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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리 손봉석이 전하는 창업할 때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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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시리즈 손봉석 저자가 새 책을 냈다. 제목은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이다. 현재 그는 제주회계컨설팅 대표로 있으면서 소규모 기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회계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장사를 잘하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를 회계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고 결과로 나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손봉석 저자는 겉으로는 장사가 잘 되는 집도 장부를 보면 그렇지 않았던 집이 많았다고 한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 그들간 경쟁이 치열한 사회구조적 원인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사를 하기 전에 꼼꼼이 준비를 해도 잘 될까 말까인데, 창업주가 그러한 노력을 충실한 경우가 드물었다. 특히 숫자를 보려는 노력이 덜했다. 많은 창업주가 아이템과 장소를 고민했지만 이를 숫자로 환산해서 계산하지 않았던 것이다.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는 기회비용, 재무제표, 손익분기점과 감가상각, 레버리지 등 용어만 보면 딱딱해 보이는 개념을 실제 사례와 엮어서 쉽게 설명했다. 저자의 가족 사례까지 동원해서 개념을 풀어 놓는데, 굳이 창업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손봉석.jpg

 

장사에서 중요한 건 매출이 아니라 순익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는 어떤 계기로 썼나요.

 

장사를 했는데 이익을 안 내니까 이 책을 냈어요. 제 고객 중에서 매출이 20~30억 이하인 자영업 고객이 많습니다. 장사는 돈 벌려고 하는데, 주 관점은 매출이라든지 손님 수, 직원 수에요. 회사 직원이 많다고 자랑하는데, 사실 자랑거리가 아니거든요. 그만큼 비용이 많이 나가니까요. 또 손님 많으니까 장사 잘 돼, 돈 많이 벌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사장님에게 물어보면 이런 분들 의외로 통장이 마이너스입니다. 목표가 매출이나 규모에 있다는 거죠. 이런 걸 관리하는 게 회계인데, 회계를 몰라요. 모르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고. 이런 분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었어요.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는 자영업자가 보기에 쉬운 회계책입니다.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 시리즈’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원리를 보면 공통점이 많습니다. 굳이 차이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홍대리’는 규모가 큰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비즈니스를 위한 회계책이고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은 사장 입장에서 쓴 책입니다. 홍대리 시리즈를 읽은 직장인이더라도 노후라든지 중간에 창업한다고 했을 때 알아야 하는 회계 지식이죠.

 

책에서 다루는 사례가 많습니다. 아내 분이 창업하려는 이야기까지 등장하는데요. 이런 이야기의 사례를 모으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가족과 많이 지내면 돼요. 사장님들은 보통 회사에 나와 있어야 일한다고 생각해서 늦게까지 일하고, 저녁에도 사람 만나서 술 마시러 가는 경우가 많아요.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골프도 치고요.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가족과 지내는 게 회사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족이 사회 최소 단위잖아요. 아이를 통해서는 불황 없는 업종을 볼 수 있고, 아내는 가장 까다로운 고객입니다. 아내는 직설적으로 말해요. 아내가 회계 책을 한 번도 안 본 가정주부인데, 이 책을 쓰면서도 쉽고 재밌다고 할 때까지 썼어요. 가족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독자도 더 공감할 책이에요.

 

아이템을 숫자로 환산해서 계산해 봐야

 

한국이 고용 구조상 자영업자 비율이 많은 사회입니다. 많은 사람이 창업을 염두에 둘 텐데, 조언해 주신다면.

 

장사를 하는 분이 고민하는 게 첫 번째가 아이템이에요. 식당 할까, 커피를 할까, 이런 고민이죠.그리고 위치를 봅니다. 유동인구도 조사하고요. “여기 커피숍이 없네? 해야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없으니까 장사가 잘 되는 게 아니라 장사가 안되니까 없을 수 있어요. 실제 장사는 현실이에요. 수치로 돈이 나와야 합니다. 돈을 벌어야 끈기 있게 갈 수 있어요. 숫자상으로 계속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하죠. 아이템과 유동인구를 숫자로 바꿔보면 자신이 얼마나 두루뭉술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창업해놓고 계산하면 이미 그때는 강을 건너 왔기 때문에 되돌아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마 계산 안 해 보고 시작한 사람이 절반은 넘을 거예요. 그런 분이 창업하니 돈을 잃죠. 걸러진 분이 창업하면 망하지 않는 장사를 할 거 같아요. 물론 장사하는 분들 본인은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해요. 컨설턴트가 보기에는 회계적인 준비를 더 해야 하지 않았나, 할 때가 많죠.

 

한국이 이제는 고도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장소로 큰 소득을 버는 게 쉽지 않습니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소득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월급의 2배 정도면 좋을 것 같습니다. 회계사도 자영업 중 하나인데, 연간 순익 목표를 10억으로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저녁과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저는 저녁과 주말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1년에 한 번은 가족 여행도 다니거든요. 그런데 이 이상 욕심을 부리면 삶을 포기해야죠. 월급의 2배 정도가 적당하고, 이 이하가 목표라면 차라리 직장 다니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이것저것 기회비용을 고려한다면요.

 

투자금 회수가 예전에는 1~2년인데 요즘은 3~5년 정도 걸린다고 쓰셨습니다.

 

자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장사 잘된다고 소문나면 우후죽순처럼 생기거든요. 웬만한 장사는 3~5년 정도 하면 투자금을 뽑지만 잘 되는 장사는 1년도 안 되어서 후발주자가 생겨요. 제주만 해도 카페가 4~5년 사이에 몇십 배가 늘었습니다.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으면, 후발주자에게 밀리죠. 시설, 인테리어 이런 데서 지니까요. 그리고 장사가 잘되면 건물주라는 무서운 사람이 나타나요. 장사가 잘 되고 2~3년 차에 접어들면 건물주가 연장을 안 해 주죠. 만약에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자신이 없으면 임대차 계약할 때도 장기로 해야 하죠. 

 

제주에 커피숍이 많으면 회계 상담하는 고객도 많이 늘었겠네요.

 

아니에요. 망하는 회사도 늘고, 회계사도 많이 늘었어요. (웃음) 요즘은 제주 이주 열풍이 조금 죽었어요. 밖에서 보면 제주 생활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관광지로 보면 좋지만, 사는 건 다릅니다. 실제 삶은 더 치열해요. 육지에서 와서 할 수 있는 게 한정되다 보니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요. 급격히 늘었죠. 공급이 많으면 시장 파이가 줄어드니, 자영업의 무덤이 되죠. 다시 돌아가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프렌차이즈, 동업, 인사에서 고려해야 할 것

 

창업할 때 많이 고려하는 게 프렌차이즈입니다. 프렌차이즈는 회계로 접근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대기업이 프렌차이즈를 두는 이유가 뭘까요. 직원을 뽑아서 운영하는 것보다 가맹점 모집하는 게 나으니까요. 돈이 되면 직영을 하겠죠. 가맹점은 본점보다는 절대 많이 벌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 프렌차이즈 생각할 때는 본사가 얼마나 돈을 버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본사가 돈을 못 벌면, 가맹점도 못 벌어요.

 

아내가 모 프렌차이즈를 하고 싶어 설명회에 따라간 적이 있어요. 본사가 제시한 이익이 업계 평균보다 높다고 했지만, 제가 계산해 보니 여러 기회비용을 따졌을 때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직장에 다니는 게 낫더라고요. 물론 프렌차이즈가 독립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망할 확률이 낮겠지만, 역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힘들어요. 프렌차이즈가 직원을 고용했을 때 쓰는 인건비 정도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많은 직장인이 사장님을 꿈꾸잖아요.

 

매출 1~2조 내는 대기업에 다녔던 분들이 장사를 우습게 알고 시작하기도 해요. 직장에서 했던 걸 생각하면 안 됩니다. 보통 대기업에서는 인사면 인사, 총무면 총무, 회계면 회계, 이렇게 한 분야 많아야 두 분야를 하잖아요. 사업, 장사는 종합예술이거든요. 인사, 생산, 구매 다 해야 해요. 그러니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사업은 어려워요. 이전에 다닌 회사가 얼마나 크고, 스펙이 어땠는지는 장사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자영업에 맞는 준비를 따로 해야 합니다. 저만 해도 회계 법인에서 컨설팅하는 것과 독립해서 자영업자를 상대로 컨설팅하는 것은 분야가 완전 다르고 쓰는 지식도 다르거든요.

 

동업의 위험성도 경고하셨습니다.

 

저도 두 번 헤어지고 지금은 세 번째 동업 중인데요. 보통 동업은 돈이나 인력, 능력이 부족해서 시작하죠. 손실 날 때는 불만이 없습니다. 손실이 반으로 줄어드는 거니까요. 오히려 이익이 날 때 문제가 생겨요. 내가 더 많이 했는데 왜 저 사람이 반을 가져가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사람은 남보다 자기가 더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식으로 신뢰가 안 생기기 시작하면 깨질 일만 남아요. 책만 해도 그래요. 공저한 분은 알 거예요. 공저가 얼마나 힘든지.

 

장사에서 중요한 게 인사인데요. 열심히 안 하는 직원은 어떻게 하시나요.

 

창업은 자금과 인사가 핵심인데 그중에서도 인사가 더 중요해요. '울지 않는 새'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오다 노부나가는 '벤다(죽인다)’고 말했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 때까지 새를 달래준다'고 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라고 대답합니다. 저도 울 때까지 기다리는 편입니다. 열심히 안 하는 이유는 동기부여가 없어서죠. 아이 4명을 키우면서 조직 관리를 생각해보는데요. 재능이 모두 다르지만, 좋아하는 건 다 열심히 하거든요. 문제는 부모가 자식이 좋아하는 걸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학원 보내고 강요하면 열심히 안 해요.

 

직원도 똑같습니다. 사장이 강조하는 것과 직원의 관심사가 다르면 열심히 안 해요. 직원이 뭘 잘하는지를 계속 보고 발견할 때까지 기다리면 대부분 다 열심히 합니다. 물론 열심히 하는 문화에 안 맞는 사람은 있어요. 이런 사람은 회사를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다른 데로 가는 게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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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쓰는 이유

 

어떤 계기로 제주로 가셨나요.

 

드라마에 속았죠. 고향은 전라도이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했어요. 회계 법인에 있을 때였어요. 1월부터 제일 바쁜데, 야근하다 힘드니까 “내 사업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기로 마음먹고, 어디서 할지를 고민했죠. 서울은 시장은 넓은데 회계사가 워낙 많았어요. 고향인 전라도는 성장성, 전망이 안 좋았습니다. 제주도에는 처가가 있었어요. 특별 자치도가 되기 전이었는데, 특별자치도가 되면 개발되고 변화가 일어날 테니까 새로 사업하는 사람이 깃발을 꽂을 만했어요. 드라마 이야기는 농담이고 발전 가능성을 보고 왔어요. 그리고 누구나 제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있을 거예요. 여기서 많은 걸 얻었어요. ‘홍대리’ 시리즈도 나왔고, 아이도 4명 모두 여기서 얻었으니까요.

 

‘홍대리’ 시리즈가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뒤로 바뀐 게 있을까요.

 

아주 많이 바뀌었어요. 이전에는 한 예로, 책이 돈이 되는지를 따졌어요. ‘홍대리’ 시리즈 전에도 책을 몇 권 냈는데, 책 팔아서 돈이 안 되더라고요. (웃음) 책 팔아서 억 단위로 버는 저자는 1년에 한두 명이 있을까 말까예요. 책을 쓰려면 집필 기간만 1~2년이고, 5~10년 정도 경험이 쌓여야 하죠. 그렇게 힘들게 쓰는데, 소득은 미미해요. 그래도 책이 나오면 뿌듯하니까 썼죠. 그런데 ‘홍대리’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책처럼 파급력이 큰 게 드물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인생에서 세 가지를 봅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하면 좋겠고. 주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사회가 조금 더 아름다워지는 데 일조하면 좋겠어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게 책이었습니다. 특히 세 번째인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데 책이 중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전문작가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책을 쓰고, 또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년에 책 천 권을 읽는다고 하셨는데요.

 

1.000이라는 숫자가 중요하지는 않아요. 한 권을 읽어도 이해하고 저자와 공감해서 삶에 지혜를 쓰면 충분하죠. 제가 천 권을 읽는 이유는 가능한 많은 사람과 만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가 노벨문학상,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람을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책으로는 가능해요. 가장 경제적인 투자입니다. 저는 300쪽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얻어서 그걸 인생에서 쓰면, 나머지는 안 읽어요. 발췌독이죠. 고전이나 문사철은 집에 놔두고 계속 읽지만요.

 

앞으로 계획은?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어요. 프롤로그에도 쓴 말인데, 사부와르 비브르(Savioir Vivre)라고 우리나라 말로 하면 “삶을 삶답게 산다”는 뜻이에요. 프랑스 사람들이 이해 못 하는 게. 백만장자가 햄버거 먹으며 일하는 거예요. 미국이나 우리나라 사람은 시간 절약하려고 삶을 포기하거든요. 가족, 직원, 고객 등 사람을 행복하게 해야 하지만 누군가의 삶을 희생하는 건 반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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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 손봉석 저 | 다산북스
사장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하면서 모은 엑기스를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는 상담하면서 만난 사장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모아 장사를 시작할 때 따져봐야 할 것들, 매출을 높이고 이익을 남기는 다양한 방법들, 세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등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필수 정보들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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