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 “사랑, 행복한 만큼 힘들어질 수 있어”
그녀와의 인터뷰를 정리하며 한 가지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 때문에 아픈 날엔 그녀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녀라면 어떤 말을 들려줬을까’ 자문할 것이다. 그녀의 조언은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왜 나의 사랑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가요?’라고 물으면 ‘어쩌면 사랑은 힘든 것인지도 몰라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상대’와 ‘우리’...
View Article강헌구 “1등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다”
이미 지속적인 성장이나 성공의 기존 개념을 회의하는 목소리가 많아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타인에게 비쳐 보일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고 ‘그래야 한다’는 관념에 얽매여 사는 것 같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상처받고, 상처 입은 자신을 돌보지도 못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간다. 이를 테면, 화가 난 사람들의 사회다. ‘아들아,...
View Article이기호 “우리는 왜,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을까?”
이기호의 신작 소설집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표지를 한 번 노려보자.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왜 이토록 많은 독자가 “제목이 끌려 책을 샀다”고 말했을까. 내 마음을 들켜서? 혹은 아무렇지 않고 싶어서? 아니면 웬만해지고 싶어서? 웃음과 눈물이 적절히 배인 40편의 짧은 소설은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기에 썩 어울린다. 어쩌면 내 옆에 앉은 사람의...
View Article「개여울」의 정미조, 37년 만의 귀환
추억의 가수가 컴백을 하는 것은 팬으로서 벅찬 일이다. 1972년 스물 셋의 나이로 데뷔한 정미조가 37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70년대 디바'의 컴백은 '반가움'을 넘어 '새로움'과 '도전'이라는 큰 의미를 던진다. 그는 '왕년'이나 '명성'에 머물지 않고 '지금'에 발맞추는 앨범을 내놓은 것이다.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은 지나갔지만 그는 여전히...
View Article범죄학자 이창무, 박미랑 “살인자는 왜 친근한 얼굴일까?”
바로 어제도, 잔혹한 살인 사건이 뉴스에 보도됐다. 공개된 피의자의 얼굴은 평범한 이웃의 그것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매서운 눈매나 큰 덩치를 가진 살인자와는 많이 달랐다.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살인자는 왜 친근한 얼굴일까?’ 살인, 강도, 성폭행, 영아살해,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범죄는 공기처럼 주변을 떠다닌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면 사람들은...
View Article김언호 한길사 대표 “책방을 열고 싶게 만드는 책”
“이 책을 보는 사람마다 서점을 열고 싶대요.” 『세계서점기행』을 펴낸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김언호 대표는 그간『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 『한권의 책을 위하여』, 『책의 공화국에서』등을 썼지만, 이토록 반응이 뜨거운 책을 만난 적이 없다. “서점의 장대함에 압도 당했다”는 평을 듣고, 그는 비로소 안도했다. 우리에게 이런...
View Article이진송 “연애가 판치는 세상에 비연애를 허하라”
누군가를, 특히 20대를 처음 만나 인사를 하면 습관적으로 ‘남자친구/여자친구 있어요?’를 상대방에게 물어본다.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알기 위해 먼저 물어보는 정보가 그 사람의 연애 여부라는 게 이상하지 않나. TV에서는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가 같이 얘기만 해도 서둘러 커플 탄생을 축하하고 지나가는 강아지도 성별을 확인 후에 다른 성별끼리...
View Article김이설 “행복하고 화목한 가족, 저만 불편한가요?”
김이설의 소설은 불편하다. 노숙자 소녀는 길 위에서 엄마가 되고(「열세 살」), 지적 장애를 가진 어머니는 남성들의 폭력과 성폭행에 노출된 삶을 살다 떠난다(『나쁜 피』). 생계를 위해 매춘부가 되거나(『환영』) 대리모를 선택하고(「엄마들」), 화염상모반이라는 선천성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도 있다(『선화』).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너무도 어둡고...
View Article『미움 받을 용기 2』를 펴낸 진짜 이유
베스트셀러가 된 책에는 갖가지 이유가 있다. 저자, 콘텐츠, 편집, 마케팅 등 여러 요인이 있다. 지난 2014년 11월에 출간된 『미움 받을 용기』는 역대 최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면서 현재까지 115만 부가 팔렸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았던 ‘아들러 심리학’의 본질을 이야기한 책으로, 출간 이후 한동안 아들러 돌풍이 일었다. “책 때문에 인생의...
View Article비주얼 머천다이저 이랑주, 시장 매출을 200% 성장시킨 노하우
과일 가게에 싱싱한 사과가 놓여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근처 꽃집에 가서 잎사귀를 한 줄 사와 사과 주변에 테두리를 쳤다. 그러자 사과는 금방 다 팔려나갔다. 좋은 것을 ‘좋아 보이게’ 만든 이랑주의 ‘신의 한 수’였다. 한국 최초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박사 이랑주의 손을 거친 기적의 사례는 너무나 많다. 교보문고, 총각네야채가게,...
View Article강병융, 강태희 부녀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주지 않아요”
지극히 현실의 이야기인데 꿈 같은 책을 만났다. 제목만 읽어도 마음이 울컥하는 에세이 『사랑해도 너무 사랑해』, 소설가 강병융과 초등학생인 딸 강태희 양이 함께 쓴 책으로 서울, 모스크바, 류블랴나 등 세 도시에 살며 겪은 부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짧지만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한 강병융 작가는 딸에게 “네 인생이 너에게 최고의 놀이였으면 좋겠다”고...
View Article로버트 파우저 교수 “이번 총선에서 희망을 봤다”
『미래 시민의 조건』의 부제는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다. 책 속에는 한국 사회의 문제와 원인을 찬찬히 짚어가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토록 객관적인 분석을 들려주는 저자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로버트 파우저는 1980년대 초에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고, 198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영어 교육과에서 영어를...
View Article임성순 “이 소설, 사실 불쾌할 수도 있어요”
전립선염에 걸린 대기업 부장이자 기러기 아빠인 이 부장이 치료 과정에서 알게 된 드라이 오르가슴. 바로 이것이 사건이었다. 이 부장은 욕구불만이 무엇이었던가 비로소 깨달음을 얻는다. 삶이 무척 풍요로워졌음을 느낀다. 하지만 뭔가 불안하다. 그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수학 공식을 씹어 먹을 듯 외웠던 것처럼 이 기쁨에도 해답이 있길 바랐다. 정석을 찾아야 했다....
View Article외로운 뉴잭스윙, 기린의 마음가짐
가치의 정도와 시류의 형태가 이루는 상관관계는 사실 헐겁다. 작품에 담긴 의미와 유행의 양상이 완벽하게 대응하고 비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빠른 속도와 거대한 부피를 안고 흐름을 연속해 밀어내는 트렌드의 안에서는 좀처럼 다양한 스타일들에 내재된 진가들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외로운 음악들이 있다. 뉴잭스윙도 분명 그 중...
View Article베르나르 베르베르 “인공지능보다 무서운 인공의식”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작가’라는 타이틀답게, 『제3인류』완간을 기념으로 방한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스케줄은 놀라웠다. 입국에서부터 사인회, 프로야구 시구, 서울예술고 강연, JTBC <뉴스룸> 출연과 이세돌과의 만남까지. <채널예스>의 인터뷰에도 응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피곤한 와중에도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진지하게 말했다....
View Article노희준 “죽음을 생각해야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핵폭발로 끝나버린 세상, 깊은 바다에 잠수함이 하나 살아남았다. 그 안에 생존한 사람은 단 세 명. 심해 생태에 집착하는 나이 지긋한 남자 ‘피셔’, 무엇을 조사하는지 밝히지 않는 조사관이자 최후의 여자 ‘셀린’, 패기 넘치는 듯 유약한 듯 존재감 발휘하는 젊은 남자 ‘이삭’이 그 주인공이다. 커다란 잠수함에, 바다 안에, 세상 속에 살아남은 사람이 자신들...
View Article생후 6개월 아이와 유럽여행 떠난 ‘미루 엄마’ 최승연
『노마드 베이비 미루』는 아주 특별한 여행기를 들려준다. 생후 6개월 만에 유럽여행을 떠난 아기 ‘미루’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노마드 적이고 별난 부모를 만난 탓에” 미루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 포르투갈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성장했고, 올해로 네 살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들 가족의 여행이 무모하다 말할지 모른다....
View Article만화가 탁영호 “4.19혁명은 박제화된 혁명이었다”
폭넓은 이야기가 만화로 그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즐기는 일본이 부럽다고 말하자 그 말을 들은 일본 만화가는 도리어 너희가 부럽다고 했다. “역사가 엄청난 소재”라는 이야기였다. “우리 현대사를 꼭 한 번 그려야겠다, 이것이 내가 만화를 하는 이유다”라는 다짐으로 만화를 시작했던 탁영호는 그 말에 다시 한 번 예전 마음을 확인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
View Article태원준 “엄마가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나는 엄마를 여행했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의 두 주인공 태원준 저자와 어머니가 세 번째 여행을 떠났다. 아시아와 유럽 여행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작된 대장정의 무대는 중남미. 모자는 200여일 동안 멕시코, 쿠바, 코스타리카, 페루, 칠레, 브라질 등을 거치며 지구의 나머지 절반을 여행했다. “베테랑 여행자조차 애를 먹일 만큼 상당히 높은...
View Article조성준 “요요 없는 다이어트, 1년만 참으세요”
헬스장의 운동기구와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도 몸 만들기가 가능할까? 지난 2월 출간된 『닥치고 데스런 DeSLun』(이하 『닥치고 데스런』)은 그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저자 조성준은 11년 동안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면서 터득한 운동법을 가감 없이 공개했고, 이른바 ‘맨몸 운동 열풍’을 이끌어냈다. 그가 유투브, SNS, 블로그에서 공유한 영상들에는 별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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