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최진영 소설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보자"
최진영의 소설에는 두 명의 ‘태희’가 등장한다. 성인 태희와 십대 태희. 성인 태희의 삶은 심란하다. “꺾이는 중이었고 부러지기 직전”이다.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한 뒤 씻고 누워 비극적인 상상과 나쁜 원망에 빠져들며 하루를 마감한다. 자기 안에 짜증이 가득 고여 찰랑거리며 지저분하게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런 성인 태희가 할머니의 죽음을...
View Article[책 짓는 사람] 정소영 창비 편집자 “잘 넣고 샥 비벼주는 존재”
책의 세계가 궁금했다편집자로 일한 지 올해로 15년, ‘창비’에서만 15년이다. 정소영 창비 편집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퇴사나 이직을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 집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입사지원서에는 “이사를 아무리 많이 다녀도 늘 갖고 다니게 되는 책을 만들겠다”고 써있었다. 아마도 이 야심찬 포부가 15년간 실현됐기 때문이 아닐까. 청소년소설...
View Article천종호 판사 “비행 청소년은 버려진 존재, 아무도 관심 없어”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라는 말로 세상에 알려진 판사 천종호. 단호한 말투와 엄정한 판결로 ‘호통판사’, ‘사이다 판사’라는 별명을 얻고 주목받았지만, 그에게 ‘호통’은 눈앞에 아이와 다시는 법정에서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이었다. 우리나라 판사 최초로 8년 연속 소년재판을 하며 그가 목격한 사실은...
View Article코칭심리전문가 김윤나 “진정한 리더는 이렇게 말해요”
회의만 들어가면 얼어붙는 분위기. 오늘도 잘 해보려 했는데 호통만 치고 나왔다. 회사원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말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는 직장인에게, 코칭심리 전문가 김윤나 저자는 ‘마음’을 돌아보라고 강조한다. 특히 앞만 보고 달려와 자신의 생각과 욕구를 알아채지 못했던 리더들에게 필요한 조언이다. 높은 직급이나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리더가 아니다....
View Article이경희 “SF에는 세계를 파괴할 힘과 재생할 힘이 있어요”
2045년에 살고 있는 ‘해미’는 20년 전 원전 사고로 엄마를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군인 출신 잠수사다.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면서 거듭 상처를 받고, 그럼에도 다시금 그 일에 뛰어들며 엄마를 잃은 상처로 괴로워한다. 해미에게는 동생 ‘다미’가 있다. 다미는 원전 사고가 난 부산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다쳤고, 언니 해미를 구하러 갔다가 엄마가...
View Article박준 시인 “폴짝폴짝 뛰면서 완성한 그림책”
“그냥 가지 말고 잘 가” 하며 이별을 껴안던 시인은 이제 다정한 ‘안녕’을 건넨다. 바로 시 그림책 『우리는 안녕』을 출간한 박준 시인이다. 박준은 이번 그림책을 “폴짝폴짝 뛰면서 완성한 책”이라고 말했다. 1년간 서양화가 김한나 작가와 글과 그림을 주고받는 동안, 동화처럼 구체적이었던 글은 가벼워졌고, 그림도 다채롭게 변했다. 그렇게 완성된 강아지와 새의...
View Article피아노 조율사 조영권 “경양식집의 매력은 가성비죠”
28년 동안 피아노 조율사로 일해온 조영권에게 지역 출장은 “무척 고마운 일”이다. 어떤 곳에서 출장 연락이 와도 좋다. 일정이 잡히면 일을 마치고, 그곳에 있는 오래된 경양식집을 찾는다. 그렇게 지낸 것이 어느덧 30년 세월. 조영권은 “배달문화와 더불어 사라져가는 경양식집 이야기를 책에 담아봐야겠다” 는 생각을 했고 전국 28곳의 경양식집을 묶어...
View Article소설가 천운영 “음식에 진심인 편입니다”
『미식 예찬』의 저자 브리야 사바랭은 말했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그의 말을 소설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인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살펴보면, 작가가 왜 그 음식들을 호명했는지 생각해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방식의 ‘읽기’가 얼마나 흥미롭고 유의미한지, 책 『돈키호테의...
View Article김대식 “우리는 지구의 주인으로 사는 마지막 인류”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함께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우리의 일상에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졌고 생활의 대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됐다. 느릿느릿 다가오던 4차산업혁명에 엔진이 달린 현재, 우리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뇌과학을 연구하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개개인의 현실이 쪼개지고, 인공지능이 현실화되고...
View Article소설가 박솔뫼 “이건 가능한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예요”
좋아한다는 표현만이 정확한 순간이 있다. 마치 뚜렷한 목적이 없는 산책처럼, 그 시간의 의미를 묻지 않아도 “좋아하고 있군”하고 느껴지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박솔뫼의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 역시 독자에게 그런 순간을 선사한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8편의 소설을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을 읽는 시간이 좋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낯선 공간에서...
View Article[엄윤미의 작업실 인터뷰] 어린이라는 세계를 보호하고 소개하는 김소영 작가
(왼쪽부터) 김소영 작가와 엄윤미 인터뷰어작업실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저는 엄윤미라고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작업실, 어린이 미술관, 박물관, 학교 등의 공간에서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청소년들에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하는 어른들을 매일 만나며 일합니다. 김소영...
View Article기업인 박용만 "공감하지 못하면 배려가 된다"
평일 오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백팩을 메고 출판사 미팅룸으로 들어섰다. 일주일에 두 번,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 봉사를 하고 오는 길, 아무리 바빠도 꼭 챙기는 스케줄이다. 박용만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는 오이생채무침과 과일 샐러드. 칼질만큼은 셰프가 부럽지 않다. 박용만은 올해 초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를 썼다. “대기업 회장이 쓴...
View Article이소영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10살 어린 상사 만나고 힘들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랜 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모든 직원이 목표 달성에 몰두하고 피 말리는 사내 경쟁이 계속됐지만, 이러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장은커녕 ‘IT업계의 늙은 공룡’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부임한 후 ‘성과’에서 ‘영향력’으로 평가 기준이 바뀌고 사내 문화가 변화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랜 부진을 털고 시가총액 1위를...
View Article김민철 “글로 여행하는 기분을 낼 수 없을까?”
여행이 사라진 코로나 시대. 김민철 작가의 책 『모든 요일의 여행』을 꺼내 읽던 독자들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행을 못 가서 너무 답답해요’ ‘작가님 책을 읽으니 정말 여행 가고 싶어요.’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애틋한 소식을 전해 받은 김민철 작가는 편지를 쓰기로 한다. ‘지금 여기’가 아닌 ‘언젠가의 그곳’에서, “여행을 도둑맞은 당신에게....
View Article해이수 소설가 “이 에세이는 소설창작 과정이 담긴 ‘메이킹 픽션’”
200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소설가로 활동한 지 올해로 꼭 21년이 되는 해이수 작가. 작가생활 20년을 정리하며 한 권의 에세이집을 품에 들었다. “소설을 출간할 때는 늘 에너지가 고갈되던 것과 달리 에세이를 펴내는 지금은 모든 것이 양호하고 충만하다”(218쪽)고 쓴 작가는 자신의 첫 에세이집 『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에서 바다와...
View Article김신회 “꼭 필요한 책임감은 따로 있어요”
부드러운 바람, 흩날리는 꽃잎. 마음마저 가벼워지는 계절에 에세이스트 김신회 작가는 ‘책임감’을 말했다. 한없이 무겁기만 한 이 단어가 매일매일 쌓아가는 일상을 만나 가뿐해졌다. 막연한 책임 앞에서 당황하던 한 사람은 도망가고 싶던 마음과 마주하고 고민 끝에 반려견의 보호자가 되며, 결국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배워나간다. 그 과정이 14번째 에세이 『가벼운...
View Article알렉스 룽구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면 행복해질까요?”
수많은 자기개발서들이 성공자의 습관을 이야기한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고, 긍정적인 확언을 외우고, 명상을 하고, 감사일기를 쓰면 언젠가 기적이 찾아올 거라고. 책을 덮자마자 금세 성공할 것 같은 확신에 차 새벽 기상을 시작하지만 대부분 이내 지치고 만다. 피곤만 쌓일 뿐, 언젠가 온다는 기적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성장 리더로 활동하는 알렉스...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김중미, 공부방 큰 이모로 사는 것이 나의 소망
김중미 작가의 『모두 깜언』을 편집한 창비 청소년출판부 정소영 부장은 『월간 채널예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글과 삶이 일치되는 작가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이 작가의 편집자로 일한 것이 내 삶에서도 커다란 배움이 될 것임을 알았다.” 이 말에 한 문장을 더하고 싶다. “글과 삶이 일치되는 작가와 동시대에 함께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View Article김옥선 “여행 유튜브 ‘여락이들’, 58만 구독자수를 모은 과정"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여락이들’. 운영자인 ‘더티(김옥선)’와 ‘그래쓰(김수인)’는 동네 헬스장에서 처음 만났다. 희한한 인연만큼이나 희한하게 닮은 점이 많았던 두 사람은 5년 넘게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시작은 멜버른이었다. 비행기 티켓을 내밀며 그래쓰가 말했다. “너무 지쳐서 잠깐 호주로 도망갈 건데... 같이 갈래?”그때를 떠올리며...
View Article[책 짓는 사람] 강소영 후마니타스 편집자, 움직이는 책을 만들고 싶다
영화사에서 일하다 출판 편집자로7년간 영화 일을 하다가 편집자로 일한 지 올해로 10년. 강소영 후마니타스 편집자는 스스로를 ‘17년차 콘텐츠 제조/서비스 노동자’라고 말한다. 영화사도 출판사도 사업자등록증상 ‘업태’가 제조/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강소영 편집자가 처음 편집 일을 시작한 곳은 마티 출판사, 이후 생각정원에서 일했고 2017년부터 후마니타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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