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리 "결국, 지극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에는 커다란 가족의 비극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딸을 잃어버리고 깊은 슬픔에 빠져버린 엄마,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아빠, 그리고 동생을 잃은 슬픔과 자책감에 빠진 주인공 '현수'까지. 가장 행복한 순간, 아름다운 휴가지에서 동생의 실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닥뜨린 현수는 시간이 흘러 어느새...
View Article홍순범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 "아이를 잘 키우려면, 발달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
육아서를 숱하게 읽은 부모라도 실전 육아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 아이의 오묘한 기질은 육아서에 소개되어 있지 않다. 부모만이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매달 평균 400여 명의 아이와 부모를 만나 상담하는 홍순범 서울대학교 소아정신과 교수는 『엄마의 첫 공부』에서 "애착, 훈육, 자립, 이 세 가지 개념을 잘 이해하는 부모라면 육아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View Article손원평 소설가 "위로보다는 응원을 하고 싶어요"
손원평의 신작 『튜브』에는 계속된 사업 실패에 이어 자살 시도마저 실패한 남자가 등장한다. 한 번은 너무 추워서, 한 번은 어이없는 실수로 죽지 못한 그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한다.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을 다시 일으키는 힘은 무엇일까. 손원평 작가는 일면식 없는 무명의 누군가를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한 때는 나에게...
View Article정서경 작가, 마침내 우리에게 도달한 로맨스
"20년 넘게 시나리오를 썼지만 <헤어질 결심>은 나를 다시 겸손하게 했다."박찬욱 감독과 <친절한 금자씨>부터 <아가씨>까지 꾸준히 작업을 해온 정서경 작가. 하지만 그에게도 <헤어질 결심>은 새로운 '사건'이었다. 시나리오를 쓰는 내내 산과 바다를 떠올렸다는 그는 영화 속에서 '진짜 자연'을 마주한다. 스크린을...
View Article봉현 "한쪽에 치우친 삶은 싫어요"
독자가 물었다.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상 속의 증거 같은 게 있을까요?" 봉현 작가가 답했다. 지금 곁에 있는 이불과 수건이 하얗고 보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않다면, 잘 살고 있지 못한 거라고. 그 말을 듣고 김미라 편집자는 생각했다. 이 작가라면 일상을 지키는 루틴을 갖고 있을 거라고. 곧 기획안을 만들어 보냈고, 봉현 작가는 책의...
View Article그림책 작가 김상근 "땅 못파는 두더지, 매력있지 않나요?"
포슬포슬한 눈밭 위에서 친구를 찾던 두더지가 새로운 계절을 만났다. 김성근 작가의 두더지 시리즈(『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 세 번째 이야기는 『두더지의 여름』이다. 모두 휴가를 떠난 한여름, 혼자 땅파기 연습을 하는 건 싫은 두더지는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새 친구 거북이를 만난다. 마음씨 고운 두더지는 거북이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함께 바다로...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이연, 유튜버가 책 쓰는 법
'공짜로 이런 지혜를 준단 말야?'작가 이연의 유튜브 채널 〈이연LEEYEON〉에 자주 달리는 댓글이다. 일단 보기 시작한 뒤에는 웬만하면 구독 취소 버튼을 누르지 않는 채널. 'Drawing', 'Illustration', 'Radio'. 세 단어만 쓰여 있는 배경 화면에 '유독 인기가 많은 사람의 특징', '어릴 때 해볼수록 좋은 것들', '너무 열심히...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소설가 조예은, 달짝지근한 스릴러의 맛
입안에서 '팡'하고 터지는 사탕. 『칵테일, 러브, 좀비』부터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까지 조예은의 소설을 읽으면 언제나 서늘한 청량함을 느꼈다. 두번째 단편집 『트로피컬 나이트』 역시 '조예은 월드'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더욱 선명하게 폭주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괴물과 유령, 꿈을 빨아먹는 악마와 고양이 외계인. 영화를 보면 인간보다 기이한...
View Article이주란 "이제 슬픔이 녹아가는 거예요"
"사건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이주란 소설가는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저는 사건 자체를 엄청 잘 쓰지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후에 살아가는 마음 같은 건 잘 쓸 수 있어요."작가의 첫 번째 장편 소설 『수면 아래』는 그런 이야기다. '해인'과 '우경'에게 사건이 있었고 두 사람은 어긋났다....
View Article이현아 "푸른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글을 쓰며 살고 싶지만 무슨 글을 써야 할지는 몰랐던 시절, 이현아 작가는 두툼한 노트를 사서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저 좋아하는 그림을 골라서 붙였을 뿐인데, 노트가 절반쯤 채워졌을 때 그는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한다. 마음을 사로잡힌 그림마다 '푸름'이 물들어 있었다.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지금껏 써온 그림일기 노트를 건넸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View Article곽재식 "한반도에도 해적이 득실득실했던 시대가 있었어요"
『한국 괴물 백과』,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괴물×과학 안내서』 등 괴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채집, 소개해온 곽재식 작가가 토종 괴물과 신라 시대의 해적이라는 매력적인 두 소재를 결합시켰다. 신나게 모험하는 이야기, 바다와 해적 그리고 괴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더 많이 쓰였으면 한다는 곽재식 작가는 『크리처스 1 신라괴물해적전 : 장인 편...
View Article박산호 "소설을 쓴다면, 당연히 스릴러라고 생각했다"
영문과 교수 '선우'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아픈 기억이 있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아버지는 구제불능의 난봉꾼이었고, 어머니는 자살했다.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아랑'은 어느 날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선우는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 것은 물론, 그 즈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한편, 아랑에게는 쌍둥이 언니 '아난'이 있다. 아랑과 의절해야만 했던...
View Article허지웅 "최소한의 이웃, 결국 나를 생각하는 일"
'글 쓰는 동네 형' 허지웅이 오랜만에 신작을 펴냈다. 지난 8월 출간된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전작 『살고 싶다는 농담』이 2020년 8월에 나왔으니 꼭 2년 만이다. 허지웅은 2년 전부터 SBS 라디오 <허지웅쇼>를 진행하며 1천 편에 다다르는 오프닝을 썼다. 작가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으니, 라디오 원고를 쓰는 일은 매우 자연스러운...
View Article성다영 "시를 쓸 때 비로소 내가 된 것 같아요"
성다영의 시집 『스킨스카이』는 낯설다. 제목 없는 표지, 여느 한국 시인선의 두 배에 달하는 두께도 그렇지만 진짜 '낯섦'은 시집을 펼쳤을 때 드러난다. 큰 글씨와 작은 글씨, 두 가지 버전으로 시가 인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글씨의 크기만 바꿨을 뿐인데 같은 시가 다르게 보인다. 큰 글씨는 어딘가로 외쳐야 할 선언문 같고, 작은 글씨는 익숙한 문학...
View Article정은혜 "그런 게 저한테는 행복이에요"
인터뷰 장소 협찬 : 카페꼼마 여의도신영증권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정은혜. 극중에서 이영희를 연기한 그는 동생 이영옥 역의 한지민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다운 증후군 배우가 주조연급으로 등장하는 것은 TV 드라마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한 많은 이들이 정은혜의 더없이 사실적인 연기에...
View Article세 여자가 부탄을 사랑하는 이유
(왼쪽부터) 부탄 전통복 키라를 입은 고은경, 이연지, 김휘래 저자첫 눈이 오는 날은 국가의 공휴일로 지정되고, 국왕이 주인 없는 떠돌이 개의 안위까지 생각하는 나라. 환경과 동물을 위해 1년에 100일은 채식을 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탄소 흡수량이 탄소 배출량보다 많은 나라가 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라는 수식어로 유명한 부탄이다. 부탄인과...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천선란,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살아남은 소설가
지금 한국 SF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설가 천선란.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했고,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노랜드』, 장편 소설 『천 개의 파랑』 등을 썼다."놀이터에는 10년 만에 와보는 것 같아요."설레는 것인지, 어느덧 낯설어진 것에 대한 실례의 표현인지 가늠하지...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임솔아, 깨어난 나사로의 생을 위해
임솔아 작가에게 소설은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일'이다. 장편 소설 『최선의 삶』,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와 2017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등을 출간하며 소설과 시를 써왔다.임솔아 작가는 태풍 힌남노가 오기 전 빵을 구웠다. 글이 막히자 시작한 일이었다. 오후 6시에 시작한 빵 만들기는 다음 날 새벽...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박상영, 소설이 언제나 첫 번째
'박상영이 장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작가. 그는 최근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수상한책방 동서남Book>부터 신작 『믿음에 대하여』 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장편 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등을 썼고,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에 노미네이트 됐다.기자 출신 작가들의 특징이 하나 있다. 테이블 위에 슬며시...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이유리, 식물을 가꾸듯 소설을 씁니다
이유리는 능청스러운 상상력이 가득한 소설을 쓴다. 읽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상큼한 소설을 쓰는 것이 목표다. 첫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를 썼고 『괴담』, 『인어의 걸음마』 등 여러 SF 앤솔러지에 참여했다."산뜻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씁니다."작가 자신의 말처럼 이유리의 소설은 산뜻하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일단 입에 넣어보라고 주저 없이 권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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