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해 “얼굴 있는 커피를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커피란 무엇인가? 한 과학자는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커피나무와 커피콩의 특징, 커피의 역사와 커피의 향 성분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로스팅의 원리와 로스팅 과정에서의 미세한 변화까지 꼼꼼하게 공부한 이 과학자는 이러한 접근이 밝혀내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 커피에 있음을 깨닫는다. 『커피 과학』을 쓴 일본의 미생물학자 탄베 유키히로의 이야기다....
View Article임옥상 화백 “거리 자체가 미술관이 되어야 한다”
180개의 캔버스, 가로 16미터의 대작 <광장에, 서>는 임옥상 화백이 2016년 촛불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담아낸 그림이다. 청와대 본관에 전시되기도 해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을 가리켜 임옥상 화백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다고 말했다. 해 같기도, 달 같기도 한 촛불의 이미지는 광장에 들꽃처럼 흐르고, 그 아래를 가득...
View Article장석남 시인 “시는 절대 어려워서는 안 돼요”
“고대(古代)의 융융한 세계”를 꿈꾼다는,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 시인은 어떤 존재인가. 1987년 등단한 이후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해온 장석남 시인. 그가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이후 5년 만에 여덟 번째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을 냈다. 등단 30년 되는 해(2017년)에...
View Article조PD “저는 ‘낭만적 인간’이에요”
조PD가 첫 책을 썼다. 에세이의 제목은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그는 “이 책은 나의 삶과 음악, 내가 경험한 사람과 사건이라는 종유석의 종단면”이라고 적었다. 단순히 ‘시간의 조각들’을 나열한 게 아니었다. ‘생각의 조각들’을 담아둔 것에 가까웠다. 가수 조PD를 포함하는 인간 조중훈이라는 존재, 그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View Article김중혁의 말하기ㆍ듣기ㆍ쓰기 생활
창작하는 사람에게 재능은 늘 골치 아픈 주제다. 나는 재능이 없는 것만 같고, 옆 사람은 다 나보다 잘 만드는 것 같다.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소설가 김중혁의 이번 에세이집은 선언 같아 보이는 제목(『무엇이든 쓰게 된다』)에다 부제는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이다. 음식점에서도 마지막 비법의 가루는 안 보여주거늘, 이렇게 비밀을 밝혀도 되는 걸까....
View Article노경실 “사람은 믿을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줄 대상”
40년 가까이 작가로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산문집을 썼다. 반백 살을 한참 넘기고 나서야 어른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말한다. “이제 겨우 알 것 같다. 삶과 죽음, 가난과 배부름, 행복과 통곡에 대해서” 그 고백의 끝에서 에세이 『사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힘』은 시작됐다. 책을 쓰는 동안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됐고, 자신을 관통했던 순간과 사람을...
View Article미셸 조너,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로 한 발 더 도약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서 태어나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미셸 조너(Michelle Zauner)는 2011년 사이키델릭-펑크 록 밴드 리틀 빅 리그(Little Big League)를 통해 음악 씬에 데뷔했다.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활동을 이어가던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엄마의 암 진단 소식이 들려왔다. 허무하게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View Article김병민 “아빠 김근태, 먼저 돌다리를 놓으면서 가는 사람”
아빠, 거기는 따뜻한가요? 등이 시려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던 이곳과는 다른가요? 발걸음은 좀 가벼워졌나요? 이젠 떨리는 손을 슬그머니 붙잡아 숨길 필요 없겠지요? 우리를 보고 있어요? 짝꿍 인재근 엄마가 씩씩하게 살아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나요?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도 보이나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아빠.(5쪽) 1985년...
View Article서유미 “『홀딩, 턴』은 연대에 가까운 이야기”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기혼자들은 으레 이런 말을 한다. “결혼, 안 해도 되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라고. 농담이 반쯤은 섞인 이 말 속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사랑하고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한 결혼 생활이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은 현실 말이다. 그래서 일부는 이혼하고, 또 다른 일부는 법적으로 결혼을 유지하더라도 각방이라든지 별거라는 형태로...
View Article이정모 “과학의 대중화? 대중의 과학화!”
과학은 추측과 미신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과연 그런가?’라는 물음을 한 번 더 곱씹는 일이자 수많은 가설과 실험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논의를 위해 나아가는 행위다. 확실히 과학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을 보고 위안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과학자도 과학을 어려워한다. 그렇기에 서울시립과학관장 이정모는 ‘과학의...
View Article노명우 “부모님 나라로 떠난 여행기”
누군가 내 인생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다면, 극본은 누가 쓸 수 있을까. 사회학자 노명우가 쓴 『인생극장』 으로 들어가보자. 2016년 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날 어머니가 암 판정을 받았다.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어머니를 위해 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어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어머니가 자신의...
View Article김사월, 가사를 전하는 뮤지션
'황막하다.' <7102>를 듣고 제일 먼저 떠오른 감상이었다. 공연장의 소리를 그대로 담은 이 앨범엔 마른 나무 같은 기타와 나른한 보컬, 그리고 깊고 짙은 결핍이 느껴졌다. 김사월X김해원의 작품이나 솔로앨범 <수잔>과는 어딘가 달랐다. 더 깊어진 우울에는 사막의 황량함과 설원의 막막함이 공존했다. 바로 그 감수성이야말로 요즘 가장...
View Article서미애 “실제 사건은 훨씬 더 흉측하고 잔혹해”
‘진범은 따로 있다’3년 전 아이를 잃고 껍질만 남은 채 살아가고 있는 ‘우진’에게 또 하나의 비극이 닥친다. 아내의 자살. 우진은 생의 의지를 모두 잃고 마지막을 준비한다.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휑한 집에 돌아와 망연히 있던 그가 발견한 것은 쪽지 한 장이었다. ‘진범은 따로 있다.’ 쪽지를 본 우진은 다시 움직이기로 한다. 사건을 복기하고 주변을 뒤지며...
View Article허대석 “때로는 내려놔야 합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거부하시겠습니까? 한 가지 가정을 해보자. 당신은 말기 환자다.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으면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물론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완치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다만 살아있는 시간을 수일에서 수개월 연장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당신은 중환자실로 옮겨질 것이고, 하루 한두 번 가족과의 짧은 면회가...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김보통, 다같이 천천히 뛰기
이름은 ‘보통’인데 하는 말들은 보통사람 같지 않다. 사실 그가 하는 말을 곰곰이 따져 보면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다. 이를 테면 사회생활하면서 반말하지 않기, 회식 강요하지 않기, 관계를 핑계 삼아 불성실하게 일하지 않기. 지극히 평범한 문장으로 묶은 두 권의 수필집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는 어쩐지 쓸쓸한...
View Article[독립출판물 저자를 만나다] 나만 만들 수 있는 책 – 고성배
『The Kooh』 편집장으로 주로 소개되고 있는데,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The Kooh』는 2014년에 창간된 잡지고요. 매호 흔히 말하는 덕후라는 사람들의 습성을 가지고 기획해요. 현재 8호까지 나와 있고 10호까지 나오면 폐간하려고 해요. 두 개밖에 안 남았으니 조금 신중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만화요리책』도 『The Kooh』에...
View Article‘삼식이’ 이재명의 아내 김혜경 “이제는 밥 먹고 싸워요”
지난해 SBS의 <동상이몽>을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정치인 최초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거침없는 발언과 빠른 추진력으로 ‘사이다’라고 불리는 이재명 시장은 이 방송을 통해 색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아내에게 수시로 애정표현을 하는 ‘사랑꾼’이었고, 삼시 세끼 집밥만 먹으면 좋겠다고...
View Article김병호 기자 “우리는 서방 매스컴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푸틴을 위한 변명』 , 『올리가르히』, 『우크라이나, 드네프르강의 슬픈 운명』등을 쓰고 현재 매일경제신문 차장 기자로 있는 김병호 저자는 2016년 8월부터 1년간 해외연수의 기회를 갖는다. 그가 선택한 곳은 카자흐스탄. <연합뉴스> 모스크바 주재 특파원(2004-2007)을 지내기도 했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러시아를 전공했던 그가 러시아와...
View Article김심야, 한국 힙합씬의 주목받는 루키
XXX의 도발은 새로웠고 손대현과의 작업은 허망하고도 당돌했다. 이센스의 <The Anecdote> 앨범 유일한 피쳐링으로 주목받은 김심야는 두 장의 작업으로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루키가 됐다. '아직도 내게 인정받을 앨범 그건 한국엔 없으니'라 선언하며 그간의 회의감을 날카롭게 도려낸 <Moonshine>으로 그는 2017년...
View Article이나은 “마음을 다 써야 새로운 마음을 넣죠”
웹드라마 최초로 1억 뷰 이상을 돌파한 화제의 작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책으로 찾아왔다. 드라마를 직접 쓰고 연출한 이나은 작가의 글과 함께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의 그림이 담겼다. 책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은 드라마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화면에 담긴 순간 너머의 감정과 시간들을 그려냈다. 짝사랑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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