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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영 “롱보드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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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 열풍’이 뜨겁다.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일명 ‘롱보드 여신’의 영상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TV 광고와 뮤직비디오에도 롱보드가 등장했다. 이효리, 황치열, 남규리 등 롱보드의 매력에 빠진 연예인들의 모습도 공개됐다. 낯선 스포츠였던 롱보드는 점차 트렌디한 취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높아지는 관심에 비해 강습 커리큘럼은 부족한 상황, 이에 롱보더 권도영은 “입문자를 위한 테크닉부터 마인드까지” 모두 담아 책 『롱보드 라이프』를 출간했다.
 
보더들 사이에서 ‘갓도영’이라 불리는 저자는 국내외 롱보드 대회의 수상자이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다. KBS 공익 광고, LG와 쏘카의 CF, XTM의 프로그램 등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라이딩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롱보드란 대체 무엇인지, 어떤 매력이 있으며, 어떻게 즐기고 타야 하는지” 소개하고 싶어 『롱보드 라이프』의 집필을 시작했고 “당신의 삶을 바꿔줄 롱보드의 매력”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국내 최초, 유일의 ‘롱보드 가이드북’인 『롱보드 라이프』는 롱보드의 유래와 구성, 장르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국내외 38인 롱보더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까지 알차게 담았다. 책에 담긴 큐알코드를 활용하면 권도영 저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라이딩 스킬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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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롱보드를 만났어요

롱보드의 인기를 체감하시나요?

제가 2012년부터 롱보드를 타기 시작했는데, 그때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스팟에 가보면 보드를 타시는 분들의 숫자도 늘어났고요. 보드 씬이나 관련 카페에서 주최하는 축제나 대회에 참여하는 인원도 많아졌어요. 씬이 커졌다는 게 느껴져요.
 
 
주로 찾아가시는 스팟은 어디인가요?

원래는 반포 스팟을 자주 갔어요. 달빛 광장 옆쪽에서 보드를 탈 수 있었거든요. 그곳에서 처음 보드를 시작하고 계속 탔는데, 지금은 주차장으로 바뀌어서 보더들이 반포대교 옆쪽에서 타고 있어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모가 있을 때 찾아가는 편이에요. 여전히 반포 크루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현재는 의정부 인근에 살고 있어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서울 스팟에서 타고 있고, 지인들이 있는 지역의 스팟들을 찾아가기도 해요.

 

롱보드를 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예전에는 딱히 취미가 없었고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었어요. 삶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취미거리를 찾기 시작했고요. 마침 지인이 보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놨더라고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스포츠였지만 재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책에서 이야기했다시피 보드는 크게 스케이트보드, 크루져보드, 롱보드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처음에 저는 인터넷으로 관련 커뮤니티에 다 가입하고, 시승해볼 수 있는 크루를 찾아가서 한 번씩 다 타봤어요. 그런데 저한테는 롱보드가 제일 편하고 재밌더라고요.

 
처음부터 롱보드에 매력을 느끼셨어요?


네, 처음 탔을 때부터 너무 재밌었어요. 그때는 기술 같은 건 하나도 할 줄 몰랐고, 보드 위에 발을 올리고 앞으로 가는 연습만 했었어요. 멈출 줄도 몰라서 보드 위에서 뛰어내렸었죠. 그런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생각보다 속도감도 있고, 그러면서도 안정적이었어요. 크루져보드를 탔을 때는 무서웠거든요. 크루져보드는 사이즈가 작으니까 그 위에서 중심 잡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그런데 롱보드는 더 크잖아요. 그래서 시작하기에 부담이 없었어요. 그냥 앞으로만 가도 재밌더라고요.

 
최근 들어 롱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SNS나 인터넷에서 여성 롱보더들의 영상이 화제가 됐잖아요. 그걸 보면서 ‘저게 뭐지?’ 하고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영상들을 보면 편하게 타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잖아요. 스케이트보드처럼 위험해 보이는 트릭 위주가 아니고요. 그러니까 ‘저 정도는 나도 해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드셨을 것 같아요. 편해 보이고 자유로워 보여서 관심이 많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영상을 공유하시잖아요. 촬영은 어떻게 하세요? 다른 보더가 뒤따라가면서 찍어주나요?


맞아요. 제가 처음에 보드를 타기 시작했을 때는 서로 영상을 찍어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관련 브랜드나 샵에서 특별히 잘 타는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들이 간혹 나왔었고요. 그런데 보드를 타다 보니까 ‘잘 타지 않더라도 영상을 촬영하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시절부터 기록이 남으면 추억도 되고 좋잖아요. 저는 그런 기록을 제대로 못 남겼다는 아쉬움도 들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어서 매주 영상을 업로드했고, 그걸 본 사람들도 촬영 영상을 올리게 했어요. 그러면서 촬영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서로에게 촬영을 부탁하는 일도 자연스러워지고요. 예전에는 조금 더 전문분야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대중적으로 더 쉽게 다가오게 된 거죠.

 
셀프 촬영도 가능한가요?
 
같이 보드를 타는 사람이 뒤에 따라오면서 찍어주는 게 제일 좋기는 한데요. 그럴 수 없는 상황이거나 혼자 촬영하고 싶을 때는 셀카봉을 들고 찍는 경우도 많아요. 아니면 한 자리에 삼각대를 고정시켜 놓고 그곳까지 가는 모습을 찍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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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보드는 부수셔도 됩니다

롱보드를 타면서 세계여행을 하셨죠?

지난해에 7개월 넘게 아시아, 유럽, 남미, 북미를 여행했어요. 그 전 해에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를 2주 정도 다녀왔고요. 올해도 유럽에 잠깐 갔었고, 10월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서 가게 됐어요. 2년 전에는 대만에서 초청해줘서 간 적이 있고요. 

 

보더들의 유대감이 끈끈한 것 같아요. 롱보드를 계기로 여행을 떠나거나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롱보드는 마이너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서로 오픈 마인드인 것 같아요. 영상을 공유하면서 해외 보더들과 SNS를 통해서 연락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친해지면 실제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죠. 그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됐다고 포스팅을 하면 연락해서 만나기도 하고요. 저는 해외에 갔을 때 보더의 집에서 묵기도 하는데, 그렇게 계속 어울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넷, SNS가 발달돼 있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끈이 있는 거죠. 그 안에서 롱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쉽게 마음을 여는 거고요. 같은 걸 좋아하니까요.

 

크루를 찾아가면 보드를 직접 타볼 수 있나요?


네, 크루에는 여러 사람이 있고 보드의 종류도 다양하잖아요. 보더 분들이 자기 보드를 빌려주면서 다 타보라고 해요. 그러고 나서 자기한테 맞는 걸 찾으라고요. 각자 재밌게 느끼는 게 다르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드를 샀다가 나중에 자신한테 더 잘 맞는 걸 찾으면 다시 사야 하잖아요. 저도 사람들이 ‘보드 타 봐도 돼요?’라고 물어보면 부숴도 된다고 해요(웃음). 편하게 타라고요. 실제로 부숴도 상관없어요. 어쨌든 저는 스폰을 받고 있으니까 다시 보드를 받으면 되고, 보드라는 게 아껴가면서 탈 수는 없는 거잖아요. 기술을 연습하다 보면 넘어뜨리기도 하고 바닥에 많이 닿기도 하죠. 그래서 마음 편히 타 보시라고 해요.

 

취미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유지비용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롱보드의 경우는 어떤가요? 비용이 많이 드나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취미는 아닌 것 같아요. 사실 각양각색이긴 하죠. (보드의) 가격대가 다양하기도 하고, 장르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크루징(주행)만 한다면 하나의 보드를 가지고 평생 탈 수 있어요. 프리스타일이라는 장르 속에는 댄싱과 트릭을 하게 되는데, 트릭의 비중이 적고 댄싱 위주로 한다면 보드가 망가지지 않는 한 하나 가지고 쭉 타면 돼요. 제가 생각할 때 비용이 제일 많이 드는 장르는 프리라이딩이에요. 산에서 내리막을 타는 건데, 바퀴가 닳는 속도가 빨라요. 프리스타일은 바퀴가 닳을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프리라이딩은 바퀴를 닳게 하면서 속도를 줄이면서 즐기는 거예요.

 

‘다운힐’이라는 장르와는 다른 건가요?


조금 달라요. 똑같이 언덕에서 타기 시작하는 건데, 다운힐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누가 빨리 내려가는지 겨루는 거예요. 그래서 얼굴을 다 덮는 헬맷과 수트를 착용하고 타야 다치지 않죠. 아무래도 보호 장비를 구비하는 비용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바퀴가 닳을 일은 없어요. 프리라이딩의 경우는 바퀴를 닳게 하는 기술을 쓰기 때문에 계속 바퀴를 갈아줘야 하고요. 바퀴 한 세트를 교체하는데 5~6만 원 정도가 드는데, 정말 많이 타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 달에 한 번 바꾼다고 해서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닐 거예요. 그런 점에서 롱보드는 돈이 많이 드는 취미는 아닌 것 같아요.

 

다수의 대회에서 댄싱/프리스타일 부문 수상을 하셨어요. 주력 장르가 댄싱/프리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치신 적은 없나요?


한 번 팔이 부러졌던 적이 있어요. 작년에 세계여행을 하면서 콜롬비아를 갔을 때였는데요. 거기에서 찾아갔던 스팟은 프리라이딩, 다운힐을 하는 곳이었어요. 제가 원래 타던 장르를 하는 데가 아니었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하려다 보니까 사고가 났죠. 팔꿈치 뼈 끝이 살짝 부러졌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입문자의 경우에는, 달리는 보드 위에서 발 동작을 바꾸는 데 두려움을 느낄 것 같아요.


그래서 스텝을 옮기는 것부터 배우지 않아요. 보드와 친해지는 것부터 배우다가 발을 옮기는 걸 배우는 과정으로 차근차근 넘어가죠. 발을 옮기는 게 무서우신 분들은 잔디밭 위에서 연습을 하기도 해요. 움직이지 않는 보드 위에서 시작하는 거죠. 그래도 저는 움직이는 보드 위에서 연습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속도를 최대한 낮춰서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연습을 시작한 후에 조금씩 어려운 단계로 가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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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롱보드를 선택하는 방법


롱보드 입문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나요?


어떤 목적으로 롱보드를 즐기고 싶은지, 각자의 목적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제 경우에는 보드 커뮤니티를 다 찾아갔었고, 그게 좋은 방법 같기도 해요. 말씀드렸다시피 크루져보드, 스케이트보드, 롱보드로 나눌 수 있는데 롱보드는 크루져보드나 스케이트보드에 비해서 안전하고 배우기 쉽다고 생각해요. 스케이트보드 같은 경우에는 알리(Ollie)라는 기술 하나를 배우기 위해서 많은 시간 동안 동작을 반복해야 하고,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기술을 터득해야 더 어려운 기술을 할 수 있어요. 그만큼 성취감이 크기도 한데, 롱보드보다 더 많이 다치기도 하죠. 격한 맛이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기술들이 많거든요. 크루져보드나 롱보드 같은 경우는 장애물을 필요로 하지는 않아요. 스케이트보드는 장애물을 만들어서 가지고 놀죠.

 

크루져보드는 스케이트보드와 크기가 비슷한가요?


아뇨, 크루져보드가 확실히 더 작아요. 그런데 롱보드, 스케이트보드 보다 값이 낮아요.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거죠. 저는 가장 무서운 게 크루져보드였어요. 크기가 작아서 다리만 올려놔도 남는 공간이 없거든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물론 잘 타시는 분들도 계시죠. 크루져보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서 처음에 접근하기는 쉬운데, 배우는 과정이 조금 더 어려운 느낌이 있어요. 스케이트보드나 롱보드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데 비해서 크루져보드는 조금 더 제한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첫 롱보드를 선택할 때 눈여겨봐야 될 부분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무난한 보드를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40인치 초반에서 중반 사이, 42~44인치 정도의 데크(보드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나무 판)로 양쪽에 킥(데크 양 끝에 솟아오른 부분)이 있는 걸 사시는 걸 추천해요. 트럭(데크와 휠을 연결해 주는 파트)과 휠(바퀴)은 샵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 가장 무난한 걸 사시면 될 것 같은데요. 조금 알려진 브랜드 제품을 사는 게 좋아요. 저렴한 제품들 중에는 안정성 테스트가 잘 안 된 것도 있거든요.

 

가지고 계신 보드는 몇 개나 되나요?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20~30개는 돼요.

 

종류 별로 다 갖고 계신 거예요?


네, 제가 오늘 가지고 온 보드는 양쪽에 킥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트릭이 가능한 거고요. 댄싱을 많이 하는 분들에게는 48인치 이상을 권해드려요. 제가 가지고 있는 보드 중에는 데크가 길어서 댄싱을 할 수 있으면서도 킥이 있어서 트릭도 가능한 게 있고요. 트릭을 조금 더 많이 할 때는 조금 더 짧은 데크를 써요.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도 가지고 있고, 다운힐 용도로 만들어진 데크도 있어요.

 

책에서 다양한 ‘롱보드 축제’를 소개해주셨는데요. 직접 기획하신 이벤트도 있더라고요. ‘LDL Party’를 개최하셨죠?


네. 한국에서는 ‘롱보드코리아’라는 카페에서 개최하는 대회가 제일 커요. (LDL Party를 기획할) 당시에는 트릭 위주로 하는 사람들보다 댄싱 위주로 하는 사람들의 점수가 조금 낮은 편이었어요. 댄싱 위주로 하시는 분들 중에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셨고, 그래서 우리끼리 모여서 놀자고 ‘LDL Party’를 만든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쟁하는 것과 순위 매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LDL Party’에 오시는 분들에게 그동안 해왔던 걸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요.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상을 정해서 모두에게 상과 경품을 줬고요.

 

화려한 기술을 뽐내는 것보다 스스로 즐기면서 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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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보딩 스팟’은…


롱보드를 자유자재로 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셨어요?


저는 굉장히 느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보드를 타는 것도 마찬가지였어요. 저랑 같이 보드를 시작했던 사람들이 다 저보다 빨리 실력이 늘더라고요. 제가 제일 느리게 배웠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지금은 보드를 타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냥 꾸준히 탔고, 제가 재밌는 것만 했어요. 그런데 저처럼 타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저처럼 잘 타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니고요. 제가 재밌는 것 위주로 했더니 조금 특별한 사람이 돼 있었어요.

 

권도영만의 스타일이 생겼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말 그대로 스타일이 생겨서 그때부터 인정을 받은 편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하는 트릭이나 기술이 비슷하거든요. 잘 타는 사람이 뭔가를 하면 그걸 보고 따라 하려고 하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초반에 다른 사람들보다 못 탔고, 계속 도전해도 실패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상관없어, 내가 재밌는 것만 하자’, ‘어차피 잘 타려고 시작한 것도 아니잖아, 재밌고 싶어서 탄 거지’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가서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우와’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하세요?


다르게 타서요. 저 사람은 보드랑 진짜 친하고 다른 사람이랑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다 보니까 그 기술들에 있어서 만큼은 숙련도가 높아진 거죠. 그러니까 잘 타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보드를 저렇게 타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요.

 

많은 광고와 방송에 출연하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가 있나요?


(아이돌 그룹) iKON의 「Airplane」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었는데요. 다 찍었는데 저희가 안 나왔어요(웃음). 그때가 기억나는 이유는,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밤에 촬영을 했거든요. 정말 좋은 스팟이잖아요. 한 번 활주로에서 타보고 싶었는데, 그때 촬영을 하면서 마음껏 탈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말씀처럼 정말 드문 기회예요. 그런데 당시 모습을 볼 수 없으니까,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


이번에 예스24에 게재된 영상도 활주로에서 촬영한 거예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활주로가 배경이에요.

 

활주로에서 촬영이 가능했어요?


원래 그 자리에 공항이 있었는데, 다른 공항을 지으면서 이용하지 않게 됐더라고요. 그러면서 활주로를 시민들한테 개방하고 공원으로 쓰게 한 거죠. 거기에 가면 언덕도 있고, 활주로도 있고, 광활하니까 (보더들에게) 스팟이 돼버린 거죠.

 

보더들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네요. ‘보딩 스팟’이라는 점에서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도 있나요?


방금 이야기한 베를린의 활주로는 진짜 추천할 만한 곳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 유럽에서는 그곳이 최고의 보딩 스팟인 것 같아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도 스팟이 많은데요. 바르셀로네타 해변도 정말 좋고요. 남미에서는 브라질 상파울로의 이비라푸에라 공원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스팟인 것 같아요. 일단 활주로만큼 굉장히 넓고요. 한 파트가 되게 길어요. 제가 보드를 조금 빨리 타는 편인데,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가는 데 1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그리고 실외인데도 불구하고 천장이 설치돼 있어서, 비가 오거나 더울 때도 보드를 탈 수 있어요. 공간이 넓기도 하고, 밤에는 불도 켜지고요. 그래서 보딩 스팟으로만 보면 이비라푸에라 공원이 최고인 것 같아요.

 

보드 씬에서 ‘갓도영’이라 불리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많은 입문자들이 ‘어떻게 하면 권도영처럼 탈 수 있는지’ 물을 것 같은데요. 어떤 대답을 들려주고 싶으세요?


저도 처음에 보드를 배울 때 남과 비교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나랑 같이 시작했는데, 저 사람은 잘 타는데 나는 왜 늘지 않지?’ 하고 생각하니까 재미없어지는 거죠. 그런데 혼자 탈 때는 앞으로 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밌어했거든요. 이제 막 보드를 시작하셨다면 잘 타는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보드 처음 배울 때 느끼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보드를 잘 탄다고 해서 그 즐거움이 커지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처음 배울 때 느끼는 재미가 더 클 수도 있어요. 새로운 걸 시작하는 거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재밌게 했으면 좋겠어요.

 

『롱보드 라이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롱보드 가이드북’이에요. 그만큼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집필하셨나요?


일단은 롱보드라는 취미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앞부분에 보드에 대해서, 그리고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어떻게 즐기는가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실으려고 했고요. 강의 영상에도 제가 쌓아온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담았어요. 보드를 배울 때 가장 기초적이고 쉬운 것부터 알려드리고 싶었거든요. 동시에 현재 롱보드 씬을 같이 즐기고 있는 보더들의 이야기도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터뷰가 많이 실려 있죠.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 이 씬을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담고 싶었어요.

 


 

 

롱보드 라이프권도영 저 | 보랏빛소
롱보드의 유래, 구성, 장르 등 기본 상식과 더불어 SNS나 여행, 축제 등 롱보더가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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