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들개이빨 “먹는 얘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웹툰 <먹는 존재>의 작가 ‘들개이빨’의 첫 에세이집 『나의 먹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꿔보’일 것이다. 의미가 아리송하면서도 귀여운 이 단어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의 준말.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꿔보라고 규정하며 “멋짐을 뽐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다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첫 번째 전략은 바로 “좋은...
View Article정재은 영화감독 “ 20년 동안의 기록, 그리고 사랑”
한 영화를 20년 간 사랑한다는 건 무엇일까? 아마 영화와 ‘내’가 함께한 시간을 기쁘게 겹쳐보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아끼는 마음이 모여, 아카이빙북이 발간됐다. 이번 책에는 원본 시나리오, 스토리보드, 스틸 컷 등 귀중한 자료와 함께, 권김현영, 강유가람, 복길 등 영화를 사랑한 필진들의 칼럼이 수록됐다. 태희,...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소설가 김지연, 실컷 울고 나면 도움이 되는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들을 태연한 표정으로 맞이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놓는 일도, 슬픈 일 앞에서 드러내놓고 펑펑 울어버리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그 순간마다 많은 마음들이 층층이 쌓인 것일 수도 있겠다고, 김지연의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를 읽으며 생각했다. 작가는 8편의 소설을 쓰며 인물들을 실컷 울게 해주고 싶었다고...
View Article이혼 전문 변호사 최유나 “이별에 집중해야 관계가 보이니까요”
“이별이란, 관계가 내포한 꽤 개연성 높은 결말일 수밖에 없다.” 숱한 이별을 지켜봐 온 이혼 전문 변호사 최유나의 말이다. 부부 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심지어 나 자신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만났기 때문에 헤어지고, 만남이 영원할 거라 생각할수록 이별은 앞당겨진다. 이러한 관계의 속성을 꿰뚫어 보았기에, 최유나 변호사는 묻는다. “내...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황인찬 시인 “시만의 기쁨을 아는 일”
연희동 스튜디오에 들어선 황인찬 시인은 창밖에 만개한 벚꽃을 보더니 “찍어도 되죠?”라고 물었다. 사진작가보다 셔터를 먼저 누른 시인. 카펫 위에도 풀썩 주저 없이 앉는 시인. 스스로를 ‘시 영업사원’이라고 칭하는 시인. 아직도 가끔 ‘문단의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되는 시인. 황인찬 시인과 그의 첫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을 두고 만났다.나는...
View Article[짓궂은 인터뷰] 보다 보면 살고 싶어질 거야 -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독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에세이가 출간됐다. 『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칼럼, 에세이, 스탠드업 코미디, 드라마 등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쓰는 윤이나 작가는 이 책을 두고 “장르 불명 인터랙티브 옴니버스 에세이”라고 명명했다.지난해 두 권의 에세이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View Article소설가 서수진 “국제 연애, 항상 쓰고 싶은 주제였어요”
호주인 남편을 둔 서수진 소설가에게 ‘국제 연애’는 언젠가 꼭 쓰고 싶은 주제였다. 연애라는 관계 안에 사회, 정치적인 맥락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국제 연애만큼 잘 보여주는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 뵙는 여자친구 어머니께 빗자루를 선물하겠다는 호주 남자 ‘데이브’. 남자친구의 가족을 만나는 자리에서 설거지하려는 한국 여자 ‘유진’. 두 사람의...
View Article이승훈 서울대병원 교수 "약의 정체를 알고 약을 신뢰해라"
2020년 여름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68화 ‘살면서 안 만나면 좋을 사람’ 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승훈 서울대학병원 신경과 교수가 대중의학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를 펴냈다. 456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술술 익힌다. 무서운 질병에 걸린 환자도 건강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책을 꺼내든 독자들도 “이런 책은 처음 본다”는...
View Article한무룡 "어른에게도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한무룡 저자국내 유일 독자적 인성 이론 및 실천 전문가 한무룡이 『성공하는 습관, 황금알을 낳는 비결이 인성이다』를 펴냈다. 전작 『3살 이전에 성공시켜라』, 『인성 훈련 365+성공으로 가는 길 세트』에 이은 신작으로 인성의 정의를 되짚어 보고 어릴 때부터의 인성이 왜 중요한지를 에세이로 풀어냈다. 한무룡 저자는 ‘인성’이라는 주제를 두고 20년간...
View Article'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 "우리 제품은 행복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수단일 뿐"
‘못난이’, ‘해피어마트’ 그리고 ‘해피어’. 브랜드 ‘오롤리데이’는 ‘누구나 해피어(행복한 사람)가 될 수 있다’를 모토로 제품을 만들고, 가치를 전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 컨셉이 명확한 제품 라인, 팬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까지 오롤리데이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 그래서인지 책 제안이 많았다. 박신후 대표는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다 문득...
View Article김달님 “나를 있게 한 사람들”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 책. 마음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책.’ 김달님 작가의 에세이를 읽은 독자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감상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먹먹하게 가닿는 글을 쓰는 작가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됐다. 백지 위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내내 ‘무엇을 더 쓸 수 있을까’고민했다는 작가. 그 막막함 앞에서 그는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했다. 자꾸만 글을 쓰고...
View Article이길보라 “청각장애인 대신 ‘농인’, 변화를 느낀다”
이길보라 감독 ⓒ김선혜영화 <코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순간, 이길보라 작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의 책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코다’를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처음 세상에 나온 2015년 이후로 ‘코다’를 아는 사람, ‘청각장애인’ 대신 ‘농인’이라 말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었다. 청인들을 고요의 세계로...
View Article알맹상점 공동대표 3인 “처음부터 돈 벌 생각이 없었어요”
(왼쪽부터) 양래교, 이주은, 고금숙 저자‘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는 곳. 그 목소리에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곳. 이곳은 알맹상점이다. 스스로를 ‘알맹러’라 부르는 이용자들은 직접 용기를 가져오거나 상점에 비치된 다회용 용기를 활용해 알맹이만을 사간다. 단순히 소비 행위만 이루어지는 공간은 아니다. 제로웨이스트라는...
View Article이상헌, 옥혜숙 “이것도 우리가 걱정했던 질문입니다”
이상헌, 옥혜숙 저자프랑스 시골 마을에 사는 옥혜숙, 이상헌 부부가 결혼 30주년을 맞아 에세이 『우린 열한 살에 만났다』 를 썼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사소했다. 작년 10월 말, 이상헌은 최백호의 노래 ‘부산에 가면’을 듣다가 문득 아내와 어릴 적부터 지나왔던 길과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더 잊히기 전에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소설가 정보라, 약한 독자는 기르지 않습니다
부커상(Booker Prize) 최종 발표를 2주 앞둔 날, 소설가 정보라를 만났다. 소설집 『저주토끼』로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뒤 그는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인터뷰 너무 싫어해요. 저는 다 자백했다고요.”로 시작된 대화. 올해 대학 강의를 그만둔 이야기부터 번역과 소설 작업, 시민 정보라에게...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최지인 시인, 땅에 발 딛고 선 시
‘끝끝내 살아낸 최지인 시인의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뮤지션 이승윤의 추천사처럼,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는 최지인 시인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 삶을 살아낸 기록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처럼, 시가 그리는 삶은 녹록치 않다. 직장 동료는 부당해고를 당하고, 사회 곳곳을 폭력과 죽음이 채운다. 그럼에도 땅에 발 딛고 일하며 ‘사랑’을 향하는 마음은...
View Article양선아 “암 환자들에게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
2019년 12월, 양선아 <한겨레> 기자는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SNS 자기소개란에 “열정과 긍정이 삶의 모토”라고 적곤 했던 그는 평소 ‘에너자이저’로 불릴 정도로 삶을 긍정하며 살아왔다. 30대 후반부터 유방 엑스선 촬영은 물론 초음파검사까지 꼬박꼬박해왔기에 40대 중반의 유방암 선고는 충격적이었다. 암 진단을 받은 날, 의사는 다급하게...
View Article드래그 퀸 모지민, 끼스럽고 아름다운 '모어'의 세계
“모어는 MORE고 毛魚(털 난 물고기)다. 나는 나를 남성이나 여성,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길 바라지 않는다.” 드래그 퀸 아티스트 모지민 작가는 첫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이태원 지하 클럽 의 드래그 퀸 공연부터 2019년 스톤월 항쟁 50주년 기념 뉴욕 무대까지 수많은 공연에서 끼를 발산해 온 아티스트 ‘모어’. 그간 털어놓지...
View Article이지선 “불행이 꼭 불행으로만 끝나진 않아요”
2003년 출간된 『지선아 사랑해』로 40만 독자를 만났던 이지선 작가가 새 책 『꽤 괜찮은 해피엔딩』을 펴냈다. 2000년 7월, 스물 셋 대학생이었던 이지선 작가는 오빠의 차로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대한민국 화상 1등’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화상, 살 가망이 없다는 병원의 비관적인...
View Article음식평론가 이용재 “생활인에게는 ‘무던한 식재료’ 이야기가 필요하다”
‘스테이크는 한 면을 구운 뒤, 뒤집은 면은 1분 덜 구워야 균형이 알맞게 익는다. 달걀이 가장 맛있게 삶아지는 시간은 6분 30초. 딸기는 뜨거운 물에 데치듯 담가주면 보관기간을 느릴 수 있다.’모두 이용재 음식평론가가 펴낸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에서 얻은 ‘요리 꿀팁’이다. 책장이 아니라 찬장에 꽂아두어야 할 듯한 이 책에는 60여 가지 식재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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