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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인 “남편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먼저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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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결혼을 안 했으므로 남편의 심리와는 무관하다”라거나 ‘남편의 본성이면 남자들만 보는 책인가 보지?’라는 식의 생각이 들거들랑, 부디 회개하고 생각을 고쳐 잡숫기 바란다. 남편의 본심이라고 쓰고, 인간의 본심으로 읽는 것이 바로 이 책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세상의 모든 책장수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니, 어찌 됐든 뉴스에 탁해지고 오염된 마음, 본 책으로 정화하기 바란다.” 『남편의 본심』의 저자 윤용인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책 추천의 변’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조금 뻔뻔하다. “잦은 손가락 클릭은 류마티스 관절염 예방에 최고”라며 인터넷서점 구매 페이지를 링크해 놓았다. 이토록 껄렁한 제스처라니, 과연 전직 딴지일보 기자답다. 『남편의 본심』은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에 3년 동안 연재한 윤용인의 칼럼을 재구성한 에세이다. 단숨에 읽을 만큼 재밌기도, 그러나 씁쓸하기도 하다. 저자의 말마따나 이 책은 아내, 남편들만을 타깃으로 정하지 않았다. 외로운 사람이 비단 남편뿐 일까. 남편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는 고통스럽고, 지켜 보는 사람들도 답답하다. 윤용인은 “우리 남편들 힘드니까, 좀 봐줘요. 잘해주세요”라는 응석받이를 요구하기 위해 글을 쓴 게 아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이해해야 하고 ‘자기 돌봄’이 가장 중요하다고 속삭인다. 어쨌거나 『남편의 본심』을 읽은 독자들은 말한다. “어머, 어쩜 좋아. 전부 내 남편 이야기네.” “남편의 뜬금 없는 행동, 이런 뜻이었어?”

『남편의 본심』의 저자 윤용인을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여행사가 있는 마포의 한 빌딩을 찾았다. 여러 지면을 통해 그의 칼럼을 호기심 있게 읽은 터라 사뭇 친근감을 느끼려는 순간, 글에서 느낀 인상과는 퍽 다른 모습에 흠칫 놀랐다. 조금도 과장되게 말하지 않는 말투에 진지함까지. 솔직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니라 원체 꾸밈말을 쓰지 않는 느낌?! 유머러스한 저자를 상상하고 온 필자는 잠깐 당황했지만, “원래 작가의 성격과 문체는 다르지 않냐”는 저자의 대답에 이내 수긍했다. 어찌됐든 이번 저서는 ‘아내가 알지 못하는 남자의 속마음’ 즉, 남편의 본심을 적나라하게 털어놓은 책이니, 결혼 20년 차를 맞은 저자 윤용인을 살짝 탐색하기로 해본다. <딴지일보> 기자와 사업국장을 거쳐 여행 전문 웹진 ‘딴지관광청’을 창간했고, 2003년에는 여행컴퍼니 ‘노매드 Media & Travel’를 설립했다. 그리고 여기서 밑줄 쫙. 윤용인은 타고난 천성이 사람에 대한 관심, 심리학에 대한 흥미가 많아 오랫동안 관련 서적을 탐독했고 명상, 상담, 치유 프로그램 등을 경험했으며 가톨릭 신자지만 대학원에서 불교상담학을 공부했다. 사람 관찰을 즐기는 까닭에 펴낸 책들은 모두 심리에세이. 『사장의 본심』, 『어른의 발견』, 『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를 집필했고 이번에 출간한 『남편의 본심』은 일회성으로 진행됐던 칼럼이 좋은 반응을 일으키면서 탄생한 책이다.




자녀의 사춘기 지켜보며 자각했다

“3년 전쯤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는데, 때마침 ‘남자의 편견’이라는 주제로 칼럼 제안이 들어왔어요. 가볍게 썼는데, 반응이 좋으니까 한 번 더 쓰자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3년 동안 연재하게 됐고 이번에 책으로 묶은 거예요. 원래 글을 쓸 때, 나의 지금 현재 상황이나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요. 『사장의 본심』도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직원들과의 갈등을 소재로 쓴 거였고요. 사장이라는 사람도 하나의 노동자일 뿐이지 특별한 게 별로 없거든요. 권력가가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고, 『남편의 본심』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썼던 글이에요.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힐링’이라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는데, 글의 힘으로 저는 힐링한 거죠.”

처음 대학원에서 ‘집단 상담’이라는 과목을 접했을 때, 윤용인은 다소 시큰둥했다. 평소 상담의 힘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면서 집단 상담이 주는 치유의 힘을 깨달았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들이 집단 상담을 통해 변하는 것을 보고, 발설의 능력을 몸소 체험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남편의 본심』은 미처 언어로 발화하지 못하고 감정의 씨앗으로만 남은 남자의 마음을 펼쳐 보인 책이다.

“책을 쓸 때, 둘째 아이가 사춘기를 겪었어요. 전혀 예기치 않았던 무서운 10대 아이의 예측불허 행동이 나타나면서 우리 가정에 지옥이 닥친 거죠.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서 서로를 어려워하고 비난했는데, 아내가 심리 공부를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진작에 명상, 심리 공부에 심취했었지만 아내가 제가 하는 걸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주 적극적으로 심리 공부를 하고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많이 변했어요. 어떤 면에서는 고맙더라고요. 같이 심리 공부를 하다 보니 공통 주제가 생겨서 이야깃거리도 많이 생기고, 서로의 대화법에 대해 피드백도 주고 받고…. 둘째 아이가 저희를 성장시켜주는 계기를 만들어준 거죠.”

아내는 스스로가 어떤 엄마인지를 되돌아 보기 위해, 유년시절의 자신을 상기하고 스스로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를 변하게 하기보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방향에 가치를 두고,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아내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깨달았고, 남자이자 남편인 자신의 본심을 보다 보니, 스스로의 삶, 주변을 더 진지하게 돌아보게 됐다.

“예전에 심리학에 한창 빠져있을 때는 프로이트, 칼 융에 관심이 많았고 지적 욕구도 상당했어요. 그런데 불교철학, 불교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런 기계적이고 분석적인 부분보다는 사람을 보는 시각, 세상의 흐름에 대해서 좀 더 넓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됐죠. 과거에는 개별적인 접근으로 심리의 배경을 파악하고 해석하려고 했다면, 세상은 사람은 공식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종교는 가톨릭이지만 불교철학을 공부하면서 저 스스로도 많은 선물을 받게 됐죠.”

열아홉, 열다섯 아이의 아빠가 된 저자는 20년 결혼생활을 통해 얻은 지혜, 노하우를 말하고자, 『남편의 본심』을 쓴 것이 아니다. 화목한 부부가 되는 법, 잉꼬부부가 되는 법을 설파하려는 의도도 없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상대에게 갖는 기대는 모두 나의 욕망일 뿐. 실망하고 욕망하는 건 변함 없는 법칙’이라는 사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 인가. 받아들이고 인정하라고? 하지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까.

“심리 상담가들은 내담자와 상담할 때 상대가 말하는 언어만을 주시하지 않아요. 비언어적인 신호, 즉 흔들리는 눈빛이나 안색, 상대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죠.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에요. 상대의 비언어적 신호를 부부 각자가 얼마나 잘 관찰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물론 남자들의 사인은 여자들보다 훨씬 단순해요. 아시잖아요. 남편이 입맛이 없다고 하면 그게 뭔 뜻이겠어요. 아이한테만 신경 쓰지 말고 나한테도 좀 신경 써달라는 거죠. 돌이켜보면 저 역시 젊었을 때 아내가 보내는 신호를 해석하는 데 많이 서툴렀어요. 이제야 조금씩 보이는 거죠.”




대화의 농도는 훨씬 진해졌다

요즘 중년 부부들은 집에서 단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를 할 때도 함께 TV를 볼 때도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손가락에 꼽힌다. 이제는 적응이 돼서 불편하지도 않다는 ‘대화의 단절’.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하나의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에도 그런 현상들은 있어요. 서로 너무 잘 아니까, 어떤 주제로 깊이 이야기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거죠. 각자 자기 방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다행인 건 평일은 각자의 삶을 살다가 주말에는 그래도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요. 일요일에는 딸하고 동네 시립도서관에 가서 같이 공부해요. 전 글을 쓰고 아이는 책을 보다 던지. 답답할 때는 북 카페를 가기도 하고 저녁까지 해결하고 오죠. 아내도 같이 갈 수 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원하니까 집에서 쉬라고 그래요. 하지만 이게 정답이 아닌 게, 우리 식구들은 공통적으로 책을 보는 걸 좋아하니까 패턴이 유지되는 것이고, 등산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산에 오르는 게 좋은 방법이죠. 공통적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뭔가를 찾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아랫집 두 부부는 산책하는 걸 즐기고, 위층의 나이든 형님 부부는 종교생활을 그렇게 열심히 해요. 그들만의 방식인 거죠. 그런 무언가를 같이 찾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느새 결혼 20년차, 윤용인 부부. 서로 바쁘니 대화할 시간은 줄었지만 대화의 농도는 훨씬 진해졌다. 예전에는 이야기 중간에 상대의 말본새에 상처를 받아 부부 싸움으로 결론이 나거나 자기 말만 앞세우려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제는 한 쌍의 거북이처럼 느긋하게 대화의 과장 자체를 여유 있게 바라본다고 한다. 저자는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꾹’하고 누른 후, ‘탁’하고 놔버릴 수 있게 된 건 세월의 힘, 시간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남북전쟁보다 치열했고 한국전쟁보다 격렬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퍽퍽 소리를 내기도 하고…. 제가 ‘박 터치게 싸우고 머리 나쁜 새처럼 화해해라’라는 말을 책에 썼는데, 어느 순간 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걸 즐기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싸우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오전 11시쯤 싸웠으면 보통 저녁 때까지 갔는데, 이제 오후 3시쯤 되면 ‘어디 가서 외식할까’ 그런 모드로 전환이 돼요. 어떻게 보면 성격인 거 같아요. 제가 뒤끝을 오래 갖고 가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엄청 화나는 일이거든요. ‘나는 아직 화가 덜 풀렸는데 왜 너만 쿨한 척 해?’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잖아요. 억울할 수 있죠.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거죠. ‘이 사람은 원래 성격이 이렇구나’. 확실히 싸움도 경험에서 터득이 되는 거 같아요.”

저자는 때때로 아내에게 무척 고마운 감정을 느끼곤 하는데,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얼굴에 팩을 해줄 때가 아니다. 물론 상대가 챙겨줄 때 고마움을 갖지만 마음 깊이 감동할 때는 끊임 없이 자기 성장을 하려는 아내의 모습을 볼 때다.

“저한테 잘해줄 때가 고맙지만 잘해준다는 게 365일 잘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기대할 수도 없는 거죠. 아내도 저처럼 성장하고 있는데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보통 성장보다는 정체, 자기 만족에 빠지게 되고 퇴보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끊임 없이 자기 성장을 하려는 모습들 속에서 자극을 받거나 존경의 마음을 품을 때가 있어요. 자기가 이야기한 것은 게으름 없이 끝까지 추진할 때, 자신에 대해, 세속적인 외부 환경에서 초연한 모습을 볼 때가 제일 고마워요. 저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스님이 말씀하신다. 결혼한 사람은 늘 자신을 돌아보라고. 내 속의 화를 들여다보고, 화가 쌓이지 않게 연습하고, 상대에게 말로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라고. 이 말씀에 아내는 밑줄을 그었고, 나는 그 밑줄에 크게 공감했다. 살아본 경험으로 반추해볼 때 문제는 나에게 있었지 상대에게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아내가 자신을 먼저 챙기기 위해서, 자신의 상처를 먼저 위로하기 위해서 만드는 시간의 분주함이라면 일주일 내내 밥을 차려주지 않더라도 불만을 표현할 의사는 손톱만큼도 없다. 그것은 아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편이 자신의 마음과 몸의 건강을 알아서 잘 챙기며 그것을 위해 며칠간의 워크숍에 참가한다 해도 아내는 그것이 장기적으로 가정과 부부의 평화에 유익한 것이라 생각하며 자기 돌봄에 열중할 것이다. (p.109)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는 사람

『남편의 본심』은 남자들의 사소한 속성들을 이야기하면서 결국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말하고자 한 책이다. 오래 전부터 결혼이라는 제도를 마뜩잖게 생각한 저자는 황혼이혼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반드시 잉꼬부부가 되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금 나와 20년 넘게 산 사람과 같이 늙어가는 입장인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이지, 화목한 부부의 전형적인 모습을 따라야 한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앞으로 20년 더 살았는데 우리가 각자 따로 떨어져 사는 게 행복하다면 그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 만나 산다는 게 아니니까, 서로 친구처럼 만나면서 보살펴주기도 하고요. 결혼이라는 속성이 인간을 안정시키고 서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일 수 있고, 또 아이가 태어나면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우리 사회가 황혼이혼을 꼭 안타깝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어요.”

아직도 우리 부부는 많이 다투고, 상처를 주고받는다. 비록 다툰 만큼 화해하고, 상처를 주고받은 만큼 위로와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결혼은 참 어렵고 부부 관계는 날씨처럼 늘 변덕스럽다. 상대만 잘하면 가정은 행복할 것 같고, 나만 건드리지 않으면 집은 언제나 평화로울 것 같은데 모든 것이 내 마음 같지 않다. 다만 위로가 되는 것은, 결혼 일 년 차보다 5년 차 때, 그보다는 10년 차일 때, 그리고 바로 지금 20년 차일 때 부부는 자신의 속과 서로의 속을 좀 더 잘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알아차림 속에서 어떻게 대화를 해야 나와 상대에게 모두 득이 되는지도 헤아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감히 말한다면, 부부간의 관계에서 이고득락(離苦得樂)의 고지가 보이는 느낌이다. 조금만 더 싸우면서 이 길을 가노라면, 쑥스러운 미소를 서로에게 보내면서 함께 있어서 든든하고 행복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 예감은 늙어가는 결혼 생활의 유일한 보상이자 훈장이다. (p. 215~216)
『남편의 본심』『사장의 본심』을 썼으니 이제 ‘아빠의 본심’을 쓸 차례냐고 물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는 저자. 최근에 『남편의 본심』을 읽은 대학원 지도교수님이 “아빠의 본심을 써보라”고 제안했는데, 이렇게 또 한 번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마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수님의 둘째 아이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아빠로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아빠의 본심’을 쓰게 된다면 많이 울 것 같네요.”

“지금도 여러 책을 준비 중에 있어요. ‘마흔 넘어 해야 할 스물세 가지’라는 가제로 2년 넘게 붙잡고 있는 책도 있고(웃음).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수행, 힐링이에요. 얼마나 수행을 꾸준히 성실하게 잘해나갈 것인가가 숙제죠. 구체적으로 나를 객관화시키는 작업과 세상이 흘러가는 것을 동요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것을 수행이라고 하는데, 이게 목표고 가장 큰 관심사에요. 그리고 좀 더 심층화된 내 글을 한 번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책을 내면서 한 번쯤은 온전하게 책 작업에만 몰입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저자 윤용인은 대답했다. “’살아보니 책임감 하나는 확실한 사람이었구나’ 이 정도요? 그리고 끊임 없이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갖고자 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아빠 윤용인’의 모습도 궁금했지만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힌트를 주자면 『남편의 본심』의 들어가는 글에 적힌 글귀,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들에게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선물한다’. 미사어구 하나 없는 이 글귀가 왠지 찡하다. 아마도 여지없이 윤용인의 다음 책은 ‘아빠의 본심’이 되지 않을까, 홀로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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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본심윤용인 저 | 디자인하우스
남편이 TV에 꿀이라도 발라둔 것처럼 묵묵히 화면만 바라보고 있더라도 지금 남편의 마음속에는 나비가 100마리쯤 날아다닌다. 말이 되어 튀어나오지 못하는 사연의 파편들과 말주변 없어 정리하지 못하는 생각의 조각들이 폐와 간과 콩팥과 심장 여기저기에서 제각각 꿈틀거린다. 그것들을 차분히 모아서 퍼즐처럼 맞춰본 사연 덩어리가 바로 《남편의 본심》이다. 아내는 남자를 모른다. 남편도 아내만큼 복잡하다. 강한 척하는 남자들도 사실은 더없이 이해받고 싶다. 남편이라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었을 내밀한 속내가 이 책에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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