닌지라 많이 서툴지만, 두 가지 모두 저의 창작적인 고민에서부터 나온 이야기잖아요. <폴라로이드 작동법> <조금만 더 가까이>를 찍었을 때보다는 최근에 쓴 작품이니까, 성장의 측면에서는 전에 만들었던 작품보다는 조금 나을 수가 있겠죠(웃음).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은 가상의 틀 안에서 시작한 글이라서, 즐기는 마음으로 썼어요. 저 스스로 환기가 되는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내가 앞으로 뭔가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동력도 얻었고요. 사람이 뭔가를 쓰기 전까지는 확실히 모르잖아요. 내가 갖고 있는 태도나 어떤 관점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한 독자의 리뷰가 인상적이더라고요. “수줍게 야한 느낌”이라고.
저도 쓰면서 비슷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야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걸 통해서 정말 하고 싶었던 다른 이야기가 있었으니까요. 애초에 성적인 자극만을 목표로 잡고 쓴 건 아니라서요. 남녀 이야기에는 어떤 욕망이나 욕구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에서 생기는 이타심도 있잖아요. 그것들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들이 흥미로우니까요. 그런 부분들을 여러 가지 연애담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독립영화계의 독보적 감성지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은 감성적이기보다는 과감하고 솔직하고 또 현실적이에요.
꽁트는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꽁트 옆에 실은 짧은 산문을 연결해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관객들은 극장 안에 들어가면, 웬만해서는 끝까지 영화를 보잖아요. 하지만 독자들은 다를 거예요. 책은 언제든지 책장을 덮을 수 있으니까. 첫 장을 펼쳐서 마지막 장까지 읽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저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감격스러운 일이에요. 어떤 사람들이 내 책을 볼까? 하는 궁금증이 있어요.
배우 정유미, 윤계상이 연기했던 작품이었죠? 영화<조금만 더 가까이>에 나왔던 대사, “너 때문에 나 연애불구야. 겁나서 사람을 어떻게 만나니?”가 책 속에도 등장해요. 명대사로 유명했는데요.
톤에 잘 맞는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약간 꽁트화해서 넣어 봤어요. 그동안 제가 단편영화를 주로 작업했잖아요.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작업하려면 미니멀한 구성이 필요한데, 한 사람이 나오는 영화는 한계가 있고 두 사람이 되면 관계가 이뤄지니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요. 그간 제가 만나온 사람들은 영화현장에서 또는 영화감독으로서 만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제가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이 책을 보게 될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베스트셀러가 돼야만 가능하겠지만요(웃음).
서른두 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언젠가 하나의 이야기 쯤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비주얼적으로 뭔가를 표현하기 위한 글을 쓰는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으니까요.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진 않겠죠. 「게임」이나 「아침의 강」 같은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면 아름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있어요. 사람들이 재밌게 읽어서 그것이 동력이 돼서 영상작업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죠.
자기모순을 발견하는 동기가 되기를
산문을 보면 “20대보단 확실히 지금이 낫다”고 썼어요. 운 좋게 좋은 연애와 좋은 섹스를 할 수 있었다고요. 20대의 연애와 30대의 연애, 많이 달랐나요?
20대 초반에는 연애를 안 했어요(웃음). 나이에 따라 많이 변하는 것 같긴 해요. 어떤 면에서는 안 좋아지기도 했겠지만, 어쨌든 과거에 했던 실수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나이 먹는 것이 겁나는 건 있지만, 실수를 덜하는 측면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감독님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저도 외적인 취향이 있으니까, 이성을 볼 때는 자극이 있어야 할 텐데요. 그보다 중요한 건, 일단 서로의 대화에서 재미를 느끼느냐예요. 제가 좀 더 편하고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의 음역대도 있을 수 있고요.
“자신만만한 것보다 부끄러움이 섹시하다”라는 이야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도 즉물적인 남자라서 성적인 사진 같은 걸 보면 섹시하다는 감정을 느껴요. 하지만 외적인 것 외에 다른 게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 보면 성적인 것도 감정적인 교감이 있을 때 극치가 될 수 있잖아요. 수치심도 마찬가지에요. 나의 어떤 결핍, 못난 부분을 상대방으로부터 발견했을 때 ‘너에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얻게 되는 새로운 감정들이 있으니까요. 제임스 케인의 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를 참 좋아하는데요. 책 말미에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에 나오는 대사를 옮겨 놓았어요. 이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악을 해놓고 서로에 대한 특별한 관계를 얻게 되는데, 그런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세상에는 연애를 정의하는 말이 참 많아요. 사람마다 달리 생각하겠지만,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인생을 배우고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알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에요.
연애라는 게, 욕망과 이타심 속에 갈등하는 시간이 아닐까 해요. 내 욕망을 챙기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을 거고요. 자신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다른 사회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 이상을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는 건, 관계 속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자기모순에 대해 눈을 뜬다는 사실 때문이에요. ‘내 안에 이런 선의도 있지만 이런 악의도 있구나, 내 윤리관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구나’를 깨닫게 되잖아요. 사람은 대부분의 관계에서 욕망과 이타심 사이에 방황을 하게 되는데, 연애는 그 두 가지 사이의 긴장이 가장 두드러진 상태가 아닐까 생각해요. 문제는 상대도 그러한 것이고요 그 둘의 두 가지 감정이 부딪히면서 각기 자기모순적 감정을 느끼는 것이겠죠. 책을 쓰면서도 이런 쪽에 본질을 맞췄어요. 요즘 사람들이 자기모순에는 관심이 없고 사회적이거나 상대방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만 많이 하잖아요. 그렇다 보니 자신에게는 쉽게 정의로워져요.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모순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왜 사랑하지 못해 안달일까요? 왜 사랑 받지 못해 안달할까요?
이런 질문들이 이 책을 만들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고민했던 부분들에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질문들을 녹였어요. 소통을 통한 자기완성일 수도, 단 하나의 희망일 수도, 완전한 육체와 정신의 결합을 꿈꾸는 것일 수도 있어요. 이 책에는 우리는 “왜 사랑을 하는가”에 대한 약간은 차가운 대답과 그럼에도 연민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이 들어있기도 해요.
자신을 두고 ‘연애불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 또는 ‘모태솔로’인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연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면, 축하 드릴뿐이에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행복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방법 안에 연애가 있다면, 좋은 만남을 바라야 하겠죠.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하겠지만, 사람의 성격은 관계 안에서 바뀌기도 합니다. 나 스스로가 좋은 사람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시기와 좋은 관계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찾아줄 수 있으니까요. 또 연애 외에도 다양한 행복의 추구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름다운 길을 가고 계시다면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랄 뿐이에요. 제 이야기는 약간 어두운 샛길로 접어들어 방황하는 이들의 이야기이에요. 그 어두운 샛길로 접어든 적이 있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고, 만약 밝고 풍요롭고 넓은 길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옆에 다른 세상을 걷고 있는 연인들에게 이해의 시선이 생기길 바라요.
못돼 먹은 영화를 하고 싶다
어릴 적부터 영화광이셨죠? 영화학교에 들어간 건 군 제대 후인데, 영화감독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람이 무언가를 할 때, 결정적인 계기라는 게 반드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어떤 위기가 왔을 때마다 조금씩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용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다른 길을 다 잃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겠다고 해서 선택한 게 영화였어요.
언젠가 “못돼 먹은 영화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재밌는 생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멜로 영화를 찍는 감독의 소망이라고 하기엔 왠지 낯선데요.
(웃음). 이 책도 어떻게 보면 못돼 먹은 느낌이잖아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일을 솔직하게 말하려면 선하게만 풀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깊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게 못돼 먹은 이야기와도 연결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멜로 외에도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지금은 제가 멜로를 하는 게 유리한 포지션일 수 있어서요.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한 다음에 관심 분야를 넓혀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꿈을 많이 꾼다고 하셨는데, 내 영화에 출연했으면 하는 배우가 꿈에 나오기도 했다고요.
(웃음). 최근에 꾼 꿈인데요. 실제로 캐스팅하진 못했네요. 남자 배우였어요. 매일 꿈을 꾸는 건 아닌데, 제가 모든 일을 볼 때 창작을 염두에 두고 있으니까요. 어떤 강박들이 꿈으로 표현되는 게 있어요. 기억을 하려고 노력하기도 하는데, 창작적인 것에 도움이 될 때가 있으니까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강박이 많은 사람인 것 같기도 해요.
영화와 책, 두 장르는 감독님에게는 어떻게 다른가요?
어릴 때 영화를 더 좋아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진 않았어요. 글을 쓴 것도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 20대 후반부터 영화를 하면서 자연스레 쓰게 된 거고요. 책은 창작적인 자극을 위해 다양하게 읽으려고 해요. 영화는 제 본업이니까요. 열심히 보고 공부해야 할 장르죠.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한다면.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그후』를 다시 읽었어요. 서사의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죠. 주인공은 주위에 관찰력이 깊고 타인에 대한 비위가 약하고 불만이 가득하나 겉으로 들어내지 않으며 비타협적이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남자에요. 주인공은 생의 절실함을 위해 노력하는 건 성실한 가치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하죠. 처음 읽었을 때는 마지막의 전율이 대단했고, 책을 다시 읽으면서는 새삼 아름다움과 책이 가진 균형을 느꼈어요. 정원 안에서 조용히 사색하는 그의 분노와 연민들이, 뜨겁지 않은 사람의 뜨거움에서 주인공의 매력을 읽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100년 전의 이야기지만 이 시대를 사는 법을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최근에 읽은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도 좋았어요.
새로운 독자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을 어떤 독자들이 펼치게 되면 좋을까요.
제 나이 또래인 분들, 사랑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 또 경험이 적은 분들도 읽어주시면 좋겠죠. 창작작업이라는 건, 친구 찾기인 것 같아요. 이 책이 성적인 긴장을 다뤘지만, 저자의 어떤 수치심을 드러내서 그걸로 깊은 관계를 획득하고자 하는 바람도 있을 거예요. 그 수치심을 놀리는 게 아니라, 같이 고민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독자가 많아진다면 창작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더없이 행복할 일이에요. 궁금해요. 독자들이 어떤 것을 느끼고 얻을,. 제가 무엇을 얻게 될 지가.
영화감독 김종관의 후속작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올 여름 단편 <아카이브의 유령들>을 끝냈고, 그동안 장편시나리오를 세 편 정도 썼는데 그 중에 한 작품을 내년 봄부터 작업하려고 해요. 어떻게 보면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 “밤길을 걷는 남녀의 성욕은 멋지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런 내용이에요.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김종관 저 | 달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서른두 편과 그 이야기에 덧붙인 작가의 자기고백적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편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과 장편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등의 작품을 연출했던 김종관 감독이 펴내는 두번째 산문집이다. 평소 세밀하고 정교한 감성을 연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그의 글은 그의 영화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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