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연여름, 일상의 틈에서 탄생하는 SF
연여름의 SF 소설은 변두리에 서 있는 다양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영화를 공부했던 그는 소설을 통해 기억과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리시안셔스」로 2021 SF어워드 중단편 우수상, 「복도에서 기다릴 테니까」로 제8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다.마을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 출근 준비를 하기 전 한 시간, 주말 도서관에서 보내는 한나절. 연여름의...
View Article고수리 "글이 쓰고 싶어지는 책이면 좋겠어요"
'마음 쓰는 밤'은 고수리 작가가 처음으로 이끌었던 글쓰기 수업이다. 매주 금요일, 둥글게 둘러 앉은 사람들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글로 쓰고 낭독했다. 자기가 쓴 글을 소리내 읽는 사람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고수리 작가는 그 에너지를 양분삼아 밤새워 또다른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동명의 책...
View Article시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걸 아는 사람"
장소협조_비플러스 카페'들여다보고 안아주는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 '시와'. 그의 두 번째 에세이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에는 음악가의 일과 삶의 기록이 담겨있다. 노래란 무엇이고 노래하는 사람이란 어떤 이인가. 시와는 거듭 자신에게 물으며 노래가 가진 힘을 확신하게 됐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내면도 응시하게 됐다. 그 과정을 솔직하게 써...
View Article박희준 교수, 불확실성 시대에 대안이 될 플랫폼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플랫폼 떠나서는 하루의 삶도 생산하기 쉽지 않은 지금. 그러나 플랫폼이란 무엇이고, 플랫폼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플랫폼을 중심에 두고 진화하게 될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플랫폼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논문과 방송, 칼럼 등에서 꾸준히 설명해온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박희준 교수는...
View Article이기호 "가혹하게 흐르는 시간이 쌓인 소설"
농담처럼 시작한 이야기였다. 전남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한 '진만'과 '정용', 두 청년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보고 싶었다. 소설을 연재한 지 2년쯤 지났을 무렵,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이 닥쳤다. 두 청년의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소설가 이기호의 신작 『눈감지 마라』 속 인물들의 하루는 사는 것보다 견디는 것에 더 가깝다. 분량은 짧고,...
View Article나혜림 "기죽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폐지를 주우며 생활을 유지하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중학생 '현정인' 앞에 어느 날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 그 고양이의 정체는 악마 '헬렐'로, 그는 일주일의 휴가 기간을 정인과 함께 보내겠다고 선언한다. 헬렐의 눈에 정인은 자신의 유혹에 하나 하나 걸려 넘어질 존재. 하지만 막상 정인은 수많은 악마의 유혹에도 쉽게 삶을 내어주지 않는다....
View Article이현수 "마시는 사이는 새로운 가족"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 소설처럼 읽어주면 좋겠다. 가능하면 술 한잔 옆에 놓고." _11쪽이현수 저자의 에세이 『마시는 사이』는 그가 사랑하는 술자리를 닮았다. 킬킬 웃으며 페이지를 넘기다가 종내에는 찔끔 눈물짓게 되는 책. 95퍼센트의 농담 같은 이야기 사이사이, 저자가 숨겨둔 5퍼센트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이현수 저자는...
View Article박혜수 작가 "예술 언어, 쉬워져야 해요"
『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한 시각 예술가의 작가 노트. 표지 아래에는 문장 하나가 숨겨 있었는데 "당신은 당신을 좋아하나요?"라는 물음이었다. 작가 박혜수는 "직선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7쪽)사람이고 궁금한 것을 못 참는다. 그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묻는다. "너는 네가...
View Article이금희 "말하기, 눈치껏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이금희 아나운서는 말했다. "제 인생을 통틀어 보면, 방송 일을 하지 않았던 기간보다 한 기간이 더 길어요."방송인으로 살아온 33년, 그동안 만난 인터뷰이만 헤아려도 3만 명에 이른다. 시청자들은 그와 함께 <아침마당>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그가 들려주는 <인간극장>에 귀 기울이며 저녁을 맞았다. '국민 아나운서 이금희'를 만든 것은...
View Article김주혜 "정말 인정받고 싶었던 분들은 한국의 독자들"
아홉 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성장한 김주혜 작가는 그러나 자신의 한국인 정체성과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들려준 독립운동가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내내 간직하고 있었다. 심한 인종 차별을 경험하고 회사를 그만둔 뒤 고독하게 소설을 쓰던 시절, 여러 편의 단편을 에이전트에게 보냈지만 원하는 답을 받지 못했다. 결국, 에이전트로부터 "장편을 써보라"는 말에 낙심한...
View Article문주희 "편지 쓰는 사람 앞에서 겸손해져요"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쓰는 글이다. 편지를 받으면 마음이 달뜨고, 다시 보지 않을 걸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건 그래서다. 나만 생각하고 글을 쓴 시간이 편지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연희동의 한 오래된 건물 4층에는 오직 편지를 쓰기 위해 존재하는 가게 '글월'이 있다. 이곳에 온 손님들은 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뮤지션 안예은, 늠름하게 하루하루 나답게
"오늘도 출근합니다."노래를 만들기 위해 작업실에 가든, 첫 책을 홍보하기 위한 인터뷰 촬영을 하러 가든,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은 늘 '출근'이라는 말을 쓴다. 일은 일답게, 나를 제외한 타인은 '선생님'으로 존중하고 자신을 돌보며 일하기 위해서다. 에세이 『안 일한 하루』는 그가 '일하는 안예은'과 '안 일하는 안예은'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늠름하게...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이훤 시인, 양눈으로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타국에서 16년을 보내며 이훤 시인은 자신이 '양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고 느꼈다. 미국과 한국, 이질적인 시공간과 언어 사이를 헤매며, 그는 사진을 찍고 시를 썼다. 두 세계를 오갈수록 고립감이 더해졌던 날들. 그러나 시인은 세 번째 시집 『양눈잡이』을 묶어내며 단절 대신 새로운 변화를 보았다고 말한다. 언어도 시차도 가늠되지 않는 곳으로 용감하게...
View Article설재인 "보통의 사람들이 호탕하게 웃는 이야기"
오랫동안 교사를 꿈꿔왔고, 그토록 원하던 교사가 되었지만 격무에 시달리며 지쳐갔다. 어느 날 퇴근길에 체육관에서 치열하게 땀 흘리며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았고, 그 자리에서 복싱을 등록했다. 이후 교사를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까지.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가진 작가 설재인은 '매일 똑같은 사이클로 훈련하는 것의 효과를 확실하게 알기 때문에 쓰기도 똑같이...
View Article박웅현 "좋은 것을 많이 보는 게 관건이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등 박웅현 작가의 책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문장과 순간』을 보고 낯선 느낌을 받을 것이다. 텍스트가 긴 전작들과 달리, 이번 책은 그의 손글씨가 다수의 페이지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건져 올린 좋은 문장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대로이지만, 문장에 대한 설명은 한 편의 시처럼 압축했다. 긴 글을 읽는 데 부담을...
View Article송주현 "초등학교 선생님과 현명하게 소통하는 법"
30년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송주현 교사. 그가 교실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한 건 강원도의 작은 초등학교로 전근을 오면서부터다. 1학년 담임을 맡아 학생들의 등교를 지도하는데, 부모들이 5분 남짓한 교사와의 대화에 무척 집중하는 모습을 본 것. 바쁜 아침, 부모들은 출근해야 하고 교사도 짬이 나지 않고, 송주현 교사는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View Article이승우 "늘 다른 차원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게, 마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보내진 발령지에서 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소설가 이승우는 말했다. 모두가 그렇게 왔다. 알지 못하는 곳으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그럼에도 누군가는 '외부인'이 된다. 이곳에 살던 사람이 아니면서 여기에 머무르고 있으니 당신은 외부인이라고, 타인에 의해 규정된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View Article김소영 "무뎌진 마음에 보내는 책 편지"
책을 너무 사랑해서 서점 주인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책과 멀어졌다고 김소영 작가는 고백한다. 작은 독립서점이었던 책발전소가 점점 성장하면서 그는 낭만보다 효율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온종일 책에 둘러싸여 지내면서도 책 속에 빠져들 수는 없었던 지난 날, 김소영 작가는 책편지를 쓰며 잊었던 감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편지가 불러낸 감정들...
View Article정신과 의사 전미경 "'외상 후 스트레스'도 있지만 '외상 후 성장'도 있다"
자존감이란 감정보다는 이성의 영역임을 밝히며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짜 자존감을 역설한 책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미경은 신간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에서 다시 삶의 주도권을 갖는 내면의 힘을 말한다. 회피, 자책, 연민 등 미처 의식하지도 못한 채 반복되고 있던 심리 패턴을 중단하고, 실행을 통한...
View Article의사 정희원,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의 비밀
정희원 의사누구나 나이 드는 것을 싫어하지만, 정작 그 방법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 정희원은 대부분의 현대인이 '가속노화'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늙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는 그가 삶을 네 가지 기둥으로 바라보며, 지속가능한 나이듦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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