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위로 특집] 머뭇, 머뭇거리는 우정 - 소설가 조해진, 시인 김현
조해진 김현조해진 소설가와 김현 시인이 우정의 운을 뗀 건, 지난 2010년의 일이다. ‘4대강개발사업반대를위한작가행동’에서 시인은 투쟁을 위한 원고를 쓰고 모았고, 소설가는 연대와 결집을 위해 글을 쓰고 서명하고 행동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사회를 향한 발언에서 함께 보폭을 맞춘 둘은 ‘차츰 일상의 안위를 묻고, 맛있는 차와 고소한 빵을 나누고, 서로가 쓴...
View Article[불안과 위로 특집] ‘계속’ 하는 위로가 진짜 위로니까요 - 정신과 의사 김병수
정체 모를 불안과 끝을 알 수 없는 불안. 둘 다 달갑지 않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고르게 될까? 2021년 1월 13일, 신문들은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 전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맞을 것이다”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그러나 기대는 불과 수초 만에 무너졌다. 집단면역이 되려면 전 국민의 60~80%가 백신을 맞아야 하고,...
View Article김안젤라 “폭식증의 실체를 알리려 한 이유”
10여년 전의 나는 깡마른 몸매가 되고 싶었다.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뼈에 겨우 살가죽만 붙어 있어 여기저기 뼈가 튀어나온 몸이 좋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좋았다. 그런 몸매가 되고 싶어 음식을 줄여나갔다.(중략) 그러나 인간의 욕구는 그렇게 쉽게 통제 가능한 것이 아니었고, 억지로 통제하려고 하니 부작용이 뒤따랐다. 바로...
View Article박서련 “20대 박서련의 소설 걸작선 같은 거죠”
조금 모호해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었고 감히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짓고 싶었다. 지금은 정확한 문장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누구에게나 공감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를 찾아다닌다.(121-122쪽)박서련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자 <트리플>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호르몬이 그랬어』에 실린 에세이에서 작가는 20대의 자신과 30대의 자신이...
View Article다니엘 튜더 “팔로워 1만 명보다 중요한 건, 한 명의 진짜 친구”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얻을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과도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시대다. 기술의 발달은 삶을 풍요롭게 했지만, 관계에 있어서도 그럴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자로 일하며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통해 한국 사회에 대한 통찰을 드러냈던 다니엘 튜더가 새로 주목한...
View Article정들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썼어요”
정들 작가 정들 작가가 쓴 『의미 있는 의미 부여』의 그림에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 수채물감처럼 터치감이 겹겹이 살아있는데 물의 투명함이 아니라 기름의 진함이 배어 있어, 그림에서 훨씬 온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색연필보다 훨씬 빈틈이 없고 색이 분명하다. 새롭게 접해본 그림의 결에 뭘로 그렸을까? 궁금했는데, 마카펜이라고 한다. 정들 작가는 마카펜의 매력에...
View Article김수정 “미술 감상은 인간관계와 비슷해요”
처음 만난다. 눈길이 간다. 잘 모르지만 계속 보고 싶다. 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진다. 흡사 연애의 시작과 같은 이 흐름은 미술 감상에 그대로 적용된다. 미술을 감상한다는 건 미술과 관계를 맺는 일. 시간이 쌓이며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하는 인간관계처럼 미술과 나의 관계도 변화한다. 코로나19로 편히 미술관을 갈 수 없는 요즘, 우리는...
View Article[책 짓는 사람] 박지홍 봄날의책 대표 "존중하는 마음, 긴장하는 마음으로"
얼결에 시작된 출판 인생“봄날의책은 믿음이에요.” 한 독자의 리뷰를 읽고 세 번째 ‘책 짓는 사람’의 주인공으로 박지홍 대표를 만났다. 2013년 4월 첫 책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을 시작으로 8년간 40권의 책을 출간한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는 “참 느리고 게으른 출판”이었다고 자평했지만 봄날의책을 각별히 아끼는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책...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성실하고도 성실한, 소설가 임경선
얼마 전, 소설가이자 산문가 임경선은 책을 여러 권 함께 작업한 편집자에게 “선생님, 정말 롱런하셨어요”라는 말을 듣고 ‘현타’가 왔다고 한다. 2002년 20대 후반에 첫 책을 냈으니 올해로 작가 생활 19년째. “내년에는 이 책 내야지” 하면서 1년 단위로 책을 내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러간 것을 미처 자각하지 못했다. 캣우먼이라는 닉네임으로 연애와 회사...
View Article소설가 강민영 “재난을 해결하는 두 여성을 떠올렸어요”
몸도 마음도 얼어붙었던 겨울, 얼른 봄으로 가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소설은 가만히 온기를 불어넣는다. 강민영 작가의 첫 소설 『부디, 얼지 않게끔』은 선의를 지닌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재난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주인공 ‘인경’은 하루아침에 ‘변온 인간’이 되지만, 그의 곁에는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직장 동료 ‘희진’이 있다. 소설을 쓰며, 작가는...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김신지, 반짝반짝한 일상의 기록
평일도 반짝반짝 보낼 순 없을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문득 마음이 허해질 때, 김신지 작가의 에세이는 언제나 위로가 됐다. 출근길에 마주친 강아지, 누군가의 집 앞에 놓인 화분, 계절마다 바뀌어 가는 창밖 풍경… 사소한 순간들이 그의 글에서만큼은 유독 빛나며 “여기 있어요” 외치는 듯했다. ‘행복의 ㅎ을 모으는 사람’인 그를 만나면 꼭 물어봐야겠다고...
View Article유선애 “끝내 낙관을 실천하는 사람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으로 아직 건너오지 않았을 2019년 겨울, 유선애 기자는 ‘자기 삶의 단독자로 선’ 1990년대생 10명의 여성을 만났다. 같은 해 몸을 담고 있는 패션지에서 ‘3.8 세계 여성의날’ 특집으로 기획했던 ‘90년생 여자사람’이 독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었고, 인터뷰집을 써보자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균 연령 28.4세, 각자의...
View Article작가, 영화감독, 배우 염문경 “나에게 농담은 안전지대”
<자이언트 펭TV>를 기획한 작가이자, 영화 <백야>, <현피> 등을 만든 영화감독, 다양한 연극과 영화에서 연기한 배우 염문경. ‘다목적 프리랜서 배우’라는 수식을 명함에 넣고, 만약 책을 쓴다면 소설을 써서 자비출판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했던 왕성한 창작자인 그가 올해 『내향형 인간의 농담』이라는 에세이를 출간하며...
View Article임자헌 “느린 독서가 필요한 이유가 있어요”
“<논어>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예요. 옛것을 익혀서 그것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할 수 있으면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공자가 이야기하죠.” 임자헌 저자는 말했다. 『마음챙김의 인문학』이 전하는 의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책에 담긴 옛 선현들의 문장은 지나간 시간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View Article브랜드 전문가 구자영 “온라인에서 잘 팔리는 물건들의 영업 비밀”
바야흐로 온택트(ontact) 시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비대면 전시와 공연 등 일상의 온라인화가 이뤄지고 있다. 쇼핑도 예외는 아니다. 매장을 방문해 쇼핑을 즐기던 소비자들은 이제 PC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몰에 접속한다.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뛰어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을까. 『잘 팔리는...
View Article박신영 “기획서 쓰기가 어려운 건, 감성 천재이기 때문”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온종일 기획서 작성에 매달린 A씨. 며칠 밤을 지새운 끝에 30페이지짜리 최종본을 완성했다. 성취감과 긴장감을 마음에 반씩 나누어지고 들어간 회의실에서 발표까지 멋지게 끝마쳤는데, 기획안을 찬찬히 넘기던 상대가 잠깐의 침묵 끝에 말한다. “잘 듣긴 했는데…어렵네요.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뭔가요? (뭔가 그럴 듯 한 것...
View Article정문정 “에세이는 자기 인생을 팔아서 쓰는 것”
“이 책의 키워드는 공정과 성장인 것 같아요.” 정문정 저자는 말했다. ‘무례한 세상 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던 전작(『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나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성장의 출발점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은 그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자연스레 ‘공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거듭...
View Article김훈종, 이재익 “서울대 아빠가 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교육은 ‘문해력’”
(왼쪽부터) 이재익, 김훈종 PD『서울대 아빠식 문해력 독서법』의 저자 김훈종과 이재익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어릴 때 책을 아주 좋아했던 점, 학업 성취도가 좋았던 점, 방송국에서 PD로 일한다는 점, 그리고 자녀의 독서 교육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아빠라는 점이다. 현재 중학생 자녀를 둔 김훈종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재익은 지금 같은 영상의 시대에 읽고 쓰는...
View Article백은선 시인 “이렇게 솔직해도 되냐는 물음 앞에서”
쾌감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시인 백은선의 산문을 읽는 재미. 솔직하지 않은 글은 쓸 수 없다는 태세를 갖추고 쓴 듯한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시인은 갈팡질팡한 마음을 수시로 드러내며, 무엇도 단언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는 전 남편의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이혼하기 전) 계약한 책이다. 이 사실을 굳이 밝힌 이유는 감춰야 할...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서호준 시인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시”
살다 보면, 정해진 경로를 이탈하고 싶을 때가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 미지의 장소로 가고 싶은 마음을 품어본 적 있다면, 지금 한 권의 책에 ‘로그인’ 하자. 시집 『소규모 팬클럽』은 행과 행을 건너는 모험 같은 책이다. 시집을 열면, 게임이나 판타지 같은 가상 공간에 떨어지고 한 걸음 내딛으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좌표가 휘발된 듯한 이상한 세계를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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