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김보윤 “가을 겨울에 반려견이 조심해야 할 질병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한 살짜리 아이와 20년을 사는 일’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일견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반려동물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도 선택할 수도 없다. 보호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아이의 생존이, 행복이, 모두 나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불안은 건강에 관한 것이다. ‘내가 잘 몰라서, 아이를...
View Article박일환 “교과서에는 없는 시에 대한 이야기”
시 한 편을 조각내듯 행과 연으로 나누어 분석했던 학창시절의 국어수업은 늘 어렵고 따분했다. 마음으로 감상하기보다 시어의 함축된 의미를 찾기에 급급했고, 시를 읽고 느낀 감정이 해답지에 나온 정답과 같아야 비로소 시를 제대로 아는 것인 줄 알았다. 문학을 받아들이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인데, 교과서에서는 왜 그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걸까....
View Article신형철 “섬세해지고자 노력하는 공부”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내려고 했던 시기를 한참 넘긴 책이었다. 일간지와 문예지 등에 연재했던 글을 모았지만, 다시 한번 글을 매만지면서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다. 신형철 평론가에게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시간을 들여 그 대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옮기는 것이다. ‘정확함’이 그의 도구라면, 지금의 신형철을 관통하는 주제는 ‘슬픔’이다....
View Article정은정 “쌀값은 농촌 농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 노동자들이 저곡가를 견디지 못하고 농촌에서 올라온 농민들의 자식이었으니, 자신의 고향과 부모를 등지고 밥을 번 셈이다. 이것이 한국 산업화의 근본적인 고통이다. 농민의 자식들이 농촌을 버려야만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농촌의 처절한 희생 속에서 만들어진 나라다.(78쪽) 『대한민국 치킨전』의 저자 정은정이 『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를...
View Article까데호의 음악은 ‘메뉴판에 없는 요리’
까데호(Cadejo)의 음악은 자연스럽다. 소울과 펑크(Funk), 재즈, 블루스, 힙합을 유연히 왕래하며 그 리듬 속 짜임새 있는 구조와 선 굵은 멜로디, 거칠게 몰아치는 힘을 발산한다. 오랜 시간 인디 씬에서 각자 활동해온 이 베테랑 뮤지션들은 멜로디와 리듬으로 대화를 건네며, 각각 개성을 어필하면서도 평화로운 공존을 이뤄낸다. 첫 앨범...
View Article에피톤 프로젝트 “솔직한 감정을 실었는지 항상 고민해요”
마음이 아팠고, 모든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른 계절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프롤로그 중에피톤 프로젝트는 토이와 015B의 뒤를 잇는 차세정 작곡가의 1인 밴드다. 한희정, 심규선, 선우정아 등의 쟁쟁한 객원보컬과 함께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에피톤 프로젝트는 '봄날, 벚꽃 그리고 너' 등 보컬이 없는 연주곡으로도...
View Article최태섭 “근대 이전의 한반도, 남자는 없었다?”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라는 말 앞에서 태연할 수 있는 한국남자는 몇이나 될까. 뒤이어 따라붙는 질문은 ‘한국 남자 같다’는 말은 어떤 의미로 통용되고 있으며, 듣는 한국 남자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는 것이다. 질문의 답은 『한국, 남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남성성’이라는 것의 실체, 그것이 생겨나고 공고해진 과정을...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이슬아, 호언장담하고 싶어요
아무도 청탁하지 않아서, 매일 글을 쓴 사람이 있다. 1992년생 작가 이슬아. 학자금 대출 2천 5백 만원을 갚기 위해 <일간 이슬아> 수필 연재를 기획. 2018년 2월부터 6개월간 SNS로 구독자를 모집해 1주일에 5편의 글을 전송했다. 매일 밤, 자정이 될 무렵이면 구독자들은 메일을 보내왔다. “12시 정각에 글 보내실 거죠?”,...
View Article백영옥 “이제는 환대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책부터 찾아보거든요.”라는 백영옥 작가는 자신을 붙잡아 주고, 자신이 붙잡았던 책의 밑줄들을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저마다의 사연과 복잡한 문제를 이 밑줄들로 말끔히 해결할 수는 없을 터. 백영옥 작가는 다만 사람들이 여기에 잠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하고 바랐다. MBC 표준FM...
View Article최태섭 “근대 이전의 한반도, 남자는 없었다?”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라는 말 앞에서 태연할 수 있는 한국남자는 몇이나 될까. 뒤이어 따라붙는 질문은 ‘한국 남자 같다’는 말은 어떤 의미로 통용되고 있으며, 듣는 한국 남자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는 것이다. 질문의 답은 『한국, 남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남성성’이라는 것의 실체, 그것이 생겨나고 공고해진 과정을...
View Article염재호 고려대 총장 “명문대 졸업장, 10년도 유효하지 않을 것”
표준화와 전문화의 시대였던 20세기에는 객관화된 지식 즉, 형식지(形式知, explicit knowledge)가 중요했다. 교과서를 외우고,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중요하던 시절이다. 그렇게 습득한 지식은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에 좋았다. 하지만 형식지는 더 이상 매력적인 자산이 아니다.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이런 지식보다...
View Article‘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인생이 바뀌는 데 5년이면 충분하다”
내 직업은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다. ‘관점 디자이너?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이지?’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만든 직업이기 때문이다.(중략) 관점 디자이너는 관점을 바꿔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18쪽) 자신의 직업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하나의 브랜드를...
View Article하정우 “걷고 읽고 쓰면서, 정신을 차리죠”
배우 하정우가 2011년 『하정우, 느낌 있다』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 책 『걷는 사람, 하정우』 를 썼다. 5년마다 책을 쓰고 싶었던 그. 첫 책이 ‘그림 그리는 배우’의 일상이었다면, 이번 책은 ‘걸어서 출퇴근하는 배우’의 이야기다. 영화 <PMC: 더 벙커>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하정우는 “극장에서만 기자들을 만나다가 북카페에서...
View Article마이클 바스카 “책을 선별하는 게 출판사의 역할”
과연 매일같이 쏟아지는 250경 바이트의 정보가 미국 의회 도서관이나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보다 적은 양의 자료에 비해 더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늘날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정보는 사실 CCTV 화면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오늘날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전송할 수 있느냐가...
View Article김의경 “가난을 소재로 쓰지만 글은 가난하지 않았으면”
피자 주문 콜센터에는 ‘지망생’들이 모여 있다. 몇 달 더 일해 고모가 있는 호주에 어학연수를 떠나고 싶은 주리, 남자친구와 소원해진 용희, 아나운서 지망생인 시현, 연애는 사치라고 생각하는 형조 등 각자의 고민을 안은 이 동갑내기들은 오늘도 좁은 사무실 안에서 한 시간에 수십 통씩 전화를 받고 모욕적인 언사를 감당한다. 그나마 콜센터에서는 근무 시간을...
View Article김목인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될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돌고 돌아, 20대 중반이 넘어서 처음 곡을 썼다.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의 멤버로 음악을 시작해 인디 씬에 김목인이라는 이름을 단단히 뿌리내린 지 15년째. 태어날 때부터 음악가였던 사람은 없는데도, 그는 뒤늦게 음악을 하게 된 자신의 정체성을 자꾸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는 그가...
View Article한창훈 “이 소설은 나의 총화이자 결론”
어린 나이에 일찍 가장이 되어 많은 날을 바다 위에서 보낸 주인공은 아내의 죽음에 이르러서야 배에서 내려오기로 한다. 그가 간 곳은 고향 섬. 낚시로 소일하며, 고독한 생활을 이어가던 주인공에게 어느 날 한 소년이 다가온다. 낚싯대가 무엇인지, 물고기가 무엇인지, 바다가 무엇인지 묻던 소년은 급기야 물고기를 그려달라고 말한다. “얼이 빠진 상태로” 소년을...
View Article그림책으로 20만부, 요시타케 신스케의 특별한 발상법
‘발상의 천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있으려나 서점』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다. 2013년 첫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를 출간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그림책 작가로 떠오른 요시타케 신스케. 그는 2013년 이전까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한 편집자의 제안으로 그림책을 출간하게 됐다. 2018년까지...
View Article김민섭 “당신 학교의 교훈은 뭐였어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대리사회』의 저자 김민섭의 이야기는 『훈의 시대』로 이어졌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나는 무엇으로 존재해 왔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던 그는(『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대학을 나와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면서 “나를 포함한 모든 개인들이 대리인간이면서 동시에 타인을 끊임없이 대리인간으로 만들며 존재해 왔음을” 깨달았다(...
View Article빈센트 리, 강승민 “쓸모 있는 어른이 되려면”
“양복 필요 없어. 좀 건달처럼 보이면 어때? 작가는 원래 그래야 해.” 『쓸모 인류』를 함께 쓴 빈센트 리가 강승민 저자에게 빨간색 모자를 씌우며 말했다. 거추장스러운 재킷 대신 반짝이는 비니를 써보라고 제안하는 67세 빈센트 리. 얼결에 두 사람은 빨간 모자 쓴 듀오 저자가 됐다. 어떤 책일지 좀처럼 짐작되지 않는 『쓸모 인류』 . 이 책의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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