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김현지 “나는 환자를 잘 죽이고 싶다”
의대생 시절부터 보건의료정책에 관심이 많아 전공의 때 ‘대학전공의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전문의 취득 후에는 대부분이 밟는 전임의 과정을 선택하는 대신 병원 밖에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직접 출마도 했던 의사 김현지. 그는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낙관적으로 정책을 하는 게 아니라 상당히 비관적이고...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소설가 이서영, 하나가 되어 우주로 날아가는 꿈
사랑하면 이해하고 싶고, 한 편이 되어 싸워주고 싶다. 이서영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유미의 연인』이 ‘사회파 로맨스 SF’가 된 건 사랑하는 마음을 끝까지 밀고 나가서가 아닐까? 김보영 소설가가 추천사에서 말했듯, 이서영 작가는 현재 한국 사회파 SF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작가다. 소설의 배경도 우리의 현실만큼이나 문제가 많다. 배달노동자는 죽음으로...
View Article부모교육 전문가 임영주 “감정, 통제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
‘내가 지금 어린 애랑 뭐 하는 거지?’ 아이와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다 보면 부모는 자괴감에 빠진다. 책에서 배운 대로 가르치고 싶지만, 훈육으로 시작했다 화풀이로 끝나기 일쑤.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화내고 돌아서면 남는 건 후회와 자책뿐, 훈육은커녕 부모와 아이 모두 불편한 감정을 풀지 못한 채로 어영부영 상황은 종료된다. 화풀이는 아이를...
View Article[엄윤미의 작업실 인터뷰] 해피엔딩이라는 틀에 갇히지만은 않았으면 – 소설가 장류진 편
(왼쪽부터) 장류진 소설가와 엄윤미 인터뷰어장류진 소설가의 글을 처음 읽은 것은 누군가 보내준 링크를 통해서였습니다. 2018년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 이 공개된 창비 웹 사이트의 서버를 다운시키던 무렵이었어요. 모니터 화면으로 글을 읽으며 그 신선함에 감탄했습니다. 이후 ‘ㅇㅇ의 기쁨과 슬픔’ 이라는 말을 종종 변주하여 따라 씁니다. ㅇㅇ 에 어떤...
View Article김지영 “그림책은 저의 종착지 같아요”
잘 가지고 놀던 로보트가 시시해지고,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날. 아이는 싱숭생숭한 마음에 의문을 품는다. ‘마음이 이상해. 내 마음에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림책 『내 마음 ㅅㅅㅎ』은 변덕스러운 유아 사춘기 시절 아이의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아이는 갑자기 찾아온 기묘한 감정을 골똘히 들여다보며 “ㅅㅅㅎ”으로 시작하는 마음의 말을...
View Article94세 화가 김두엽 “여든 셋에 시작한 그림, 인생에 봄이 왔다”
도화지와 물감을 벗삼아 매일 그림을 그리는 노모와 택배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화가 아들이 있다. 2019년 KBS <인간극장>에 방영된 두 사람의 애틋한 일상은 수많은 시청자를 감동케 했다. 홀로 우두커니 앉아 아들을 기다리던 김두엽 할머니 삶에 생기를 더해준 건, 여든이 넘어 시작한 그림이었다. 재미삼아 달력 뒷장에 그린 사과 한 알을 보고 “잘...
View Article한세구 “주식투자, 벼락부자를 만드는 게임이 아니다”
1977년 삼보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업에 40년을 종사하고, <SBS CNBC(현 SBS Biz)>의 앵커로도 활동하며 ‘증권쟁이’의 삶을 살아온 『주식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의 저자 한세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멘탈 관리’를 강조한다. 주식투자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라는 것이다. 탐욕과 미련을 주식투자의 가장 큰 문제로 꼽는 한세구는...
View Article정지우 “매일 출퇴근 하듯이 사랑하면 어떨까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딘지 부담스러운 데가 있다.’ 정지우 작가의 새 책 『너는 나의 시절이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부담을 고백하고 시작하는 사랑 에세이라니, 그 겸손함에 어쩐지 믿음이 갔다. 사랑을 말하는 화려한 이야기들과 달리 그가 말하는 사랑의 핵심은 다름 아닌 성실함. 사랑을 계속할 때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View Article강주은 "나는 조금 더 힘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강주은을 ‘배우 최민수의 아내’로 먼저 인식하겠지만 사실 그는 꾸준히 일을 해왔던 사람이다. 주부로 산 10년의 시간, 서울외국인학교 대외협력 이사로 산 13년의 시간, 그리고 홈쇼핑 <강주은의 굿라이프> 진행자로 산 4년의 시간. 강주은은 자신의 두 번째 책 『강주은이 소통하는 법』에 일에 관한 그만의 철학 열 가지를 담았다. 꾸준함을...
View Article오한기 “울고 있는 인간이 억지로 만세하는 느낌”
오한기 소설가가 네 번째 장편 『인간만세』로 돌아왔다. ‘오한기 소설’인 만큼 현실과 허구의 경계는 흐릿하다. 답십리 도서관에 상주 작가로 머물렀던 경험을 토대로 썼지만 이야기는 모두 허구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작가의 실제 경험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오한기 소설’인 까닭이다. 주인공 ‘나’는 답십리 도서관에 상주 작가로 있으면서...
View Article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고단한 얼굴을 가지고 싶어요”
감성적인 에세이를 상상하며 책을 펼쳤다가 통쾌한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어설픈 꾸밈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글. 거침없이 솔직한 글이 주는 쾌감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솔직함은 글을 업으로 삼지 않는 내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그의 첫 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에는 빛나는 연주자 조진주가 아닌, 무대...
View Article미술사학자 최열 “헌책방에서 우연히 본 제주 그림, 너무 달랐다”
『한국현대미술의 역사』, 『이중섭 평전』 등을 쓴 미술사학자 최열 저자는 2020년에 출간한 『옛 그림으로 본 서울』에서 “나는 자꾸만 옛 그림을 들여다보며 내가 사는 이 도시의 모습을 생각했다”고 쓴다. 옛 그림 속 풍경은 대개 달라져 있었고,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풍경들은 안타까웠다. 다만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옛 그림으로 본 서울』에...
View Article정신과 의사 반유화 “결국 선택은 내가 한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건가요?, 직장 상사에게 실망했어요, 거절을 못 하겠어요,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일상이 불편해졌어요.” 이 주제들에 전혀 해당이 안 되는 대한민국 여성이 있을까? 반유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은 여자라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마음이 자주 지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12년간 1천여 명의...
View Article하지현 “코로나 2년 차, 아이들 마음에 빈틈이 생기고 있다”
매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아이들 마음부터 챙깁니다』는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며 마음의 문제를 겪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정신과 의사 하지현이 보내는 위급 신호다. 학교에 가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했던 아이들이 “차라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아이들 마음에 생긴 빈틈을 발견했다는...
View Article신미나 시인 “벌레 먹고 짓무른 복숭아 같은 시”
일상의 어떤 순간은 시가 된다. 비가 많이 오던 지난여름, 신미나 시인은 불어난 홍제천을 보며 복숭아를 먹었다. 우연히 벌레가 잘 익은 과육을 파먹다 알을 낳고 죽은 걸 발견했다. 벌레에게 ‘높이’는 복숭아라고 생각하며 쓴 문장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시인은 벌레의 일생을 떠올리며 짓무르고 아픈 삶을 응시한다. 모두가 긴 불안을 통과하는 지금,...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우리들 속으로 훅 들어온, 건축가 유현준
TV에 출연해 인지도를 얻은 지식인은 꾸준히 있었지만 유현준 건축가만큼 정치, 경제, 문화 다방면에서 언급되며 우리들의 구체적인 생활 안으로 훅 들어온 사람이 있을까 싶다. 우리가 매일 지내는 집, 학교, 회사 같은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아파트, 사무실, 학교를 그렇게 만든 국가와 인간에게도 그의 시선이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공간의...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맹장미 “용감하고 호쾌한, 결혼 탈출기”
“작가님이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이 결혼으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을 쓴 에세이 『결혼 탈출』을 읽고, 독자들은 맹장미 작가의 안부를 궁금해했다. 행복의 필터를 씌운 결혼 이야기는 많지만, 이혼 후 나답게 일상을 이어가는 이야기는 흔치 않기 때문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작가는 두 마리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며, 주말에는 친구들과 ‘소맥’을 마시는 지극히...
View Article[엄윤미의 작업실 인터뷰] 좋아하는 마음이 계속하는 힘을 줍니다 – 유튜버 티키틱 편
유튜브 크리에이터 '티키틱'의 멤버(왼쪽부터) 오세진, 김은택, 이신혁, 추지웅, 엄윤미 인터뷰어티키틱은 이신혁 (신혁 - 음악 제작, 연출), 오세진 (세진 - 연기), 추지웅 (추추 - 조명), 김은택 (은택 - 디자인) 이 모여 만든 크리에이티브 팀입니다. 영상의 기획, 연출부터 작곡, 작사, 노래, 연기, 촬영, 디자인, 편집까지 네 명이 모두...
View Article북스타그래머 최초딩 “책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 여기 있습니다”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Yes’를 외치는 이가 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서점 직원에서 출판사 마케터를 거쳐 작가가 된 최원석. 폐인처럼 지내던 시절, 우연한 기회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고백하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인스타그램에서 책을 소개하고,...
View Article권준수 교수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는 같이 살아도 문제 없어”
우리는 모르는 대상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어떤 존재이든 물질이든 현상이든,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기는 쉽다. 두려움이 깊어지면 차별과 배제를 낳는다. 조현병은 어떤가. 뉴스 속에서 조현병 환자는 ‘언제 어떤 (끔찍한)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우리는 이 병과 환자, 그 가족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조현병의 모든 것』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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